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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요?1400만원입니다"…'고금리'에 지는 전세·나는 월세

보증금 상향 대신 월세…집주인·세입자 모두 요구하기도
8월 1000만원이상 초고가 월세 6건…"전세의 월세화 지속"

(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 | 2022-09-27 06:07 송고 | 2022-09-27 08:25 최종수정
서울 도심의 한 부동산에 '월세' 상담을 알리는 문구가 붙어 있다. 2022.7.17/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 도심의 한 부동산에 '월세' 상담을 알리는 문구가 붙어 있다. 2022.7.17/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 서울 서초구 방배동 ‘신구레베빌14차 전용면적 244㎡(3층)’는 지난달 보증금 없이 월세 1400만원에 월세 계약이 진행됐다. 같은 달 강남구 삼성동 ‘삼성헤렌하우스2 전용 244㎡(3층)’는 보증금 10억원·월세 1300만원에 월세 거래됐다. 
 
부동산 매매·전세시장이 가라앉은 가운데 월세시장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경기 침체와 금리 인상 속에서 대출 상환 부담을 줄이려는 집주인과 갈수록 늘어나는 이자 대신 월세를 택하려는 세입자의 요구가 맞물린 영향이다. 특히 월 임대료가 1000만원 이상의 초고가 월세도 눈에 띈다. 앞으로 전세의 월세화는 더 심화될 것으로 분석되면서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00.3으로 전달(100.5)대비 0.2포인트(p)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지난달 100.5에서 이달 100.3으로 0.2p 낮아졌다.

반면 월세시장은 전세·매매시장과 반대로 움직이는 상황이다. KB부동산이 집계한 이달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는 104.2로, 전달(103.9)보다 0.3포인트(p)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는 올해 1월 100을 기록한 이후 지속 상승하고 있다.

전세의 월세화가 심화된 가운데 초고가 월세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8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는 총 1만5253건으로 나타났다. 그중 월세(반전세 등 포함)는 5662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의 37% 수준이다. 특히 고가 월세로 분류되는 월 임대료 500만원 이상 거래가 46건으로 분석됐으며 특히 월세 1000만원 이상의 초고가 월세도 6건으로 나타났다.

금융권에서는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최고금리가 조만간 7%를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으로 한국은행의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등 기준금리 추가 인상분이 반영될 경우 주담대 최고금리는 연 8% 선까지 근접할 가능성이 있다.

서울 용산구 소재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과거에는 집주인이 본인들 대출 상환 등을 위해 월세 전환을 요구했는데 최근 금리가 크게 인상되면서 보증금 상향 대신 월세로 전환하겠다는 세입자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월세로 계약할 경우 여타 변수로 금액이 추가될 일은 없지만 보증금을 대출 받아 낼 경우 금리가 계속 오르면 그만큼의 부담이 동반 증가할 수 있어 이 같은 판단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금리 인상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른다는 생각에 1년 단위 계약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산술적으로 1억원을 연 4% 금리로 빌릴 경우 월 대출 이자는 33만원(연간 400만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대출금리가 연 7%로 오를 경우 월 이자는 58만원(연간 700만원)으로 늘어난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가파른 금리인상 속도 때문에 전세가가 오르는 대신 월세가 오르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 같은 현상은 실수요자가 많은 지역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리 인상이 내년까지 이어진다고 예상돼 이자 부담보다 월세 전환을 선택하는 경향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일각에서는 전세대란이 없을 정도로 임대차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됐다고 말하는데 사실 전세가 월세로 전환돼 지표상 그렇게 나타난 것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hwsh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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