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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이미지 벗고파"…송건희, 새로운 도전 '최종병기 앨리스' [N인터뷰]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2022-06-29 13:54 송고
배우 송건희 / 왓챠 제공 © 뉴스1
배우 송건희 / 왓챠 제공 © 뉴스1
배우 송건희. 드라마 '스카이캐슬' 속 영재를 연기하며 얼굴을 알렸다. 강압적인 부모 아래에서 자란 유약한 소년이지만 눈빛만큼은 상대를 꿰뚫어보듯 강렬했다. 많지 않은 분량에도 강한 존재감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 송건희는 이후 드라마는 물론, 영화 연극 뮤지컬에 도전하며 다방면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어 OTT 플랫폼인 왓챠 시리즈 '최종병기 앨리스'(극본 연출 서성원)을 만나 더 자유롭고 여유있게 연기를 펼칠 수 있었다. '최종병기 앨리스'는 킬러 정체를 숨겨야 하는 전학생 겨울(박세완 분)과 비폭력으로 학교를 평정한 잘생긴 또라이 여름(송건희 분)이 범죄 조직에 쫓기며, 핏빛으로 물든 학교생활을 그린 하드코어 액션 로맨스. 만화적인 설정의 이야기와 깊은 상처를 가진 소년 여름이 만나자 묘한 분위기가 완성됐다.

여름이 가친 상처, 그리고 어디로 튈 지 모르는 '똘기'와 남다른 로맨스를 펼친 송건희. 그는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지금이 됐다며, 앞으로도 도전하는 배우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독특한 작품이더라, 대본의 느낌이 어땠나.

▶설정이나 이런 연출, 캐릭터가 만화같더라. 만화에서 툭 튀어나온 캐릭터같아서 재미있고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이게 드라마로 만들어지면 어떨까 궁금했다. 고등학생이 피를 흘린다는 설정, 보통 그러면 코피가 나는 정도인데 여름이는 정말 맞아서 피를 흘리지 않나. 맞는 걸 즐기는 인물 자체가 쉽게 볼 수 있는 캐릭터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 캐릭터를 하고 싶었던 이유가 있나.

▶과거의 트라우마를 잊기 위해서 고통을 선택하는 인물인데 그 전사(과거 이야기)가 궁금했다. 왜 잊으려고 하는 거지, 맞는 게 차라리 낫다는 건 어느 정도의 고통일까 생각했다. 이 트라우마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어둡게 그려지지 않으니까 그 점이 너무 좋았다.

-고교생 킬러가 나오는 이야기가 허무맹랑하게 느껴질까봐 우려되지는 않았나.

▶그래서 여름이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여름이는 킬러 조직을 접하는 일반인이다. 여름이가 여러 킬러를 만나게 되는데 거기서 여름이가 느끼는 감정이 나온다. 최대한 그 흐름을 따라가려고 노력했다.

-자기파괴적인 성향, 트라우마가 있는 인물이다. 시청자에게는 여전히 바른 이미지인데.

▶바른 이미지의 캐릭터를 많이 했는데 그런 것도 좀 변화를 주고 싶었다. 조금 더 자기 주장을 펼치고 주체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 역할을 해보고 싶었다. 마침 감독님이 제안을 해주셨다. 여름이를 보는데 매력이 있더라. 제가 환하게 웃는 역할을 많이 했는데 여기서 조금 더 다르게 그려보면 어떨까 생각도 했다.
배우 송건희 / 왓챠 제공 © 뉴스1
배우 송건희 / 왓챠 제공 © 뉴스1

-이런 캐릭터를 연기할 때 쾌감이 있지 않나.

▶너무 재미있었다. (웃음) 촬영하는 순간 순간 너무 행복했다. 이런 현장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재미있었다 . 감독님께도 다시 한 번 감사하다고 연락을 드렸다.

-말맛나는 대사가 있어서 분위기가 달라지더라.

▶액션 장면이든 로맨스든 그 안에 살짝씩 코미디가 있다. 그 점이 재미있었다. 말맛을 어떻게 살릴까 고민했다. 여름이 특히 말이 많지 않은 인물이다. 그래서 분위기를 환기시킬 수 있는 포인트를 찾으려고 했다.

-박세완과의 호흡은 어땠나.

▶(박세완이) 교복을 입고 허쉬컷 헤어스타일을 하고 오셨는데 내가 생각한 겨울이었다. 그래서 더 재밌었다. 같이 대사 연습도 많이 하고, 여름이가 겨울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계속 고민했다. 그래서 좋은 케미스트리가 나온 것 같다.

-연기하면서 여름이랑 비슷하다라고 생각한 부분이 있나 .

▶처음에는 싱크로율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중반 즈음 여름이가 생각하는게 내가 생각하고 평소하는 것과 비슷하더라. 내가 '여름이화'가 된 건지. 평소에 생각한 버릇이나 무심코 나오는 행동들이 비슷해졌다. 내가 쓰던 말투도 여름의 말투가 되었고 나도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트라우마가 깊은 인물이다

▶뇌리에 남은 트라우마인데 어둡게만 그려지지 않았으면 했다. (트라우마를 겪으며) 몇 년을 살아온 사람인데, 그게 너무 익숙한 사람인 거다. 그 감정이 뭘지 이해하려고 했다. 감정을 쌓으려고 혼자 있는 시간을 보내려고 했다. 그러면서  어머니, 아버지의 부재나 아저씨의 존재가 어떤 것일지 생각해봤다.
배우 송건희 / 왓챠 제공 © 뉴스1
배우 송건희 / 왓챠 제공 © 뉴스1

-'스카이캐슬' 이후 오랜만에 교복을 입었는데 .

▶제가 생각보다 교복입는 연기를 많이 안 했다. 교복 입으니 좋더라. 생각보다 재미있게 했다. 학원물, 청춘물에 대한 욕심이 있다. 내가 잘 보여줄 수 있고 잘 이해할 수 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첫 주연작인데 부담은 없었나.

▶주연작의 부담도 있었지만 재미있게 하고 싶었다. 즐거운 현장이었으면 했다. 주연작이 처음이어서 재미있게 보셨을까 하는 마음으로 반응을 찾아봤다. 재미있다고 해주셔서 내심 좋았다. '여름 겨울이 또라이끼리 만났다'라는 후기가 기억이 난다.

-시야가 넓어지지 않나.

▶내가 단면적으로 보고 있었구나 싶더라. 드라마의 전체적인 부분을 보게 된다. 이 드라마에서 각 인물이 해주는 부분, 전체적인 톤을 어떻게 가져가야할까 등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됐다. 흥미로운 작업이었다.

-주변의 반응은 어떤가.

▶나는 객관적으로 보기 힘들어서 부모님이나 지인들에게 꼭 얘기해달라고 한다. 부모님이 재미있게 보셨다면서 '건희야 너 안 같다'라고 하시더라. 처음이었다. 제가 아니라 여름이 같다는 이야기어서 기억에 남는다.

-'앨리스'는 어떤 작품인가.

▶내가 한 발짝 나갈 수 있게 해준 작품이다. 이 작품을 하고 내 캐릭터나 단면적인 면을 보던 과거와 달라 전체적인 흐름을 더 보게 됐다.
배우 송건희 / 왓챠 제공 © 뉴스1
배우 송건희 / 왓챠 제공 © 뉴스1

-앞으로 4회부터 공개될 예정인데 '최종병기 앨리스'를 봐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지금까지 나온 콘텐츠와는 연출이나 이야기가 색다르다. 핏빛 로맨스라고 해서 무겁지 않고 가볍게 볼 수 있는 내용도 있다. 또 저희 케미가 좋으니 그 점도 재미있게 봐달라.

-데뷔하고 5년이 지났다.

▶되게 열심히 살았다. 인터뷰를 하면 조승우 선배처럼 되고 싶다고 말하곤 했는데, 웹드라마로 시작해서 이번에 뮤지컬까지 하게 됐다. 연극, 영화, 드라마 ,뮤지컬을 다 경험해봤다. 여러 분야에서 좋은 경험을 쌓았다. 앞으로 5년 후면 서른이 넘는데 지금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그래서 20대에 더 많은 도전을 하고 싶다. 여름이도 그 과정의 하나다.

-다채널 시대가 되면서 작품 수가 많아지고 그만큼 관심도 분산되지 않나. 배우 입장에서 보면 어떤가.

▶경험이 결국 나중에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까 싶다. '스카이캐슬'의 영재나 웹드라마를 하던 데뷔 초의 나였다면 지금 '앨리스' 여름이는 제대로 못 해내지 않았을까 싶다. 여러 작품이 많이 나오는 게 신인들에게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배우 송건희 / 왓챠 제공 © 뉴스1
배우 송건희 / 왓챠 제공 © 뉴스1

-어떤 배우이고 싶나 .

▶같이 작업하고 싶은 배우, 그런 동료가 되고 싶다. '건희랑 같이 하면 너무 좋지!' 그런 배우다. 나는 운 좋게도 정말 좋은 배우들을 만났다. 처음에 만난 김정난 선배, 유성주 선배 허준호 선배 또 이번 작품에서 만난 세완누나도 그렇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캐럴'에서 만난 진영(박진영) 형도 정말 내게 좋은 자극을 많이 주었다. 연기도 정말 잘하고 좋은 에너지를 주는 배우였다.

-데뷔 초 인터뷰를 보니 본가에 살고 있다고. 지금도 그런가.

▶지금도 군포에 산다. 오늘도 6시반에 나왔다. '해방일지' 보면서 공감을 많이 했다. (웃음) 현장 오가는 게 힘들기도 한데 자취하면 생활패턴이 망가질 것 같더라. 지금은 생활습관도 좋아졌고 나중에 자취를 하더라도 잘 살 수 있을 것 같다.

-연기를 좋아하는 이유가 뭔가.

▶연기를 하면서 내 안의 것들을 표현할 수 있어서 좋다. 연기를 하면 살아있는 것 같고 나를 돌아보게 된다.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앞으로 계속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는 점이 좋은 점이기도 하다.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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