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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
22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중국집에서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른 아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지난달 오후, 글쓴이 A씨는 자주 가는 중국집에서 친구와 함께 고량주를 마시고 있었다. 당시 가게의 한 테이블에 초등학교 3학년쯤으로 보이는 여자아이와 1학년 혹은 유치원생으로 추정되는 남자아이가 있었다.
이 남매는 짜장면 하나를 시켜놓고 생일축하 노래를 불렀다. 짜장면은 남자아이만 먹었고, 여자아이는 이를 지켜보기만 했단다.
A씨는 "여자아이는 눈빛이 되게 어른스러워 보였다"며 "요즘 같은 시대에 중국집에서 애들이 저러는 거 보기 힘든데 좀 애잔했다"고 전했다.
이에 A씨는 사장님께 부탁해 짜장면 1개와 탕수육을 남매에게 시켜줬다. 여자아이는 눈치 보다가 꾸벅 인사하고는 허겁지겁 먹었다. 이후 A씨의 친구는 케이크를 사서 남매에게 "생일 축하한다"며 건네기도 했다.
A씨는 "친구에게 왜 착한 척하냐고, 나 따라하냐고 물어봤더니 우리 초등학교 때 짜장면 먹고 싶은데 돈 없어서 못 먹은 거 생각났다더라"고 했다.
이어 "남매는 우리보다 빨리 먹더니 여자아이가 와서 '감사합니다' 인사하고 나갔다"며 "그 작은 애들 배 어디로 들어갔는지 탕수육, 짜장면 소스까지 다 먹고 갔다"고 말했다.
A씨는 사장님으로부터 남매의 사정을 전해 듣기도 했다. 알고 보니 남매는 근처에 거주하며 파지 줍는 할머니와 셋이 살고 있었다. 남매는 종종 중국집에 와서 짜장면 한 그릇을 둘이 나눠 먹거나 동생만 먹고 가곤 한다고 사장은 전했다.
남매에게 베푼 마음은 A씨에게도 돌아왔다. 사장이 A씨의 테이블에 고량주 작은 병을 서비스로 준 것이다.
음식을 더 시켜 먹은 그는 "여자아이 눈빛이 어른스러운 게 너무 슬펐다"며 글을 마쳤다.
이 글을 본 누리꾼들은 "애들이 착해서 더 짠하다", "가난으로 빨리 철 든 아이만큼 가슴 아픈 게 없다", "너무 빨리 어른이 돼버린 아이들이 참 안타깝다", "다른 건 몰라도 아이가 굶는 건 못 보겠다", "나도 저런 상황에서 짜장면 한 그릇 사줄 수 있는 어른이 되겠다",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