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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재구성] 애들 돌보러 전처집 왔다가…'남친'과 통화소리에 격분 성폭행

강간상해…1심 징역 2년6개월, 집유 4년 선고
항소심 "합의금 1000만원 등 고려" 원심 유지

(전주=뉴스1) 김혜지 기자 | 2022-09-14 06:05 송고 | 2022-09-14 11:30 최종수정
© News1 DB

A씨(45)와 B씨(30대·여)는 10년간의 결혼 생활에 마침표를 찍고 지난 2020년 7월20일 협의 이혼했다. 비록 부부의 연은 끝냈지만, 두 사람은 어린 자녀들만은 합심해 잘 키우려고 노력했다.

이혼 당시 자녀 양육권은 남편 A씨가 가져갔지만, 지난해 5월부터는 B씨가 자녀들을 보살폈다. A씨가 야간 근무 때문에 자녀들을 제대로 돌보기 어렵게 되자 전처에게 양육을 부탁한 것이다.    

이혼 후에도 어린 자녀를 돌보기 위해 전처 집을 드나들던 A씨는 올초 법정에 서게 됐다. 자녀들이 잠든 집 안에서 B씨를 성폭행해 다치게 한 혐의(강간상해)로 기소되면서다. 두 사람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사달은 지난해 10월 31일 오전 0시30분쯤 전처 집에서 발생했다. 이날 A씨는 B씨를 만나기 위해 B씨 아파트에 갔다.

전날 외출한 B씨 대신 자녀들을 재운 뒤 자기 집에 돌아갔다 다시 B씨 아파트를 찾았다.

A씨는 B씨를 기다리는 동안 베란다에서 담배를 피웠다. 그러던 중 거실 쪽에서 B씨 목소리가 들렸다. 외출했다 돌아온 B씨는 당시 집에 전남편이 와 있는지 모른 채 남자 친구와 통화 중이었다. 

A씨가 전처에게 남자 친구가 있다는 말을 들은 건 지난해 10월 초순이었다. 당혹스러운 소식이었지만, 전처 집에서 자라는 아이들을 외면할 수는 없어 B씨가 없는 틈에 찾아가 자녀들을 돌봤다.

하지만 전처의 통화 내용을 직접 엿듣게 되자 상황은 달라졌다. 일이 끝난 뒤에도 늦은 시간까지 아이들을 돌봐야 하는 자신의 신세와 달리 밤늦게 귀가해 다른 남자와 통화하는 B씨의 생활을 직접 눈으로 보니 분노가 폭발했다. 10년 동안 부부의 연을 맺었던 사이였던 만큼 낯선 남자와 대화를 나누는 B씨를 보니 질투심도 들었다.

격분한 A씨는 거실에 있던 B씨 멱살을 잡고 작은방으로 끌고갔다. 그리고 "너는 정신 차려야 된다. 나는 오늘 어차피 죽을 거니까 죽기 전에 성관계도 할 거다. 너도 죽일 것"이라고 위협하며 B씨를 성폭행했다.

B씨가 문을 두드리고 소리를 지르며 반항했지만, 소용없었다. 외려 A씨는 "조용히 해. 안 때리니까 못 때리는 줄 아냐"며 발로 B씨 양쪽 허벅지를 짓밟고 목을 졸랐다.

B씨가 겁을 먹고 울었지만, A씨는 화를 주체하지 못한 채 주먹으로 B씨 배를 때린 뒤 거실로 끌고가 범행을 이어갔다.

이 사건으로 B씨는 목 등 피부 곳곳이 손상되는 등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다.

1심을 맡은 전주지법 제11형사부(강동원 부장판사)는 지난 1월 강간상해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수강과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당시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신체를 침해하는 중대 범죄로서 그 죄책이 가볍지 않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다"며 "다만 잘못을 반성하고 초범인 점, 어린 자녀들을 성실하게 양육해 온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검찰은 '형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했다.

광주고법 전주제1형사부(부장판사 백강진)는 지난 7월 "피고인이 (재산 분할 과정에서 3000만원을 지급한 것과 별도로) 당심에 이르러 피해자에게 합의금 1000만원을 지급하고 원만히 합의한 점, 피해자가 처벌불원서를 제출한 사정 등을 종합하면 원심의 형이 가벼워 부당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을 유지했다.


iamg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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