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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를 지옥으로"…판사도 혀를 찬 전 해병대원의 엽기 가혹행위

무차별 폭행·상해에 치약 성추행, 골프공 줍기 강요까지
법원, 징역 1년6개월·집행유예 3년…"피해자 의사 존중"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2022-09-01 11:16 송고 | 2022-09-01 11:29 최종수정
© News1 DB

군 복무 당시 후임병들을 상대로 각종 엽기적인 가혹행위를 일삼은 20대 해병대 예비역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진재경 부장판사)는 1일 오전 군인 등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20)에게 징역 1년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1년 간 보호관찰을 받을 것과 200시간의 사회봉사,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을 명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군 복무 중이던 지난해 8월19일부터 그해 12월12일까지 4개월 간 경북 포항시에 있는 해병제 제1사단의 한 부대에서 후임병 3명을 폭행하고 상해를 가한 혐의를 받았다.

발로 정강이 부위를 걷어차거나 주먹으로 가슴 부위를 때리는가 하면 심할 때는 목검이나 빗자루를 들고 후임병들의 엉덩이와 허벅지 등을 향해 내리치는 식이었다. 그 횟수만 무려 200번이 넘는다.

피해자들은 이로 인해 A씨의 범행 기간 동안 폐쇄성 골절상, 다발성 타박상 등 크고 작은 부상을 입기 일쑤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뿐 아니라 A씨는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약 2개월간 후임병들의 젖꼭지와 성기에 치약을 바르며 성고문을 하는 등 후임병들을 강제추행한 혐의도 받았다.

여기에 A씨는 지난해 12월 부대 안에서 골프 스윙 연습할 때마다 피해자들로 하여금 공을 주워 와 바닥에 다시 세팅하도록 하는 등 후임병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강요한 혐의까지 함께 받았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해당 혐의들을 모두 인정하면서 "군 생활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상태에서 후임병들을 제대로 교육시켜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고 해명했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을 보면서 정말 마음이 참담했다"고 운을 떼며 "피고인은 군대를 지옥으로 만들었다. 군대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으면 신성한 국방의무를 지키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우리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느냐. 누가 군대를 가고 싶어 하겠느냐"고 거듭 혀를 찼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낸 반성문을 보면 본인도 후임병 시절 상급자로부터 부당하게 폭력을 당한 적이 있다고 했다"면서 "이를 감안하면 이 사건 책임은 피고인에게만 돌리기 어려운 부분이 있고, 상급자들에게 군대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책임이 없다고 할 수도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한 행동은 정말 엄벌에 처해야 하는 사안이지만 피해자 3명 모두 피고인과 합의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한 점을 존중해 이번에 한해 기회를 주기로 했다"며 피고인을 향해 "본인이 저지른 행위들이 얼마나 끔찍한 것인지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mro12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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