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DL이앤씨, 세계 최장 현수교로 유럽과 아시아 이었다[건설! 다시 해외로]③

터키 차나칼레대교 지난 3월 개통…기술 한계 극복해 세계서 인정
"글로벌 1위 기술력과 디벨로퍼 역량 바탕으로 시장 집중 공략"

(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 | 2022-07-20 05:52 송고 | 2022-07-20 09:18 최종수정
편집자주 우크라이나 러시아 사태와 인플레이션, 미국 기준금리 인상 기조로 외환자금의 이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해외건설수주 시장을 적극 공략하며 우리경제에 큰 공헌을 했던 건설업계의 ‘역할론’이 다시 급부상하고 있다. <뉴스1>에선 지난 2년간의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인프라 수요가 높은 해외 新시장에 뛰어든 해외건설 현장을 살펴보고 윤석열 정부의 해외 ‘산업 역군’ 역량을 되짚어보고자 한다.
터키 차나칼레 대교 전경. /DL이앤씨 제공

DL이앤씨가 ‘K-건설’의 정수를 담아 터키의 숙원 사업을 완성했다. 터키 내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최장 현수교를 개통한 것인데, 이 다리는 세계적인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한편 우리나라와의 협력 상징으로도 꼽힌다. 특히 세계 해상 특수교량 시장에서 기술적 한계로 여겨졌던 ‘주경간장 2㎞’를 뛰어넘은 최초의 현수교로, 최첨단 토목공학 기술의 집약체로 인정받고 있다.

2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DL이앤씨가 건설한 터키 차나칼레대교가 개통됐다. 앞서 지난 2017년 국내 최장 현수교인 이순신대교를 함께 만들었던 DL이앤씨·SK에코플랜트가 ‘팀 이순신’을 구성한 뒤 차나칼레대교 입찰에 참여해 일본을 제치고 수주에 성공했다.
터키 차나칼레 대교. /DL이앤씨 제공

이 다리는 다르다넬스 해협을 사이에 두고 나눠진 차나칼레주의 랍세키(아시아 측)와 겔리볼루(유럽 측)를 연결한다. 지난 2018년 4월 착공해 총 48개월 동안 공사가 진행됐다. 총 길이는 3563m로, 주탑과 주탑 사이의 거리인 주경간장이 세계에서 가장 긴 현수교다. 주경간장의 길이는 터키 공화국 건국 100주년인 2023년을 기념해 2023m로 설계됐다.
현수교 기술력 순위는 주경간장의 길이로 결정되는데, 이전까지 세계 1위 현수교는 지난 1998년 준공한 일본 아카시해협 대교(주경간장 1991m)였지만 차나칼레대교 완공으로 세계 1위 자리가 24년 만에 바뀌게 됐다. 이를 통해 DL이앤씨는 현수교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인정받게 됐다.

주탑은 속이 빈 사각형 상자 모양의 블록을 마치 레고블록을 쌓아 올리듯이 설치됐다. 블록은 국내에서 생산된 강철판으로 현장에서 제작했다. 높이는 334m로 아카시해협 대교의 주탑(298.3m), 프랑스의 에펠탑(320m), 일본의 도쿄타워(333m) 등보다 높다.

이 교량의 케이블에는 현존하는 최고의 인장강도(케이블이 끊어지기 직전까지 무게를 감당할 수 있는 능력)를 가진 직경 5.75㎜의 초고강도 강선이 사용됐다. 두 개의 케이블에 들어간 강선의 총 길이는 16만2000㎞로, 지구를(약 4만㎞) 약 4바퀴 도는 거리에 해당한다. 케이블 하나의 직경은 881㎜로, 10만 톤의 하중을 지지할 수 있다.
터키 차나칼레 대교. /DL이앤씨 제공

DL이앤씨는 건설 과정에서 각종 첨단 공법을 선보였다. 차나칼레대교가 들어설 다르다넬스해협이 강풍이 잦다는 점을 감안해 내풍 안정성에 최적화된 비행기 날개 모양의 유선형 트윈 박스 거더(TWIN BOX GIRDER)를 상판으로 적용했다.
특히 190분의 1로 축소한 모형으로 풍동실험을 진행해 세계 최고 수준인 초속 91m/s까지 견딜 수 있는 내풍 안전성을 확인했다. 실제 국내 기술진의 기술력과 발상 전환으로 현수교 관련 각종 기록을 모두 갈아 치우며 해상 특수교량 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리 완성을 위해 상당한 수의 인력과 자재도 투입됐다. 1만7000여명이 동원돼 263만430일의 시간을 들여 완공했으며 아파트 2247가구를 지을 수 있는 21만3448㎥의 콘크리트가 사용됐다. 1톤 트럭으로 3만5000대가 넘는 철근과 A380 기종 항공기 154대를 제작할 수 있는 강판이 투입됐다.

특히 차나칼레대교를 만드는 과정에서 ‘K-건설’의 상생협력이 눈에 띈다. DL이앤씨·SK에코플랜트가 주도한 팀 이순신에는 상생협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국내 기업이 참여했다. 이를 통해 약 1억8000만 유로(약 2433억원)규모의 협력회사 매출 창출과 함께 협력회사의 세계시장 진출 기회를 마련했다.

실제 포스코는 주탑과 상판 제작에 사용되는 약 8만6000톤의 강판을 공급했으며 고려제강은 포스코에서 생산한 원재료로 케이블 제작을 담당했다. 삼영엠텍은 주 케이블 부속자재와 앵커리지 정착구를 공급하고 관수 E&C와 엔비코는 케이블 가설공사를 맡았다. 티이솔루션은 현수교 주탑의 진동 제어장치를 포함한 제진장치를 공급했다.
터키 차나칼레 대교 전경. /DL이앤씨 제공

DL이앤씨는 이번 사업을 통해서 디벨로퍼 역량을 세계 시장에 입증했으며 앞으로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차나칼레대교 프로젝트의 경우 3.6㎞ 현수교·85㎞ 연결도로를 건설하고 약 12년간 운영 뒤 터키 정부에 이관하는 BOT(건설·운영·양도)방식의 민관협력사업으로, DL이앤씨는 단순 시공에서 벗어나 사업 발굴 및 기획부터 금융조달·시공·운영까지 담당해 고부가가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디벨로퍼로서 자리를 더 공고히 하게 됐다.

이동희 DL이앤씨 토목사업본부장은 “이순신대교를 통해 세계에서 6번째로 현수교 기술 자립을 완성한 DL이앤씨가 불과 10년 만에 세계 1위 현수교를 성공적으로 준공하게 됐다”며 “글로벌 1위 기술력과 디벨로퍼 역량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글로벌 디벨로퍼 시장을 집중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hwshin@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