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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명의 '최고의 은사'는 김인식·이강철 감독…"갚으면서 살아야죠"

가장 호흡 잘 맞았던 포수는 허도환…"소통 잘됐던 친구"
5일 한화전 앞두고 은퇴식…심리 상담 트레이너로 새 출발

(수원=뉴스1) 권혁준 기자 | 2022-08-05 17:54 송고
KT 위즈 안영명(38). /뉴스1 DB © News1 김영운 기자
KT 위즈 안영명(38). /뉴스1 DB © News1 김영운 기자

짧지 않은 시간을 프로무대에서 활약했기에 '최고의 은사'를 한 명만 꼽기는 어려웠다. 현역 은퇴를 앞둔 안영명(38·KT 위즈)은 김인식 전 한화 이글스 감독과 이강철 KT 위즈 감독을 거론하며 "평생 갚으면서 살아야 할 분들"이라고 말했다.
안영명은 5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리는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공식 은퇴식을 치른다.

2003년 데뷔해 올 시즌까지 총 18시즌을 보낸 안영명이 '선수'로서 작별을 고하는 시간이다. 그는 18시즌동안 통산 575경기에 나서 62승56패 17세이브 62홀드 평균자책점 4.90 등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KT에서 선수 생활 마지막 불꽃을 불태우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하기도 했다.

안영명은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남의 은퇴식은 울컥하는 게 있었는데 나는 서운하기보다는 시원한게 커서 기쁘고 감사한 마음"이라면서 "이미 3~4년 전부터 은퇴를 생각했고 등 떠밀려서 나가는 게 아니다보니 그런 것 같다"며 웃었다.

프로에서 18시즌을 뛰는 동안 그가 거쳐간 지도자들도 수없이 많았다. 그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지도자를 묻는 질문에 안영명은 곰곰이 생각하다 김인식, 이강철 감독을 꼽았다.
안영명은 "김인식 감독님은 아무것도 아니었던 저에게 4선발 자리를 주셔서 1군에서 내 이름을 각인시켜준 분"이라면서 "김동수 선배님 '사건' 때도 따로 불러서 정말 많이 걱정해주셨다"고 돌아봤다. 안영명이 언급한 사건은 2006년 현대 유니콘스와의 경기에서 김동수에게 빈볼을 던진 뒤 얼굴을 맞았던 일이다.

(KT 제공)© 뉴스1
(KT 제공)© 뉴스1

이강철 감독은 안영명의 현역 마지막을 함께 했던 감독이다. 안영명은 "2010년에도 KIA에서 투수코치로 뵀는데, 그 인연으로 지난해 방출 당했던 저를 다시 불러주셨다"면서 "많은 분들을 뵀지만 감독이 되면 많이 변하시는데 이 감독님은 10년전 투수코치였을 때와 한결같으신 분"이라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포수로는 한화에서 호흡을 맞췄던 허도환(38·LG 트윈스)을 꼽았다. 안영명은 "(허)도환이와 동갑 친구이기도 했고, 함께 호흡을 맞추면 항상 리뷰를 같이하면서 잘못된 점을 복기했다"면서 "인성도 좋았고 경기에서도 잘 소통이 됐던 친구"라고 설명했다.

안영명 본인이 생각하는 '커리어 하이'는 두 자릿수 승수를 거뒀던 2009년(11승)과 2015년(10승) 등 두 자릿수 승수를 거뒀던 해였다. '류현진만 있는 팀'이라는 인식에서 '다른 선수도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한 계기였다는 생각이다.

안영명은 "그때 비록 평균자책점은 (5점대로) 썩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류현진 말고 다른 선수들도 뒤에서 열심히 한다는 것을 기록으로라도 남긴 시즌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 했던 팀이자 고향팀인 한화와 한화 팬들에 대한 감사함도 잊지 않았다.

그는 "잘 못할 때도 질타를 들어본적이 없을 정도로 늘 격려와 응원만 해주셨다"면서 "김인식 감독님 때는 제가 연투를 계속 하니까 몸풀면 관중석에서 '들어가라'고 소리치실 정도로 저에게 애착을 가져주셨다"고 돌아봤다.

안영명은 이제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준비한다. 이미 그는 퓨처스리그와 1군 선수들의 심리 상담 트레이너로 보직을 부여받은 상태다.

그는 "선수들이 야구에 대한 끈을 놓을까 말까 하는 부분은 어느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는데 저한테는 허심탄회하게 털어놓는다"면서 "스포츠심리학을 전공하고 공부해서 이쪽으로 가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앞으로도 현장과 학업을 병행하고 싶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통상 은퇴 선수들이 지도자 혹은 해설위원 등의 진로를 정하는 것을 감안하면 '심리 상담 트레이너'는 생소한 진로다. 안영명은 "운동선수가 심리학자가 되는 첫 사례인만큼 어려움도, 수모도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그래도 20년 이상 몸으로 느낀 것들과 이론적인 것을 접목해 선수들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안영명은 이날 은퇴식에 앞서 1시간동안 팬 사인회를 진행한다. 팬들에게는 장미꽃도 한 송이씩 나눠주며 감사함을 표할 예정이다.

은퇴식에선 안영명이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로 은퇴사를 낭독하며, 안영명의 두 아들인 하일·하겸군이 시구를, 안영명이 시포를 맡는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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