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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효과 검증된 '대중교통 무제한' 망설일 이유 없다

(세종=뉴스1) 한종수 기자 | 2022-08-04 17:06 송고
한종수 기자 © News1
정부가 일정 금액으로 대중교통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교통패스' 도입을 검토한다는 소식에 반응이 뜨겁다.

예산 확보가 쉽지 않아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견해도 있지만 '좋은 정책이다', '추진해보자', '이용하고 싶다'라는 의견이 상당하다.

거슬러 올라가면 독일이 최근 9유로(약 1만2000원)만 내면 한 달간 버스·지하철·기차 등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9유로 티켓'을 내놔 물가상승 억제에 큰 효과를 거두고, 에너지소비량도 크게 줄였다고 한다. 폭발적인 호응에 정부를 향한 지지율도 상승하자 스페인 등 이웃나라로 번지고 있다.

최근 대통령실이 주관해 선정한 국민제안 아이디어 10개 중에 한 달 9900원으로 대중교통을 무제한으로 이용하는 'K-교통패스'(가칭) 도입 제안이 나왔고, 톱10 중 득표수 2위에 올랐다고 한다.

독일의 성공적 정책 시행과 다수의 지지를 받은 국민제안에 힘입어 정부도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이런 분위기에도 정부가 검토마저 하지 않는다면 '직무유기'라는 비판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수준의 고물가로 고통이 크니 우리도 독일의 사례를 충분히 검토·논의한 후 시행 가능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현재로선 검토 수준일 뿐,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최대 걸림돌이 '재원 마련'이기 때문이다. 독일의 경우 9유로 티켓 운영에 25억유로(약 3조3400억원)를 투입하는 것으로 전해지는데 우리도 교통패스 도입에 수조 원의 재정 투입이 불가피할 것으로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이전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를 접고 긴축을 의미하는 '건전 재정'을 공식화했으니 허리띠 졸라매겠다고 선언한 이 시점에 추가 재정 투입에 나서는 게 정치적 부담이 클 수 있다.

그러나 현 정부의 지지율이 바닥을 기고, 고물가로 서민들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재원 탓만 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 독일에서 검증됐듯이 정책효과가 커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오히려 이득이 될 수 있으니 과감해질 필요가 있다. 

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도 교통패스 정책 도입을 "굉장히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치켜세우면서 "물가상승 억제와 유류 소비를 낮추는 데 정책 효과가 매우 클 것이다"라며 검토 배경을 기자에게 전했다.

치솟는 물가는 소비 위축과 실업 증가를 야기하고 경제성장률마저 낮추는 악순환의 시발점이다. 교통패스 도입을 위한 원포인트 추가경정예산이 고물가 고통과 다가올 경제위기를 완충할 특효약이 될 수 있다는 기대를 가져본다.


jep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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