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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병원은 궁전같아" 영어로 자랑한 11세 北유튜버 정체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2022-07-15 15:28 송고 | 2022-07-15 16:24 최종수정
북한 평양에 거주하는 송아(11). (유튜브 'Sary Voline [송아 SongA Vlog]' 채널 갈무리) © 뉴스1
북한 평양에 거주하는 송아(11). (유튜브 'Sary Voline [송아 SongA Vlog]' 채널 갈무리) © 뉴스1
북한의 11세 소녀가 영국식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며 일상을 공개한 유튜브 영상이 화제다.

지난 7일 유튜브 'Sary Voline [송아 SongA Vlog]' 채널에는 한 소녀가 4분 남짓 길이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 속 등장하는 소녀는 "평양에 사는 초등학교 5학년생 송아"라고 밝혔다. 송아는 영상 내내 영국식 영어를 거의 완벽한 수준으로 막힘없이 구사했다.

그는 이번 영상에서 북한에 있는 '옥류아동병원'을 소개하며 "우리나라에서 아주 현대적이고 아주 유명한 병원"이라고 말했다.

송아는 옥류아동병원의 전경을 비추며 "이 병원은 제가 2011년 태어난 평양산부인과 바로 앞에 있다"며 "발가락에 티눈이 나서 병원에 오게 됐다. 솔직히 집에서 가까운 병원에 갈 수도 있었지만, 옥류아동병원에 가고 싶은 마음에 가슴이 두근거려서 엄마에게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은 치료받는 것보다 병원에 있는 그림을 보고 싶어서 왔다. 엄마한테는 비밀"이라며 병원 내부 벽에 붙은 그림을 보여줬다. 그는 북한 만화 '소년 장수'와 '영리한 너구리' 등을 언급하며 "세계 유명 만화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작품들이다. 이게 바로 내가 이 병원에 온 이유"라고 부연했다.

송아가 옥류아동병원에 방문한 모습. (유튜브 'Sary Voline [송아 SongA Vlog]' 채널 갈무리) © 뉴스1
송아가 옥류아동병원에 방문한 모습. (유튜브 'Sary Voline [송아 SongA Vlog]' 채널 갈무리) © 뉴스1
송아는 병원에 대해 "이곳은 아이들과 간호사, 그리고 의사가 사는 궁전 같다"며 "이제껏 궁전은 왕과 왕비가 노래 부르고 춤추며 사는 곳인 줄 알았는데 이곳은 환자를 위한 궁전"이라고 했다.

또 "아이들이 병원에 왜 왔는지는 잊은 채 벽에 그려진 만화를 구경하는 데 여념이 없다"며 "병원 내부에는 이런 아이들을 위한 놀이 공원도 있다. 장기 입원환자를 위한 학습실도 있다"고 전했다.

송아는 당초 휴대전화를 이른바 '셀카봉'에 고정해 자신을 촬영했다. 이후에는 누군가가 송아가 병원을 둘러보는 모습과 진찰받는 모습 등을 대신 촬영해줬다

송아는 어머니로 추정되는 여성과 손을 꼭 붙잡고 진료실로 들어갔다. 이때 송아는 처음으로 영어가 아닌 북한말을 사용하기도 했다.

끝으로 송아는 "이 병원에서 온종일 놀고 싶다. 발가락 통증도 잊게 됐다"며 "다음에 또 여기에 오려면 어떤 변명을 해야 할까요? 좋은 생각 있으면 말씀해달라. 하지만 우리 엄마가 이 사실을 모르게 해야 한다"고 말하며 영상을 마쳤다.

앞서 송아는 지난 4월 26일과 6월 9일에도 2분가량의 짧은 영상을 게재한 바 있다. 먼저 4월 영상에서는 송아가 자기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평양은 아주 아름답고 웅장한 도시"라며 "평양에 와 본 적 있냐. 평양에 온다면 정말 놀랄 것이다. 그 이유는 네가 어딜 가든 문수 수변공원, 동물원, 롤러스케이트 공원 등 아이들이 즐길 거리가 끊임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송아는 다음 영상에서 문수 수변 공원에 대해 소개해주겠다고 약속했다. 추가로 송아는 "내가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이유가 궁금하냐"며 "우리 엄마가 내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영어를 가르쳐주셨다"고 설명했다. 제일 좋아하는 책은 J.K롤링 작가의 '해리포터'라고 밝히기도 했다.

송아가 아팠을 때 집에 찾아온 군의관의 모습. (유튜브 'Sary Voline [송아 SongA Vlog]' 채널 갈무리) © 뉴스1
송아가 아팠을 때 집에 찾아온 군의관의 모습. (유튜브 'Sary Voline [송아 SongA Vlog]' 채널 갈무리) © 뉴스1
6월 영상에서는 "문수 수변 공원을 소개하기로 약속했는데 미안하다"며 "대신에 집에서 어떤 생활을 하는지 보여주겠다"고 했다. 그는 "일주일 전 체온이 39도였고 앓아누웠다. 다음 날은 상황이 더 심각했고, 엄마도 앓아누웠다"며 "약은 떨어졌고 너무 걱정됐다"고 말했다.

이어 "근데 그때 초인종이 울렸다. 도대체 누가 올 수 있겠나. 군의관이었다"며 "엄마와 나는 너무 좋아서 얼싸 안고 아기처럼 엉엉 울었다. 3~4일 후 우리는 회복했다. 우린 군의관들과 형제 같은 사이가 됐다"고 했다.

영상에는 완장을 찬 남성 두 명이 송아의 집에 방문해 약을 건네고 이마를 짚어보는 모습이 담겼다.

송아는 격리하는 동안 친구와 이웃이 각각 딸기와 만두를 문 앞에 가져다줬고, 동네 채소 가게 직원이 2~3일마다 한 번씩 신선한 야채를 가져왔다고 전했다. 그는 "이처럼 모든 것이 예전처럼 잘 관리되고 있고, 모두가 잘 지내고 있다"면서 "여러분도 나처럼 이 모든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고 팬데믹이 끝날 날이 곧 올 것이란 걸 기억해야 한다. 힘내라"고 했다.

한편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에 따르면 이러한 선전은 북한 선전 사이트 '서광'이 주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송아는 지난해 '서광'이 제작한 평양 학교 소개 영상에 출연하기도 했다.

NK뉴스는 "송아의 두 번째 게시물(6월 9일자)은 북한의 전역 봉쇄 조치 이후 평양 부분 해제가 된 후 2주 가까이 지나서야 게시됐다"며 "상급 당국이 동영상을 편집하고 통제하는 것으로 추측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에서는 개인의 인터넷 접속이 금지돼있기 때문에 이런 개인 계정은 출연자가 스스로 관리할 가능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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