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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적이라 꺼렸던 '尹 취임 100일 기자회견' 왜 하기로 했나

대통령실, 3일 "보여주기식 행사 선호 안해"→12일 "기자회견" 바뀌어
"언론 요청에 尹이 결정…40분, 전례보다 짧지만 자주 찾겠다는 것"

(서울=뉴스1) 유새슬 기자 | 2022-08-12 17:38 송고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2.8.12/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2.8.12/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17일 취임 100일차를 맞아 첫 공식 기자회견을 가진다.

당초 대통령실에서는 기념 행사를 최소화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뜻에 따라 관례적인 일정은 잡지 않는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윤 대통령이 휴가에서 복귀하고 취임 100일을 닷새 앞둔 이날 기자회견을 열기로 전격 결정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2일 오후 최영범 홍보수석비서관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17일 오전 10시 용산 대통령실 국민소통관(1층)에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갖는다"며 "대통령이 먼저 모두발언을 하고 이어서 기자들의 질의응답을 받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시간은 40분 정도 예상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윤 대통령은 17일 대통령실 1층 정식 브리핑룸을 처음으로 찾아 첫 공식 기자회견을 갖게 된다.

대통령들의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은 통상적인 행사로 받아들여지지만 이날 최 수석의 발표는 현장 기자들의 수많은 질문으로 이어졌다. 취임 100일 기념 행사와 관련한 대통령실의 지난 3일 입장("대통령은 뭔가를 보여주기 위해서 하는 행사는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복수의 대통령실 관계자는 '소통'에 대한 윤 대통령의 약속과 의지를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방안이 '기자회견'이라는 결론에 이른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윤 대통령은 민생 경제 위기와 코로나19 재유행이 동시에 덮친 상황에서 자신의 취임 100일을 떠들썩하게 '자축'하는 모양새를 지양하려는 의지가 강했다고 한다. 매주 비상경제민생회의를 민생 현장에서 직접 주재하면서 국민과, 출근길 약식 기자회견(도어스테핑)으로 언론과 소통하고 있는데 단지 과거부터 해왔다는 이유로 취임 100일차 기자회견을 여는 것이 최선인지 고심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대통령실 내부적으로는 출입기자단과 치맥(치킨+맥주)을 하거나 방송을 통해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는 방안 등 전례에 얽매이지 않은 많은 아이디어가 취합됐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집무실(2층·5층)에서 몇 걸음 내려와 1층 브리핑룸에서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 나서는 것이 결국 가장 "조용하고도 예의있는 행사"라고 판단했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기자회견을 해야 한다는 언론의 요청이 가장 많았고 그것을 참모들이 전해 윤 대통령이 직접 결정한 것"이라며 "100일 기념행사는 40분 남짓한 기자회견이 전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잠정적으로 40분, 즉 전례보다 짧게 잡았다는 점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언론과 대통령이 마주하는 일이 일상으로 자리잡은 만큼 기자회견의 특수성 자체가 많이 작아졌다는 의견이다.

한 고위 관계자는 "40분으로 잡은 것은 짧게, 자주, 틈틈이 언론과 대화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역대 대통령들은 대국민 기자회견을 연례 행사처럼 여기고 한 번 할 때 90분, 100분씩 잡았다"며 "지금은 기자들이 오늘 못한 질문은 내일 출근길에도 할 수 있지 않나. 40분이면 굵직한 현안에 대한 얘기는 다 나올 것"이라고 했다.

다른 고위 관계자도 "대통령이 자주 (기자회견)하겠다는 이야기로 받아들이면 된다. 대통령은 짬짬이 (브리핑룸에) 내려가겠다는 생각을 갖고 계시다"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기자회견으로 지지율 반등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 섞인 전망도 나온다.

그동안 대통령실에서는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 답변이 글로 옮겨졌을 때 오해를 많이 불러일으킨다는 고민이 깊었다. "대통령을 처음 해보는 것이라", "대통령 집무실 시위도 허가되는 판" 등 기성 정치인과 달리 직설적이고 일상적인 화법은 거센 비판에 직면하곤 했다. 한 관계자는 "생중계되는 기자회견에서 솔직한 모습이 좀 더 많은 국민에게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있다"고 밝혔다.


yoo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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