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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들, 가부장제 버려야"…국민대 '밧줄 묶인 알몸' 작품 논란

교내서 선정성 시비…"예술로 봐야" vs "외설적이고 불쾌"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2022-08-08 09:58 송고 | 2022-08-08 14:44 최종수정
국민대 예술대학에서 기획한 야외조각전 전시 작품 중 하나. (인스타그램 갈무리) © 뉴스1

국민대 예술대학에서 야외조각전을 기획한 가운데 한 작품이 선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국민대학교 익명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는 '우리 학교 계단에 이게 뭐냐?'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복지관에서 경영관 올라가는 계단에 이렇게 돼 있던데, 이거 허가받고 붙인 거냐"며 "그림 그린 것도 아니고 스티커 붙인 거던데 더럽다"고 비난했다.

사진에는 알몸 상태의 남성의 뒷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 남성은 양손, 양발이 밧줄에 결박된 채 무릎 꿇고 있었다. 남성의 주변으로는 '나에게는 평온도 없고 안일도 없고 휴식도 없고 다만 불안만이 있구나' 등 성경 문구가 짜깁기돼 세로로 적혀 있었다.

이는 지난 6월 20일부터 시작된 '2022 예술대학 입체미술전공 야외조각전'에 전시된 작품 중 하나다. 제목은 '자승자박'이며, 가로 344㎝, 세로 250㎝의 스티커를 계단에 붙였다.

작품에 대한 짧은 설명은 '스스로 가부장제에 갇힌 남자들'이다. 이 작품을 기획한 학생은 기획 의도에 대해 "최근 증가하고 있는 중년 자살률은 사회적, 경제적, 심리적 압박이 상대적으로 큰 중년 남성들이 전통적인 가부장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소원하게 지내던 가족들로부터 도움받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향 때문이라고 말한다"고 운을 뗐다.

'자승자박' 작품에 대한 설명. (인스타그램 갈무리) © 뉴스1
이어 "그렇게 스스로 가부장제에 묶이는 남자들을 '맨박스'에 갇혔다고 이야기한다"며 "남자다워야 한다는 사회적 편견에 갇혀서 스스로 행동에 제약을 거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부장제를 버린다면 여성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기도 하지만 남성에게도 부담이 덜어지고, 행동에 자유로워지지만 현실적으로 '맨박스'에서 벗어나기란 힘들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젠더(성평등)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현재, 나는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들도 성차별을 깨부수는 데에 일조해야만 이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작품을 두고 선정성 논란이 일면서 학생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한 학생은 "에곤 실레, 데이비드 호크니 등 많은 작가가 나체 작품을 남겼다"며 "우리는 그 작품을 예술로 볼 것인가, 성적 대상화할 것인가 질문이 생긴다"고 했다. 그는 "데이비드 호크니 전시회가 열렸을 때 감상자들은 지금 국민대 학생들과 달랐다. 아무도 작품을 떼라고 반발하지 않았다. 많은 분이 오로지 성적 대상화로 인식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러자 처음 문제를 제기한 글쓴이는 "잘 삭힌 흑산도 홍어회는 먹을 줄 아는 사람에겐 최고의 음식일지 몰라도 못 먹는 사람에겐 쓰레기에 지나지 않는다"며 "교내에서 홍어 시식행사를 한다면 먹을 줄 아는 소수는 좋아할지 몰라도 모르는 사람은 냄새에 놀랄 것"이라고 홍어를 비유로 들며 반박했다. 또 "저 작품도 마찬가지다. 예술대학 사람 아닌 관심 없는 사람 눈에는 외설적이고 불쾌한 그림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편 해당 작품은 전시 기간이 끝나 현재는 철거된 것으로 전해졌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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