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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파력도 면역회피도 오미크론 능가…재유행 이끌 BA.4-BA.5 정체

오미크론 하위 변이, 치명률 차이는 불확실…美 비롯한 110여개국서 확산세 주도
국내서도 BA.5 중심으로 확산 중…美 FDA "부스터샷에 항원 넣어라"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2022-07-02 06:05 송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모형도. © 뉴스1 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모형도. © 뉴스1 DB

세계 각국에서 오미크론 하위 변이인 BA.4와 BA.5가 우세종이 되어가면서 확진자가 늘고 있다. 이들 변이는 기존 오미크론 변이보다 전파력이 높고 면역회피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끝난 줄 알았던 코로나19 대유행에서 다시 만만치않은 상대가 나타난 셈이다.
이들 하위 변이에 대비해 미 식품의약국(FDA)이 부스터샷에 BA.4와 BA.5 변이 항원을 새로 포함하도록 제약사들에 권유하고 나서는 등 각국 방역당국은 다가올 재유행이 몰고올 확산세를 조금이라도 차단하기 위해 바짝 긴장하고 있다.

◇ BA.4와 BA.5가 세계 110여개국 확산세 주도

오미크론을 하위 변이로 세분하면 원래의 오미크론인 BA.1에서부터 현재 BA.5까지 주요 변이로 파악된다. 올해 초반 미국 뉴욕 등에서는 BA.2.12.1 변이가 유행했고, BA.4와 BA.5 변이는 지난 5월 초 남아공에서 처음 유행했다. BA.4와 BA.5는 기존 오미크론에 비해 전파력이 12~13%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위중증이나 치명률을 높이는 증거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최근에는 미국에서도 BA.4와 BA.5가 우세종 지위를 차지하는 등 급속히 우세종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달 19일~25일 사이 BA.4와 BA.5는 신규 확진자의 각각 15.7%, 36.6% 도합 52.3%를 차지했다. BA.2.12.1이 5월 24일 미국에서 공식적으로 우세해진 지 불과 한 달만이다. '스텔스오미크론'으로 불린 전파력 강한 BA.2보다 더 감염력이 좋은 것으로 평가됐던 BA.2.12.1가 BA.4와 BA.5에 밀린 것이다.
WHO에 따르면 유럽에서도 BA.5가 확산하며 회원국 53개국에서 매일 약 50만명의 확진자가 보고되고 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30일(현지시간) BA.4와 BA.5 변이가 세계 110여개국에서 확산세를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WHO 집계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 코로나19 환자 수는 전주 대비 18% 증가한 410만여명이 보고됐다. 주간 사망자 수는 전주와 비슷한 수준인 8500명으로 조사됐지만 중동과 동남아시아, 미주에서는 사망자가 증가했다. 

국내에선 5월 17일 BA.4 1건과 BA.5 2건이 국내에서 처음 보고됐다. 우리나라 역시 최근 일주일(6월18일~25일) BA.5 비중이 국내와 해외유입 모두 늘어 '빨간불'이 켜졌다.

6월2주에 BA.5 국내감염 비중은 2.0%였지만 6월3주에는 7.5%, 해외유입 비중은 6월2주 13.3%에서 6월3주 32.8%로 급속히 늘었다. 해외서 유입되는 확진자 3명 중 한명이 BA.5 감염자라는 의미다. 다른 변이는 비중이 줄고 있는데 비해 BA.5는 큰폭으로 증가 중이다.

◇ 스파이크 단백질에 고유한 돌연변이…면역반응 회피

지난달 23일자 네이처지에 따르면 BA.4와 BA.5 변이는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세계 곳곳서 오미크론 대유행을 이끈 BA.1보다는 BA.2와 더 유사하다. BA.4와 BA.5 변이는 스파이크 단백질 부분에 'L452R'과 'F486V'와 같은 고유한 돌연변이를 갖고 있는데 이것은 숙주세포에 달라붙어 면역반응을 피할 수 있게 한다. 

지난주 하버드대 부속병원 연구팀은 과거 백신 또는 코로나19 감염으로 생긴 항체를 BA.4와 BA.5 변이가 회피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 결과를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BA.1과 BA.2에 비해 BA.4와 BA.5은 백신 또는 감염으로 생긴 중화 항체가 3배 감소한 것을 관찰했다"면서 "이는 높은 수준의 백신 또는 자연 면역을 가진 집단에서 코로나19 감염이 급증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시민 한명이 화이자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시민 한명이 화이자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이를 방증하듯 미국 화이자와 모더나가 만들고 있는 오미크론 특화 백신도 BA.4와 BA.5에 대해서는 오미크론(BA.1)보다 효과가 감소하는 모습이다. 화이자가 최근 발표한 임상 2·3상 결과, BA.1 표적 1가 백신과 2가 백신의 중화항체 반응은 우세했지만, BA.4와 BA.5에 대해선 면역반응이 BA.1의 3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다.

모더나는 오미크론 하위 변이를 포함한 2가 부스터 백신 후보인 'mRNA-1273.214'의 추가 임상 데이터를 발표했다. 이 백신 후보는 BA.4와 BA.5에 모두 효과가 있기는 했지만 BA.1에서 보고된 수치보다 3배 낮았다. 

◇ 美, 부스터샷에 BA.4와 BA.5 항원 추가 권유…국내는 의료체계 재정비

재유행에 대비해 미 FDA는 1일 코로나19 백신에 BA.4와 BA.5 변이 항원을 새로 포함하도록 권유하는 등 대비에 나섰다. 화이자는 미국 정부에 코로나19 백신 1억500만회분을 추가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성인용 백신 중에는 오미크론용 백신 물량도 포함됐다. 

미 정부는 항체치료제도 추가로 도입한다. 다국적제약사 일라이릴리는 지난달 29일 미국 정부에 자사 코로나19 항체치료제인 '베텔로비맙'15만회분을 추가로 공급한다고 밝혔다.

국내 방역당국은 변이 유입으로 인해 재유행이 발생할 것을 대비해 전반적인 의료대응 체계를 재정비하고 있다. 

국내 방역당국은 BA.5 등이 이미 지역전파가 이뤄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질병청은 "오미크론 세부 변이 국내 감염사례들은 산발적 또는 가족간 추가전파 사례들이 확인되고는 있어 지역사회에서도 어느정도 전파는 진행되고 있다고 판단된다"면서 "다만 이를 통해 큰 규모의 집단발생 또는 특정 집단, 특정 지역에서 확진자 증가의 특이 양상은 보이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BA.5만이 아닌 전반적인 변이 등의 재유행에 대비하고 있다. 1일부터 기존의 코로나19 진료 등을 담당해 온 호흡기의료기관, 외래진료센터, 전화상담 병‧의원 등을 '호흡기환자진료센터'로 일원화하고 이날 기준 '원스톱(one-stop) 진료기관'을 6206개소 준비했다. 병상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권역별 병상 공동활용 체계'를 마련했고 정부가 의료기관에 지원했던 의료장비에 대한 관리도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지난달 30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아스트라제네카사가 개발한 코로나19 예방목적 항체치료제 '이부실드주(성분 틱사게비맙·실가비맙)' 2만회분을 긴급사용승인했다.


ungaung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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