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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피살 공무원 초등학생 딸 "아빠, 저 잘지내고 있으니 걱정 안해도 돼요"

3주전 아버지 실종 사실 알고 편지 써

(인천=뉴스1) 정진욱 기자 | 2022-07-02 14:19 송고
하태경 국민의힘 해수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 위원장(오른쪽)과 피살 공무원의 형 이래진씨가 2일 인천항연안여객터미널에서 연평도 및 사고 현장 주변 해역 현장 방문에 앞서 기자회견 및 고(故) 이대준 위령제를 열고 자녀들의 편지를 공개하고 있다. 2022.7.2/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하태경 국민의힘 해수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 위원장(오른쪽)과 피살 공무원의 형 이래진씨가 2일 인천항연안여객터미널에서 연평도 및 사고 현장 주변 해역 현장 방문에 앞서 기자회견 및 고(故) 이대준 위령제를 열고 자녀들의 편지를 공개하고 있다. 2022.7.2/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아빠, 저는 지금도 잘 지내고 있어요. 걱정 안해도 되요...아빠도 잘지내시죠? "

하태경 국민의힘 해수부 공무원 피격 사건 진상조사 TF위원장과 해수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당시 47세)의 친형 이래진씨 등 일행이 현장 검증을 위해 연평도로 향하는 2일 이대준씨의 딸과 아들의 편지를 공개됐다.  
이대준씨의 유족은 2020년 9월 이씨가 숨졌을 때 딸 이모 양(당시 8살)에게 이씨의 사망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이 양이 어려 정신적인 충격을 받을 수 있어서다. 하지만 이 양은 3주전 아버지가 실종된 사실을 어머니에게 들은 뒤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편지는 이 양이 아버지가 실종된 것을 안 뒤 지난 1일 아버지에게 쓴 편지이다. 이양은 큰아빠인 이래진씨가 연평도를 간다는 소식을 듣고 편지를 썼으며, 연평도 바다에서 아버지에게 읽어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양은 아버지에게 "아빠 저에요, 아빠께 평소에 잘 못해드린것 같아 항상 죄송해요. 같이 공원도 가고 같이 잤을 때 재미있고 행복했다"고 적었다.

이어 "저는 지금도 잘 지내고 있다"며 "걱정 안해도 되고, 아빠도 잘지내시죠? "라며 안부를 물었다.
이 양은 "제가 평소에는 말을 잘 안들을 때도 있지만 저는 누구보다 아빠를 정말정말 사랑하요. 아빠도 아시죠? 아빠도 잘 지냈으면 좋겠어요. 아빠 아주 많이 사랑해요"라고 적었다.

이양은 편지지에 아빠가 웃는 모습과 함께 하트 3개도 그렸다.    

이래진씨는 "어린 조카가 날마다 아빠 사진을 바라보며 그리워 했다"며 "제수씨가 '아빠가 선물을 사올 것'이라고 굳게 믿으며 울다 지쳐 잠이 드는 모습을 보다 더이상 안되겠다 싶어 3주전 조카에게 '아빠가 배에서 실종 됐다'라는 사실을 알렸다"고 말했다.  

이어 "아빠의 실종 소식을 들은 조카는 제수씨에게 '아빠 이제는 안기다릴께'라고 말했다"며 "아빠가 선물을 사오는 모습을 스스로 내려놓은 것 같고, 지금은 아버지를 그리워 하며 자주 운다"고 말했다.  

이날 이대준씨의 20살된 아들의 편지도 공개됐다.

이군은 "국가로부터 버림받고 아파하는 우릴 두고 아빠는 절대 가시지 못했을 것"이라며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남은 가족의 상처는 아랑곳 없이 삶을 짓밟아도 아프지 않을 것 같았는데, 솔직히 고백하면 너무 아파요. 끝까지 버틸 수 있을지 두렵기도 하다"고 적었다.

이어 "아빠는 저와 동생에게 우주였는데, 그 우주가 무너져 내린 세상은 온통 암흑투성이"라며 "아빠가 47년동안 걸어온 삶은 그 누구도 마음대로 평가할 수 없어요. 아빠 이제는 편히 눈 감으세요"라고 적었다.  

하태경 국민의힘 해수부 공무원 피격 사건 진상조사 TF위원장과 해수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당시 47세)의 친형 이래진씨 등 일행은 이날 현장 검증을 위해 연평도로 향했다.


gut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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