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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의 큰 산, 정계의 큰 어른"…조순 전 부총리 빈소에 여야 발길

윤석열·문재인 전현직 대통령 조화 보내…여야 대표들도 추모 행렬
추경호 "한국 경제학계의 큰 산"…안철수 "한국 경제 근간을 다지신 분"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2022-06-23 19:58 송고
한국 경제학계의 거목으로 불리는 조순 전 경제부총리가 23일 새벽 숙환으로 별세했다. 2022.6.23/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경제학계의 큰 산이었고, 정계의 큰 어른이셨다."

대한민국 경제학계의 거목이자 정치인으로 이름을 떨쳤던 조순 전 경제부총리가 23일 숙환으로 타계했다. 빈소를 찾은 여야 정치인들과 정부 관료들은 조 전 부총리를 '선생님', '큰 어른'으로 기억하며 깊은 애도를 표했다.

조 전 부총리의 빈소는 이날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고인은 생전에 교수와 관료, 정치인으로 활동하며 현대사에 큰 족적을 남긴 만큼, 전·현직 대통령부터 정치 원로까지 각계 인사들이 추모의 뜻을 전달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조화와 조기를 보내 고인을 추모했다. 여권에서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해 안철수·이철규·배현진 의원,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 나경원 전 의원 등이 보낸 조화가 복도를 가득 메웠다.

야권에서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조화를 보내 고인을 추모했다. 민주당 이광재 전 의원과 이용우 의원도 조화를 보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서울대 경제학과 재학 시절 고인의 강의를 회고하기도 했다. 그는 조문을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교수님이 해외에서 박사를 하시고 1학년 2학기부터 경제 원론을 가르치셨다"며 "지금도 기억나는 것이 집을 '렌트 컨트롤'하면 어떻게 되느냐였다"고 했다.

그는 "소위 임대 3법이 그런 것인데, 시장에 제약을 가하면 어떤 결과가 일어나는지의 예로 렌트 컨트롤을 드셨다"며 "렌트 컨트롤을 하면 주인이 집을 잘 수리하거나 좋은 상태로 키핑할 인센티브가 없어진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총리는 결국 중장기적으로 임대로 들어와 사는 사람들이 오히려 제대로 된 주거 서비스를 느낄 수 없는 것"이라며 "렌트 컨트롤을 할 때 시장에 대해 직접 규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 교수님의 학자적 소신이었고, 저도 일생 동안 경제학을 하면서 머릿속에 많이 들어있던 말씀"이라고 했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23일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조순 전 경제부총리의 빈소를 찾아 조문을 마친 뒤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2022.6.23/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고인을 "한국 경제학계의 큰 산"이라 평가하며 추모의 뜻을 전했다. 추 부총리는 "고인이 경제기획원 부총리로 계실 때 제가 비서관을 했다"며 "늘 마음으로, 정말 대한민국의 존경받을 큰 어른이시라고 여겨왔다"고 말했다.

이어 "고인이 워낙 등산을 좋아하셔서 '산신령'이라는 별명도 있었는데, 때로는 고인을 모시고 등산을 다니기도 했다"며 "미국 유학을 갈 때도 '늘 지금 좋은 일을 하면 앞길을 묻고 망설일 필요가 없다'는 의미의 글씨를 써주셨는데 액자에 넣어두고 여전히 마음에 간직하고 있다"며 고인과의 일화를 떠올리기도 했다.

안철수 의원도 이날 오후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안 의원은 "고인께서는 위대한 학자이자 행정가, 한국은행 총재였고 정치인이었다"면서 "무엇보다 대한민국의 존경받는 어르신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고인은 소신과 원칙을 가지고 한국 경제의 근간을 탄탄히 다지신 분"이라고 적기도 했다.

안 의원은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했을 때 고인을 만나 조언을 구했던 일화를 소개하면서 "고인은 과거 삼풍백화점 사고가 났을 때를 말씀하면서 '시민 안전 챙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재정을 자기선전에 쓰는 위정자가 되지 말고, 자기 돈처럼 알뜰하고 성실하게 시민을 위해 써야 한다'고 말씀하신 기억이 생생하다"고 했다.

고인의 제자이자 저서 '경제학 원론'을 공저한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12시30분부터 빈소를 지키고 있다. 정 전 총리는 오는 25일 발인식까지 유가족과 동행할 예정이다.

정 전 총리는 기자들을 만나 "전에도, 앞으로도 조순 선생님만 한 선비 학자를 찾아보기 힘들 것 같다"며 "학문도 아주 훌륭할 뿐만 아니라 현실에 대한 특별한 감각이 있으셨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고인은 이날 새벽 향년 94세 일기로 별세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5일이다. 장지는 강릉 선영에 마련됐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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