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잠재된 추상적 이미지 꺼내기…홍수연 '드론 엘리펀트 : 추상 抽象'

코리아나미술관 8월30일~10월29일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2022-09-02 07:40 송고
홍수연 '드론 엘리펀트 : 추상 抽象' 포스터(코리아나 미술관 제공). © 뉴스1
홍수연 '드론 엘리펀트 : 추상 抽象' 포스터(코리아나 미술관 제공). © 뉴스1

추상 작가 홍수연의 개인전 '드론 엘리펀트: 추상'(Drawn Elephant: 추상 抽象)이 코리아나미술관에서 지난달 30일 시작돼 내달 29일까지 개최된다.

지난 30년간 '추상' 회화 활동을 이어온 홍수연은 차분한 단색 배경 위에 유영하는 비정형의 형상들을 치밀하게 구축, 화면 안에서 서로 밀고 당기는 균형과 긴장을 만들어 내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그 형상들을 중첩시키고 부분적으로 해체시키며 또 다른 에너지를 표출하는 등의 회화 작품을 선보여 주목을 받아왔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1992년 국내 첫 개인전 이후 작품 활동 30년이 되는 해에 개최되는 미술관 개인전이다. 회화 및 드로잉 신작 15점과 2차원의 회화 속에 숨겨져 있던 이미지 레이어들과 시간, 속도, 공간의 함수와 같은 3차원의 요소들을 더해 작가가 새롭게 시도한 영상 작품 2점 등 약 30점의 작품으로 구성된다.

전시 제목에 쓰인 '드론 엘리펀트'는 '추상(抽象)'의 한자어 뜻을 직역한 영문이다. 작가는 이번 개인전을 통해 '상'자에 '모양 상(像)'자가 아닌 '코끼리 상(象)'자가 쓰인 것에 대한 작가의 새로운 인식과 호기심을 바탕으로 '추상'의 본질에 더 다가가고자 했다. 자신 안의 잠재된 추상적 이미지를 끄집어내 형상화하려는 작가의 작업에 대한 은유적 표현이다.

c-큐브 전시 전경_2022(코리아나미술관 제공). © 뉴스1
c-큐브 전시 전경_2022(코리아나미술관 제공). © 뉴스1

전시공간인 c-갤러리에서는 이번 전시의 주제와 연관된 기존의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이 공간에 전시된 '모순법(Oxymoron)', '색조의 대화(Tonal Dialogue)' 시리즈는 작가가 10여년 전 색을 과감하게 제한했던 회색 시리즈 이후에 양극을 대치시켜 폭발하듯 색으로 녹여내는 듯한 느낌으로 표현된 회화 작품들이다. 특히 신작과 연결되는 기존 작품들을 선별 전시해 새로운 챕터로 진입하고 있는 작가의 작업적 진화를 총체적이고 다각적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다음 전시실은 c-큐브에서 전혀 다른 느낌의 새로운 공간이 눈 앞에 펼쳐진다. 이 공간에서는 작가가 이번 개인전을 위해 새롭게 시도한 '의미 있는 우연(Synchronicity)' 회화 연작과 영상 작품 2점을 만나볼 수 있다. '의미 있는 우연' 연작은 그간 홍수연 작업에 근간을 이루었던 작업 과정의 통제적이고 강박적인 부분들을 해체하고, 이미지의 레이어가 쌓여가면서 구축되는 단단함을 풀어내고자 한 작업이다.

달이진다(The Moon Gest Down)_2022, single-channel video, color, sound, 10min. 7sec.(코리아나갤러리 제공). © 뉴스1
달이진다(The Moon Gest Down)_2022, single-channel video, color, sound, 10min. 7sec.(코리아나갤러리 제공). © 뉴스1

회화가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공간적, 시간적 한계를 넘어 작가가 처음으로 시도한 영상 작업 '드론 엘리펀트'와 '달이 진다'에서 작가는 회화 작품의 과정에서 생성된 2차원의 이미지를 직접 촬영해 3차원적인 요소인 시간, 속도, 공간의 함수를 불어넣는 과정을 통해 또다른 차원의 작품을 구성했다. 작가는 이를 두고 "회화 작업을 통해서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를 레이어링한다면, 영상 작업은 무의식을 드러내는 과정의 시작"이라고 말한다.

미술 평론가인 이은주 미술사가는 "홍수연의 기존 작업들이 액화된 물질들의 연속 동작을 단일한 장면(Scene)으로 압축시켜온 것이라면, 물감의 이동 흔적과 중첩 과정이 그대로 노출된 최근작들은 이동의 시퀀스(Sequence) 자체를 펼쳐놓았다고 할 수 있다"고 해석하며 "그 결과 작품에서 피막처럼 고착된 표면의 완결감보다 형태들의 연속적 움직임에 대한 환영이 한층 더 강력해졌다"고 평했다.


acenes@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