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설경구가 8일 오후 경기 부천시 고려호텔에서 열린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특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7.8/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
설경구는 1993년 연극 무대로 데뷔, 영화 '꽃잎'(1996)으로 영화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박하사탕'(2000)으로 영화제 주연상을 휩쓸며 인기를 모았다. 이후 '실미도'(2003) '해운대'(2009)로 천만 관객을 모았고, '불한당'(2017)으로는 '불한당원'이라는 팬덤을 형성하기도 했다. 이후 '자산어보'(2021), '킹메이커'(2022) 등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영화제에서 특별전을 열게 된 설경구는 "배우 일을 하면서도 특별한 사람이라곤 생각 안 하고 일을 했고, 성격상 특별한 자리에 앉아 있는 것도 어색해 하는 사람이라 지금도 많이 어색하긴 한데, 결정을 하고 나서 이유를 막 만들어봤다, 영광스러운 자리이기도 하지만 부담스러워서, 내가 그 이유를 좀 납득이 될 수 있게 만들어보자 해서 만들어봤다"라며 "제가 93년도에 대학교 2학년 때 사회에 나와서 연기를 시작해서 올해 햇수로 한 30년이 됐다. 30년이라는 숫자가 한 일을 하면서 저한테는 잘 버텼다는 생각이 특별하게 와 닿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물론 선배님들 40~50년 넘는 분들도 있지만, 30년이 중간 점검을 하고 갈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 되겠다 싶었고, 그 이후로 감사한 마음이 생겼다"라며 "어제 개막식도 참여했는데 이 자리도 참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말했다.
배우 설경구가 8일 오후 경기 부천시 고려호텔에서 열린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특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7.8/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
설경구는 일곱 작품을 고른 이유에 대해 "보통 연기할 때 한 감정으로 하는 게 아니고, 개인적인 오만 감정이 들어가면서 한 작품이 만들어지는데 특히 '박하사탕' 때 같이 말초신경까지 끌어온, 그리고 카메라 연기가 어색할 때라 모든 걸 다 끌어와야 한다고 생각하는 작품은 '박하사탕'밖에 없다고 생각해서 대표작으로 꼽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아시스'는 이창동 감독님이 좋아서 그렇다"라며 "또 '박하사탕' 끝나고 제 이름은 몰라서 다들 '박하사탕'이라고 불렸을 때, '공공의 적' 개봉하고 나서 흥행도 좋고 그 소리가 사그라 들었다. 그러면서 이제 새벽에 길을 가다가 나이트 명함에 '강철중'이 적혀있는 걸 보기도 했다"고 했다.
또 "'실미도'는 최초 천만이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어서 선정했고, '감시자들'은 너무 평범한 책이었는데 영화를 보고 깜짝 놀랐다. 이게 영화구나, 템포와 리듬으로 극적으로 만들 수 있구나, 이게 영화네 생각했다"라며 "'불한당'은 저한테 '박하사탕' 이후에 저한테 한번 턴을 시켜준 작품이다. 팬덤이 생기고 그런 걸 떠나서 변창현 감독이 노트를 준 게, 그 이후로도 많이 참고하면서 촬영하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산어보'는 제가 촬영하면서 긴장도 하고 집중해야 하는데 촬영하는 과정이 힐링이었다. 그 섬에서 나오기 싫을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배우 설경구가 8일 오후 경기 부천시 고려호텔에서 열린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특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7.8/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
설경구에게 '연기 인생 30년 차'를 묻자, "저한테는 30년이 되게 크게 와 닿았다, 소회까지는 모르겠지만 한 작품 한 작품 생각하면서 제 작품을 다시 찾아보거나 하지는 못한다, 왜 이렇게 부끄러운지"라며 "그래도 생각은 하게 되는데, 무대 뒤에서 책자를 이렇게 보고 있는데 아련해지고, 30년이라는 세월이 많이 갔더라. 특히 제가 영화는 '꽃잎'부터 했는데 아련했고 어쩌면 서서히 마무리 해야 하는 연기 인생일 수도 있는데 여러 생각이 들더라, 앞으로도 열심히 해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러면서 "마지막의 의미는 끝을 향해 간다는 게 아니고, 저도 이제 나이가 들면서 진짜 중년을 넘어가고 있으니 지금부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작품 선택도 그럴 것 같고 배우로서도 나이를 잘 먹어가고 싶은 생각이 든다. 저한테는 더 중요한 나이들이 올 것 같아서 더 나이를 잘 먹어가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또 그는 "연기는 평생 숙제다, 비법은 없는 것 같다"
배우 설경구가 8일 오후 경기 부천시 고려호텔에서 열린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특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7.8/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
'불한당'은 설경구에 '지천명 아이돌'이라는 별명과 더불어 팬덤을 형성시켜준 작품이기도 하다. 그에게 인기에 대해 묻자 "저한테는 큰 틀에서는 변한 것 같진 않은데 연기에 있어서 제 중심이다, 팬들에 의한"이라고 답했다. 이어 "지금은 물론 많이 중요하다. 제가 가는 길이 흔들릴 정도까진 아니고 바뀐 건 아니고 있는데 나쁠 이유는 없다"라며 "되게 큰 힘이 되고, 많이 응원도 해주시고 힘이 되는 부분은 힘을 주는 부분이 있어서 아주 즐거운 일이다, 좋습니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30년 후에 회고전을 한다면'이라는 물음에 설경구는 "사실 어제 회사에서 개막식에 나온 영상을 보고 '뭉클하다'고 하길래, 회고전 아니라고 화를 냈다"며 "그런데 30년 후에 회고전을 생각하니까 또 뭉클해지기도 한다, 그때 문구는 바로 생각났다, '그래도 삶은 아름답다'라고" 말했다.
정지영 감독도 "30년 후에 회고전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이창동 감독이 설경구의 얼굴을 가지고 마음대로 그릴 수 있다고 하지 않았나. 감독들 입장에서는 여기다 써도, 저기다 써도 될 것 같은 배우라 생각하고, 나이를 먹더라도 본인이 포기하지 않는 한 감독님들이 계속 찾을 배우라 생각한다. 이 특별전을 마련했지만, 부천영화제 30년 후에 회고전이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배우 설경구가 8일 오후 경기 부천시 고려호텔에서 열린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특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7.8/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
seung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