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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직원 무릎 꿇리고 뺨 때린 손님…"50만원에 합의하자"[영상]

가해 남성 "빨리 안 와서 화나…돈 없어, 벌금 내도 돼" 뻔뻔
주유소 사장 "10년 근속한 직원, 병원비·위로금 사비로 줬다"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2022-06-29 17:21 송고
('보배드림' 갈무리) © 뉴스1
셀프주유소를 찾은 손님이 70세 직원을 무릎 꿇리고 뺨 때리는 영상이 공개돼 공분을 산 가운데, 사장이 이 손님을 강력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셀프주유소 사장 A씨는 지난 28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을 통해 며칠 전 있었던 직원 폭행 사건 관련 후속 상황을 공유했다.

앞서 전날 A씨는 주유소에서 발생한 갑질 사건 CCTV 영상을 공개했다. 글에 따르면 한 부부가 주유하러 해당 주유소를 방문했고, 여성이 카드 결제 입구를 찾지 못해 헤맸다.

그러자 옆에 있던 남성이 차에서 내려 직원을 불렀다. 이때 직원은 사다리 작업 중이어서 부부에게 바로 가지 못했고, 작업을 마친 뒤 카드 넣는 곳을 설명해줬다.

돌연 남성은 "기계가 왜 이렇게 만들어졌냐"며 욕을 하고 신경질을 냈다. 이에 직원이 "저희도 어쩔 수 없다"고 대응하자 남성은 분을 못 이겨 계속 욕설을 내뱉었다.

이에 직원은 괜한 마찰을 일으키지 않으려 사무실로 들어간 뒤 남성을 쳐다봤다. 이 남성은 직원을 뒤따라 들어온 후 "왜 내게 욕하냐"며 물건을 들고 위협하고 "사장 나와라"라고 소리를 지르는 등 난동을 피웠다.

이 과정에서 남성은 직원에게 "무릎 꿇고 사과하라"며 멱살을 잡고 밀쳤으며, 같이 온 여성은 이를 말리지 않고 직원의 어깨를 친 뒤 "무릎 꿇고 빨리 끝내자"고 회유했다.

이 직원은 다른 손님이나 직원들에게 피해 갈까 걱정되는 마음에 어쩔 수 없이 무릎을 꿇었다. 그 순간 남성은 직원의 뺨을 2대 때리고, 허벅지를 두 차례 발로 밟았다.

실제로 A씨가 공개한 CCTV 영상에는 여성이 빨간 옷 입은 직원의 팔을 잡고 무릎을 꿇게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어 남성이 직원 뺨을 두 대 내리쳤고, 여성이 그제야 남성을 말리는 장면도 담겼다.

상황을 인지한 A씨는 곧장 CCTV 원본과 함께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피해 직원은 10여 년 넘게 우리와 함께 일하신 분으로, 연세가 70세가 넘는다"며 "바로 병원 치료를 보냈고 정신과 상담도 권유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많은 연세임에도 항상 열심히 일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사장으로서 이런 일을 겪게 해드려 죄송할 따름"이라며 "서비스를 해드린다는 생각으로 셀프주유소이지만 (부부를) 도와드린 건데, 이 일로 인해 트라우마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경찰 접수 후에는 가해 남성이 "사과하고 싶다. 임대 아파트에 살아 돈이 없으니 50만원에 합의하자"고 연락을 해왔다. 그러면서 "난 나이가 있으므로 합의금을 50만원 이상 부르면 그냥 벌금 내겠다. 그날 안 좋은 일이 있었고 직원이 빨리 오지 않아 화가 났다"고 뻔뻔한 태도를 보였다.

A씨는 "본인의 화를 이기지 못해 죄 없는 직원을 무시하고 해선 안 될 폭력과 폭언을 행사해놓고 형식적인 사과만 했다"며 "피해 직원이 이 제안을 거절하자 가해 남성은 지속적으로 불쑥 찾아와 직원을 당황하게 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사건은 순식간에 공론화되면서 누리꾼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A씨는 "많은 분의 위로와 조언 감사하다"며 "현재 진술서 작성하고 우선 외상 상해진단서만 경찰에 제출한 뒤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또 A씨는 피해 직원에게 가해자가 제시한 위로금 이상을 병원비에 포함해 사비로 줬다고 밝히면서 민·형사 소송을 다 도와주겠다고 했다.

그는 "피해 직원에게 가해자를 강력히 처벌하자고 말했다"면서도 "다른 것보다 우리 직원 신분이 노출돼 2차 피해로 이어지는 게 염려스럽다"고 걱정을 내비쳤다.

끝으로 A씨는 "혹여 우연히 우리 주유소를 직접 방문하게 되면 직원에게 폭행과 관련된 일이 떠오르지 않게 주의 부탁드린다"며 "만족할만한 서비스를 받으셨다면 '감사합니다', '수고하세요' 정도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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