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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ED 기술 격차만 믿다간 당한다…中 진정한 위협은 '가성비'

90% 넘던 중소형 OLED 韓 점유율 이젠 74%…中이 잠식
가격 경쟁력, 중국에 밀려…LCD처럼 시장 빼앗기나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2022-06-23 14:56 송고 | 2022-06-23 17:42 최종수정
2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2년 상반기 OLED 결산 세미나'에서 이충훈 유비리서치 대표가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 뉴스1

한국이 주도하고 있는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의 추격이 거세다. 아직 중국과 기술 격차가 크지만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한 중국 기업들이 공세가 본격화되면 점점 시장을 잠식당해 밀려나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23일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는 '2022년 상반기 OLED 결산 세미나'에서 올해 1분기(1~3월) 전세계 스마트폰용 OLED 출하량이 총 1억4500만대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9960만대를 출하해 시장점유율 67%로 1위에 올랐다. 중국의 BOE는 2030만대(14%)로 2위, LG디스플레이는 960만대(6%)로 3위였다. 국가별 출하량은 한국이 1억920만대를 기록해 74%의 점유율로 1위였으며 중국은 3830만대(26%)였다.

한국 기업이 앞서고 있지만 과거와 비교하면 빠른 속도로 따라잡히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스마트폰 위주인 중소형 OLED 시장에서 2019년 한국 기업의 점유율은 90.3%, 중국은 9.7%였다. 약 2년 동안 한국 업체들의 점유율은 15% 이상 줄어들었는데 이를 중국 업체들이 잠식한 것이다.

OLED 생산능력(CAPA)은 이미 중국이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전세계 스마트폰용 OLED 생산능력 중 중국 기업들의 생산능력은 50.6%로 집계됐다. 한국 기업들은 삼성디스플레이 38.8%, LG디스플레이 7.9% 등 46.7%였다.

지난 5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디스플레이 위크 2022' 전시회에서 BOE가 공개한 95인치 8K 화이트 OLED TV 패널(DSCC 제공). © 뉴스1

이날 세미나에선 최근 중국의 OLED 기술력이 높아지고 있지만 당장 국내 업체들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디스플레이 위크(SID) 2022' 전시회에서 중국의 BOE는 세계 최대 크기인 LG디스플레이의 97인치 OLED TV 패널에 맞먹는 95인치 화이트(W) OLED 패널을 선보인 바 있다.

유비리서치는 BOE의 WOLED 패널은 최근 공정 테스트에서 원래 계획의 50% 수준만 통과하는 등 수율이 떨어져 실제 생산량은 연 1500장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충훈 유비리서치 대표는 "BOE는 WOLED를 연말부터 양산할 계획이지만 아직 목표 물량도 없고 TV 테스트 조건도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아직 한국과 중국의 OLED 기술격차는 크고 수율문제까지 고려하면 BOE가 실제로 생산하는 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오히려 기술 격차가 아니라 가격 경쟁력을 걱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과거 국내 기업이 주도했던 액정표시장치(LCD) 산업을 중국이 잠식할 수 있었던 건 기술 경쟁력이 높아서가 아니라 가성비가 뛰어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기술경쟁력이 높아지면 그만큼 가격이 올라가는데, 일반 소비자 입장에선 높은 기술력을 구별하기 어렵고 결국 가격이 낮은 제품을 선택한다는 얘기다.

이 대표는 "가격은 시장 경쟁력을 가져갈 수 있는 요소"라며 "중국 OLED가 성능은 좀 낮지만 가격을 확 낮춰서 한국 시장에 들어오게 되면 시장을 빼앗기게 되고 결국 국내 기업들의 제품 가격이 끌려내려갈 수밖에 없게 된다"고 우려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직원이 스마트폰에서 OLED 마이크로사이트를 시연하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 뉴스1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현재 아이폰13에 납품되는 BOE의 OLED 패널 가격은 약 50달러로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보다 낮은 가격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아이폰13에 들어가는 BOE의 OLED 패널 생산량도 기존 300만대에서 1000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의 실적 호조도 물량공세의 기반이 될 수 있다. 지난해 BOE의 디스플레이 사업부 매출액은 2022억위안(약 39조원)으로 삼성디스플레이(31조7100억원)와 LG디스플레이(29조8780억원)의 전체 매출 규모를 뛰어넘는다. 지난해 BOE의 영업이익은 258억위안(약 4조9200억원)으로 전년보다 무려 413% 증가했다.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을 자국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는 점도 향후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의 OLED 패널 시장 잠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올해 1분기 전세계에서 출시된 스마트폰 주요 모델 50종 중 중국 기업 제품이 43개로 86%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BOE는 올해 아이폰용 OLED 패널(2억1080만대) 중 약 10%인 2000만대를 공급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추세다.

업계에선 중국과의 OLED 기술 격차에 안주하는 게 아니라 가격 경쟁력을 높일 방안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이 대표는 "중국은 정부 지원금·보조금이 굉장히 많아 한국 기업이 제품을 팔수록 손해일 때도 중국 기업은 사업 유지가 가능하다"며 "세제 혜택 정도가 아니라 특별법 제정 등 정부 차원에서 디스플레이 산업 지원과 관련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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