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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트랜스젠더 미인대회 톱11 한국인 "혼종·반변태 놀림당했다"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2022-06-27 14:02 송고 | 2022-06-27 15:14 최종수정
'미스 인터내셔널 퀸 트랜스젠더 2022' 대한민국 대표로 참가한 진(20)의 성전환 수술 전, 후. (유튜브 갈무리) © 뉴스1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트랜스젠더 미인대회가 3년 만에 태국에서 열린 가운데 '진'이라는 이름의 한국인 참가자가 TOP11에 이름을 올렸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태국 파타야에서 '미스 인터내셔널 퀸 트랜스젠더 2022' 대회가 열렸다. 이날 1위는 필리핀 출신의 푸치아 앤 라베나였다.

대한민국 대표로 참여해 TOP11에 오른 진(20)은 인터뷰를 통해 성전환 수술을 하게 된 계기부터 대회에 나오게 된 소감을 전했다.

키 183㎝의 모델지망생이라고 밝힌 진이 성전환 수술을 한 지는 1년이 조금 넘었다. 진은 "꿈에 그리던 대회에 대한민국 대표로 참가하게 돼 영광"이라며 "버킷리스트(소망목록)로 생각해오던 대회인데 나오게 돼 기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번이 처음으로 참가한 미인대회라고 밝힌 그는 "전 업적이라고 할 만한 게 아직 딱히 없다. 이번 대회가 첫 업적이 돼서 부담감도 느껴지지만, 의의가 크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대회를 위해 쇼 연습, 워킹 연습, 예쁘게 웃기 등 외적인 모습을 가꾸고 그거에 맞춰서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 등 내적인 모습도 함께 가꿨다"고 밝혔다.

진이 성전환 수술을 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트랜스젠더 모델이자 2010년 같은 대회 우승자인 한미니 때문이다.

진은 "어느 날 제가 한미니님이 운영하는 가게에 놀러 간 적이 있다"며 "그 당시 저는 여성으로서의 제2의 삶을 너무나도 살고 싶었다. 하지만 키도 크고, 얼굴도 잘난 게 아니라서 평소 일상생활이 어려울까 봐 고민을 많이 하고 걱정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이때 무대에서 당당하고 멋있는 한미니의 모습이 진에게 큰 영향을 줬다는 것. 그는 "가게에서 미니님을 향해 '언니 저 트랜지션 너무 하고 싶은데 고민이다'라고 외쳤다"라며 "미니님은 제게 '이 키에 나도 젠더하는데, 너도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아야지'라고 격려해줬다. 저는 그날 이후 확고하게 결정하고, 여성으로 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인 대표로 참가한 진은 TOP11에 올랐다. (미스 인터내셔널 퀸 인스타그램 갈무리) © 뉴스1
가족에게 성전환 수술을 하겠다고 밝혔을 때 반응은 어땠을까. 진은 "충격 그 자체였다. 심하게 말하자면 재앙이었다"며 "당시 저는 너무 여성스럽다는 이유로 학교폭력을 당했고,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달고 살았다"고 고백했다.

이런 상황에서 진은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부모라고 생각해 말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고. 그는 "사회가 이렇게 차가운 곳인지 몰랐다. 남자도 여자도 아닌 끔찍한 혼종, 괴물, 반변태라는 직접적인 이야기를 들으면서 살아오니까 제 자존감이 바닥을 찍었다"며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던진 말이 상처로 다가왔지만, 스스로 이렇게 살고 있다는 행복감이 더 컸기에 삶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인생에서 가장 의미가 큰 아이템으로는 '메이크업 브러시'를 꼽았다. 진은 "제가 처음으로 구매한 메이크업 브러시다. 제 진로를 찾아가는 데도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됐고, 메이크업을 통해서 자신감과 여성으로서 살아가기에 도움을 줬던 아이템"이라고 했다.

끝으로 진은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질병에 대한 혐오가 없어졌으면 좋겠다"며 "중국에서 발생한 코로나로 인해 서구권에서는 아시아인들을 혐오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런 일은 만연해 있었다. 특히 대표적인 예시가 에이즈다. 질병은 혐오할 수 있는 타당한 이유가 될 수 없고, 감염자들을 혐오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승하면 정말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전 그 행복감보다 저의 모습을 보고 자랄 다음 세대의 트랜스젠더 친구들에게 있어서 용기와 희망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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