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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재구성]"우리 뉴스 나왔네" 조건만남 강도 10대들은 거침없었다

경찰에 잡혔다 일부 코로나 확진으로 풀려나자 곧바로 다시 범행
성매수 시도 남성 4명 무차별 폭행…금품 갈취하고 협박 고문까지

(천안=뉴스1) 이시우 기자 | 2022-08-05 06:39 송고 | 2022-08-05 09:07 최종수정
© News1 DB

"우리 뉴스 나왔다."

지난 2월 25일, 충남 천안동남경찰서에서 A군(16) 등 5명이 경찰 조사를 받았다. 조건만남에 나선 남성에게 돈을 빼앗으려다 경찰에 붙잡힌 것이다. 여학생 1명을 내세워 남성을 끌어들였지만 가족의 신고로 덜미가 잡혔다. 이들 중 일부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A군 등은 같은 날 저녁, 풀려났다.

경찰서를 나와 휴대전화를 보던 A군은 '조건만남으로 남성을 유인해 금품을 갈취한 10대 일당이 검거됐다'는 뉴스를 봤다. 기사에 묘사된 범행이 자신이 한 행위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기사를 본 A군은 오후 8시께, 친구와 후배들을 불러 모았다. 앞서 범행에 동참했던 여자 후배 1명을 포함해 모두 6명이 모였다. 

A군은 "우리가 한 게 뉴스에 나왔다. 100만 원 정도 벌었다. 같이 하자. 돈 벌면 친구들하고 나눠 갖자"며 의기양양 추가 범행을 모의했다. 

3일 뒤인 2월 28일 오전 1시 20분께, 이들은 천안시 서북구의 한 모텔에 모여 범행 대상을 물색했다. 30대 남성이 덫에 걸렸다. 성매수를 시도한 남성이 모텔 욕실에서 씻는 사이 10대 일당이 들이닥쳤다. 이들은 욕실에 있던 남성을 알몸 상태로 객실로 끌고 나와 "미성년자인 동생한테 무슨 짓이냐"며 마구 때렸다. 남성은 도망치려 했지만 10대 청소년 5명의 무차별 폭행에 속절없이 무너졌다.

남성이 도망가기를 포기하자 협박과 고문이 시작됐다. 이들은 "어떻게 해결할거냐, 돈 얼마 있냐"며 성매수 남성의 몸을 담뱃불로 지지고, 침을 뱉었다. 휴대전화 잠금해제 요구에 응하지 않자 뜨거운 물을 붓거나 숨을 못 쉬게 하기도 했다. 

이들은 끝내 성매수 남성의 휴대전화 잠금 장치를 풀어 남성 계좌에 있던 돈을 이체시키고 남성의 카드를 이용해 현금서비스로 120만원을 인출해 20만 원씩 나눠 가졌다. 

범행은 점점 과감해졌다. 이들은 오전 7시 40분께 인근의 또다른 모텔로 장소를 옮겨 범행을 이어갔다. 성매수 남성의 카드를 이용해 계속해서 대출을 받고 카드 대출을 통해 400여만 원을 추가 인출해 나눠가졌다. 액수를 늘려가던 이들은 결국 더 큰 돈을 가지려다 제동이 걸렸다. 인출 한도 제한으로 현금 인출기에서 출금할 수 없게 되자 성매수 남성에게 직접 은행 창구에 가서 돈을 찾아오도록 협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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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은 은행 창구 직원에게 협박 사실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하면서 10대 청소년들의 마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경찰의 추적을 따돌린 A, B군은 일주일 뒤 또다시 범행을 계획했다. 이들은 3월 8일, 또래 여학생을 가담시켜 아산의 한 모텔에서 20대 남성을 상대로 이전과 동일한 수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20대 남성은 이들에게 200여 만 원을 빼앗겼고 300만 원을 마련해 주겠다는 약속을 하고 풀려났다. 하지만 A군 등은 이 남성이 약속한 300만 원을 주지 않자 남성이 일하는 곳에 찾아가 협박했다. 주변에서 신고한 사실을 깨닫고 달아났지만 결국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조건만남으로 남성을 유인해 금품을 빼앗은 10대 청소년 9명을 검거했다. A군 등 6명은 중·고등학교 친구 사이로 만 16세다. 나머지 3명은 2살 어린 후배 또는 동생들이다. 9명 중 2명은 여학생이다. 이들은 모두 4명의 남성을 유인해 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은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에 넘겨진 이들 중 5명은 범행 가담 경위와 가담 정도, 나이 등을 고려해 소년부로 송치됐고, 1명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범행을 계획, 주도한 A군 등 3명에 대한 판결 선고는 9월 진행될 예정이다. 
  



issue7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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