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노동 배제·토건공화국"…노동계·시민단체 '홍준표식 시정' 우려(종합)

공무원노조 "뼈 깎는 고통 떠넘기지 말고 솔선수범해야"
洪 "구조조정으로 예산절감…미래 50년 투자" 강행 의지

(대구=뉴스1) 이재춘 기자, 남승렬 기자 | 2022-06-30 15:42 송고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이 지난 7일 오전 동대구벤처밸리에 있는 대구테크노파크에서 열린 민선8기 대구시장직 인수위원회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2.6.7/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이 지난 7일 오전 동대구벤처밸리에 있는 대구테크노파크에서 열린 민선8기 대구시장직 인수위원회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2.6.7/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민선8기 홍준표호(號)가 1일 공식 출범하는 가운데 대구지역 노동계와 시민단체가 '홍준표식' 시정에 대해 잇따라 우려감을 표명하고 있다.

민주노총 대구본부는 30일 논평을 통해 "홍준표 시장 당선인 재임 4년이 걱정된다. 그 어디에도 노동자를 위한 비전과 정책을 찾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규제 완화를 통한 기업 유치, 그에 따른 고용 창출 효과를 보겠다는 발상은 구시대적"이라며 "기업 유치나 토건 개발이 아니라 노동정책과 공공복지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구 미래 50년을 준비한다는 시장직 인수위원회의 계획에 오로지 '기업하기 좋은 도시'만 있을 뿐 '노동하기 좋은 도시'는 찾을 수 없다"며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강도 높은 구조개혁을 단행하겠다니 노동자 해고를 동반할 구조개혁이 심히 우려스럽다"고 했다.

민노총은 "노동정책은 개별적 단위가 아니라 총체적이고 종합적인 차원에서 수립돼야 한다. 노동정책 관장부서인 일자리투자국을 경제국으로 통·폐합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앞세워 실상은 '노동 배제'를 시정 과제로 채택한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비판했다.

민노총은 "고용·일자리 보장, 사회안전망 확충, 생활임금제 도입,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노동안전 문제, 비정형·취약노동자 지원 등을 노동정책에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준표 당선인이 사실상 재검토 방침을 밝힌 제2대구의료원 건립에 대해서도 계획대로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

민노총은 "제2대구의료원 건립이 확정됐음에도 모든 병원이 공공병원이라는 기이한 말로 뒤엎으려 하고 있다"며 계획대로 건립할 것으로 촉구했다.

민노총 관계자는 "홍준표 당선인의 시정 방향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 그의 임기 동안 시정에 노동자를 위한 노동 정책, 시민을 위한 공공복지정책이 반영되도록 투쟁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했다.

홍 당선인의 핵심 공약 중 하나인 '금호강 르네상스', '맑은물 하이웨이', 팔공산 등지의 케이블카 설치 등을 철회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성명에서 "대구의 핵심 생태축을 건드리는 '홍준표식' 개발계획은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새로운 공공병원 설립 대구시민행동 회원들이 지난 28일 오전 홍준표 대구시장직 인수위원회 기자회견이 예정된 대구콘텐츠비즈니스센터 앞에서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 제2대구의료원 건립 무산 시도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2.6.28/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새로운 공공병원 설립 대구시민행동 회원들이 지난 28일 오전 홍준표 대구시장직 인수위원회 기자회견이 예정된 대구콘텐츠비즈니스센터 앞에서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 제2대구의료원 건립 무산 시도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2.6.28/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이 단체는 "홍 당선인이 내놓은 '대구 미래 50년' 제안서를 보면 온통 토건개발 위주의 정책들로 도배돼 있다"며 "공항 후적지 두바이식 개발과 공항산단 건설, 금호강 르네상스, 맑은물 하이웨이, 팔공산과 비슬산 케이블카 설치 등에서 토건공화국의 냄새가 물씬난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중에서도 금호강 르네상스와 팔공산·비슬산 케이블카 건설 계획은 시대를 역행하는 개발사업일뿐 아니라 대구의 핵심 생태축을 건드리는 '불경'의 사업으로 절대 이뤄져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홍 당선인은 즉시 이런 제안에 대해 사과하고 환경파괴 개발계획을 철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무원노조도 비판에 가세했다.

대구공무원노조는 시장직 인수위가 시정개혁과제의 마지막으로 내놓은 공공기관 구조개혁안에 대해 "뼈를 깎는 고통을 공무원과 공공기관에 일방적으로 떠넘기지 말고 솔선수범하라"고 했다.

공무원노조는 "민선8기의 시정개혁 시나리오는 결국 대구의 미래를 단 50년의 프레임에 가둬놓고 4년 만에 종간(終刊)될 단편소설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구조개혁은 돈줄을 줄이는 재정개혁에만 초점을 두고, 성격이 서로 다른 기관들을 묶어놔 조직 내 부서간 장벽 등 불협화음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홍 당선인은 노동계와 시민단체 등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인수위가 제안한 정책과 자신이 강조해온 공약 및 시정 개혁안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공공기관 구조조정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대세"라고 썼다. 이어 "공공기관 개혁으로 1000억원 가량 예산절감 효과가 예상되며, 절약되는 예산은 모두 미래 50년 사업과 시민 복지 사업에 투자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혁신을 멈추면 대구도 멈추게 된다. 기득권 카르텔을 깨지 않으면 대구는 희망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홍 당선인은 1일 오전 대구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서 취임식을 갖고 민선8기 시정 운영을 시작한다.


leajc@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