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건희 / 왓챠 제공 © 뉴스1 |
여름이 가친 상처, 그리고 어디로 튈 지 모르는 '똘기'와 남다른 로맨스를 펼친 송건희. 그는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지금이 됐다며, 앞으로도 도전하는 배우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독특한 작품이더라, 대본의 느낌이 어땠나.
▶설정이나 이런 연출, 캐릭터가 만화같더라. 만화에서 툭 튀어나온 캐릭터같아서 재미있고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이게 드라마로 만들어지면 어떨까 궁금했다. 고등학생이 피를 흘린다는 설정, 보통 그러면 코피가 나는 정도인데 여름이는 정말 맞아서 피를 흘리지 않나. 맞는 걸 즐기는 인물 자체가 쉽게 볼 수 있는 캐릭터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 캐릭터를 하고 싶었던 이유가 있나.
▶과거의 트라우마를 잊기 위해서 고통을 선택하는 인물인데 그 전사(과거 이야기)가 궁금했다. 왜 잊으려고 하는 거지, 맞는 게 차라리 낫다는 건 어느 정도의 고통일까 생각했다. 이 트라우마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어둡게 그려지지 않으니까 그 점이 너무 좋았다.
-고교생 킬러가 나오는 이야기가 허무맹랑하게 느껴질까봐 우려되지는 않았나.
▶그래서 여름이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여름이는 킬러 조직을 접하는 일반인이다. 여름이가 여러 킬러를 만나게 되는데 거기서 여름이가 느끼는 감정이 나온다. 최대한 그 흐름을 따라가려고 노력했다.
-자기파괴적인 성향, 트라우마가 있는 인물이다. 시청자에게는 여전히 바른 이미지인데.
▶바른 이미지의 캐릭터를 많이 했는데 그런 것도 좀 변화를 주고 싶었다. 조금 더 자기 주장을 펼치고 주체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 역할을 해보고 싶었다. 마침 감독님이 제안을 해주셨다. 여름이를 보는데 매력이 있더라. 제가 환하게 웃는 역할을 많이 했는데 여기서 조금 더 다르게 그려보면 어떨까 생각도 했다.
배우 송건희 / 왓챠 제공 © 뉴스1 |
-이런 캐릭터를 연기할 때 쾌감이 있지 않나.
▶너무 재미있었다. (웃음) 촬영하는 순간 순간 너무 행복했다. 이런 현장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재미있었다 . 감독님께도 다시 한 번 감사하다고 연락을 드렸다.
-말맛나는 대사가 있어서 분위기가 달라지더라.
▶액션 장면이든 로맨스든 그 안에 살짝씩 코미디가 있다. 그 점이 재미있었다. 말맛을 어떻게 살릴까 고민했다. 여름이 특히 말이 많지 않은 인물이다. 그래서 분위기를 환기시킬 수 있는 포인트를 찾으려고 했다.
-박세완과의 호흡은 어땠나.
▶(박세완이) 교복을 입고 허쉬컷 헤어스타일을 하고 오셨는데 내가 생각한 겨울이었다. 그래서 더 재밌었다. 같이 대사 연습도 많이 하고, 여름이가 겨울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계속 고민했다. 그래서 좋은 케미스트리가 나온 것 같다.
-연기하면서 여름이랑 비슷하다라고 생각한 부분이 있나 .
▶처음에는 싱크로율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중반 즈음 여름이가 생각하는게 내가 생각하고 평소하는 것과 비슷하더라. 내가 '여름이화'가 된 건지. 평소에 생각한 버릇이나 무심코 나오는 행동들이 비슷해졌다. 내가 쓰던 말투도 여름의 말투가 되었고 나도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트라우마가 깊은 인물이다
▶뇌리에 남은 트라우마인데 어둡게만 그려지지 않았으면 했다. (트라우마를 겪으며) 몇 년을 살아온 사람인데, 그게 너무 익숙한 사람인 거다. 그 감정이 뭘지 이해하려고 했다. 감정을 쌓으려고 혼자 있는 시간을 보내려고 했다. 그러면서 어머니, 아버지의 부재나 아저씨의 존재가 어떤 것일지 생각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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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캐슬' 이후 오랜만에 교복을 입었는데 .
▶제가 생각보다 교복입는 연기를 많이 안 했다. 교복 입으니 좋더라. 생각보다 재미있게 했다. 학원물, 청춘물에 대한 욕심이 있다. 내가 잘 보여줄 수 있고 잘 이해할 수 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첫 주연작인데 부담은 없었나.
▶주연작의 부담도 있었지만 재미있게 하고 싶었다. 즐거운 현장이었으면 했다. 주연작이 처음이어서 재미있게 보셨을까 하는 마음으로 반응을 찾아봤다. 재미있다고 해주셔서 내심 좋았다. '여름 겨울이 또라이끼리 만났다'라는 후기가 기억이 난다.
-시야가 넓어지지 않나.
▶내가 단면적으로 보고 있었구나 싶더라. 드라마의 전체적인 부분을 보게 된다. 이 드라마에서 각 인물이 해주는 부분, 전체적인 톤을 어떻게 가져가야할까 등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됐다. 흥미로운 작업이었다.
-주변의 반응은 어떤가.
▶나는 객관적으로 보기 힘들어서 부모님이나 지인들에게 꼭 얘기해달라고 한다. 부모님이 재미있게 보셨다면서 '건희야 너 안 같다'라고 하시더라. 처음이었다. 제가 아니라 여름이 같다는 이야기어서 기억에 남는다.
-'앨리스'는 어떤 작품인가.
▶내가 한 발짝 나갈 수 있게 해준 작품이다. 이 작품을 하고 내 캐릭터나 단면적인 면을 보던 과거와 달라 전체적인 흐름을 더 보게 됐다.
배우 송건희 / 왓챠 제공 © 뉴스1 |
-앞으로 4회부터 공개될 예정인데 '최종병기 앨리스'를 봐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지금까지 나온 콘텐츠와는 연출이나 이야기가 색다르다. 핏빛 로맨스라고 해서 무겁지 않고 가볍게 볼 수 있는 내용도 있다. 또 저희 케미가 좋으니 그 점도 재미있게 봐달라.
-데뷔하고 5년이 지났다.
▶되게 열심히 살았다. 인터뷰를 하면 조승우 선배처럼 되고 싶다고 말하곤 했는데, 웹드라마로 시작해서 이번에 뮤지컬까지 하게 됐다. 연극, 영화, 드라마 ,뮤지컬을 다 경험해봤다. 여러 분야에서 좋은 경험을 쌓았다. 앞으로 5년 후면 서른이 넘는데 지금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그래서 20대에 더 많은 도전을 하고 싶다. 여름이도 그 과정의 하나다.
-다채널 시대가 되면서 작품 수가 많아지고 그만큼 관심도 분산되지 않나. 배우 입장에서 보면 어떤가.
▶경험이 결국 나중에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까 싶다. '스카이캐슬'의 영재나 웹드라마를 하던 데뷔 초의 나였다면 지금 '앨리스' 여름이는 제대로 못 해내지 않았을까 싶다. 여러 작품이 많이 나오는 게 신인들에게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배우 송건희 / 왓챠 제공 © 뉴스1 |
-어떤 배우이고 싶나 .
▶같이 작업하고 싶은 배우, 그런 동료가 되고 싶다. '건희랑 같이 하면 너무 좋지!' 그런 배우다. 나는 운 좋게도 정말 좋은 배우들을 만났다. 처음에 만난 김정난 선배, 유성주 선배 허준호 선배 또 이번 작품에서 만난 세완누나도 그렇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캐럴'에서 만난 진영(박진영) 형도 정말 내게 좋은 자극을 많이 주었다. 연기도 정말 잘하고 좋은 에너지를 주는 배우였다.
-데뷔 초 인터뷰를 보니 본가에 살고 있다고. 지금도 그런가.
▶지금도 군포에 산다. 오늘도 6시반에 나왔다. '해방일지' 보면서 공감을 많이 했다. (웃음) 현장 오가는 게 힘들기도 한데 자취하면 생활패턴이 망가질 것 같더라. 지금은 생활습관도 좋아졌고 나중에 자취를 하더라도 잘 살 수 있을 것 같다.
-연기를 좋아하는 이유가 뭔가.
▶연기를 하면서 내 안의 것들을 표현할 수 있어서 좋다. 연기를 하면 살아있는 것 같고 나를 돌아보게 된다.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앞으로 계속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는 점이 좋은 점이기도 하다.
ich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