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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의 자유·고독·열정·긴장…'문신(文信): 우주를 향하여'

조각가 문신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전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9월1일~2023년1월29일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2022-09-01 09:44 송고
'문신(文信): 우주를 향하여' 포스터(국립현대미술관 제공). © 뉴스1

조각가 문신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 '문신(文信): 우주를 향하여'가 1일부터 2023년1월29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개최된다. 초기 회화에서 후기 조각에 이르기까지 원시성과 현대성을 절묘하게 아우른 그의 독특한 작품 세계를 엿볼 기회다.

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창원특례시와 공동주최로 열린다. 문신(文信, 1922-1995)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회고전은 조각, 회화, 공예, 건축, 도자 등 다방면에 걸친 작가의 삶과 예술세계 전모를 소개한다.

전시는 4부로 구성된다. 1부 '파노라마 속으로'는 문신 예술의 시작인 회화를 다룬다. 2부 '형태의 삶: 생명의 리듬'은 도불 후 1960년대 말부터 그가 본격적으로 제작한 나무 조각을 중점적으로 선보인다. 3부 '생각하는 손: 장인정신'은 브론즈 조각의 작품을 주로 소개한다. 4부 '도시와 조각'은 도시와 환경이라는 확장된 관점에서 조각을 바라본 문신의 작품 세계를 조명한다.

자화상,_1943,_캔버스에_유채,_94×80cm,_개인_소장(국립현대미술관 제공). © 뉴스1

문신은 일제강점기에 일본 규슈의 탄광촌에서 한국인 이주노동자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에게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아버지의 고향인 마산(현 창원특례시)에서 보냈다. 그는 16세에 일본에서 회화를 공부하고 귀국 후 화가로 활발하게 활동하다가 1961년 프랑스로 건너가 조각가로 이름을 얻었다.

1980년 영구 귀국할 때는 조각가로 이름을 떨쳤다. 귀국 후 마산에 정착해 지연, 학연 등에 얽매이지 않고 창작에만 몰두하다가 직접 디자인, 건축한 문신미술관을 1994년 개관하고 이듬해 타계했다.

무제,_1977,_흑단,_54.6×128.5×23cm,_국립현대미술관_소장(국립현대미술관 제공). © 뉴스1

한국 근현대미술사의 흐름 안에서나 1950년대 중반 이후 전개된 한국 추상조각의 맥락에서도 이례적인 작가다. 그는 평생을 이방인으로 살았던 작가의 자유, 고독, 열정, 긴장이 동시대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를 보여주고자 했다.

그는 이방인으로서 지리적, 민족적, 국가적 경계를 초월했을 뿐 아니라, 회화에서 조각, 공예, 실내디자인, 건축에까지 영역을 확장하며 삶과 예술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었다. 나아가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 구상과 추상, 유기체적 추상과 기하학적 추상, 깎아 들어감(彫)과 붙여나감(塑), 형식과 내용, 물질과 정신 등 여러 이분법적 경계를 횡단하고 이들 대립항 사이에서 절묘하게 균형을 찾아냈다.

이러한 맥락에서 문신 조각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인 '대칭'은 단순한 형태적, 구조적 좌우대칭을 뛰어넘는다. 자연과 우주의 생명에서 영감을 받은 그의 독창적인 추상 조각은 '대칭'이 바탕이 된 균제미, 정면성, 수직성, 고도의 장인정신 등을 특징으로 한다.

우주를_향하여_3,_1989,_브론즈,_67.8×38.5×22cm,_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_소장(국립현대미술관 제공). © 뉴스1

전시의 부제 '우주를 향하여'는 문신이 다양한 형태의 여러 조각 작품에 붙였던 제목을 인용했다. "인간은 현실에 살면서 보이지 않는 미래(우주)에 대한 꿈을 그리고 있다"던 작가에게 '우주'는 그가 평생 탐구했던 '생명의 근원'이자 '미지의 세계', 그리고 모든 방향으로 열려 있는 '고향'과도 같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예술세계를 연대기적으로 접근하는 대신 크게 회화, 조각, 건축(공공미술)으로 나누고 전시의 중심이 되는 조각 부분에서 형태의 다양한 변주를 감상하고 창작과정을 살펴본다. 드로잉은 다양한 경계를 넘나들었던 문신의 예술 사상과 실천의 독특한 면모가 직관적으로 발현된 장르로서, 4개의 전시실을 연결하는 중요한 매개체가 된다.

우주를_향하여,_1985,_스테인리스_스틸,_280×120×120cm,_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_소장(국립현대미술관 제공). © 뉴스1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국립현대미술관과 창원특례시가 공동주최하고 여러 기관과 연구자, 소장자의 적극적인 협조로 만들어진 대규모 전시"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문신만의 독창성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의 삶과 예술에 대한 관심이 촉발되고, 삶과 예술이 지닌 동시대적 의미를 재고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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