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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코로나 정책 인권침해"…칭화대 교수 SNS 계정 당대회 전 '삭제'

중국의 '얼굴 인식' 기능 오남용 될 수 있다고 비판

(서울=뉴스1) 이서영 기자 | 2022-09-21 11:11 송고
중국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웨이보. © AFP=뉴스1 © News1 이서영 기자
중국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웨이보. © AFP=뉴스1 © News1 이서영 기자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정책에 대한 비판을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웨이보 등에 공공연하게 올려온 칭화대 교수의 계정이 당대회를 앞두고 삭제됐다. 이런 일이 벌어진 배경에 관해서 교수는 입을 열기를 꺼렸다.

2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의 엄격한 코로나19 방역 정책이 시민권(공민권) 침해라고 비판해온 중국 칭화대 법대 교수 라오둥옌의 웨이보 계정이 폐쇄된 사실을 발견됐다.
라오 교수는 SCMP와 접촉했을 때 웨이보 사건에 대해 언급하기를 꺼렸다

라오 교수는 지난 5월 23일 웨이보에 올린 장문의 글에서 중국의 첨단 방역 정책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공권력이나 범죄자들이 시민의 개인 정보를 오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의 생존 자체뿐만 아니라 최소한의 존엄성이 담보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수는 웨이보에 글을 올리는 것 뿐 아니라 학술 세미나에서도 자주 연설하고 중국 매체에 칼럼을 쓰기도 했다.
특히 중국의 얼굴 인식 기술이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난 5월 베이징 교통 규제 당국이 교통 결제 데이터와 건강 코드 상태, 얼굴 인식과 같은 승객의 개인 정보를 통합하려는 움직임에 공개적으로 의문을 제기했다.

교수는 "교통과 의료 시스템의 데이터를 통합하면 언제 어디서나 개인의 특정 정체성과 사회적 관계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며 "수집된 정보가 어떻게 사용되고 저장되는지, 데이터 유출과 오남용이 발생할 경우 누구에게 개인적으로 책임을 물어야 하는지 알 길이 없다"고 적었다.

그는 또 성별 문제에 대해서도 몰소리를 높여왔다. 라오 교수는 지난 6월 중국 북부 도시 탕산의 한 식당에서 남성 일당이 여성 4명을 폭행하는 잔혹한 일이 있은 후 "여성들은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는 온라인 댓글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에 온라인에서는 교수를 비판하는 댓글이 줄을 이었는데, 교수는 "우리는 이런 일이 있을 때 폭력을 행사한 사람들을 어떻게 처벌할 것인지와, 괴롭힘으로부터 여성들을 어떻게 해방시킬 것인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성 불평등 문제는 남녀 모두의 기여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라오 교수의 게시물이 삭제된 건 10월 공산당 당대회 한 달 전이다. 라오 교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당대회에서 3연임하는 것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하는 명단에 최근 오른 인물이다.

다른 비평가들도 비슷한 검열을 겪었다. 감동 명상의 일종인 치공에서 사이비 과학, 사기 등에 반대하는 것으로 유명한 중국 논객 사마난도 지난 8월 일주일간 중국 소셜미지어 접근이 거절됐다.

2018년 시 주석 임기 해제 등 중국 정책을 크게 비판했던 쉬장룬 칭화대 법대 교수는 2020년 잠시 구금됐다. 추후 대학으로부터도 해고됐다.

언론 자유와 법치주의에 대한 중국의 억압에 대해 비판하고 코로나19 관리를 잘못했다고 목소리를 내 온 베이징 대학의 법 교수인 허웨이팡도 여러 차례 계정이 검열됐다.

한 웨이보 사용자는 "더 이상 라오 교수와 같은 전문적이고 학문적이며 이성적 관점에서 사회 맥락을 읽을 수 없게 됐을 때 우리에게 남은 건 무한히 공허한 감정 뿐"이라고 한탄했다.


seo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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