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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쿨파]美기준금리 연말 4% 갈 듯…영끌족 어쩌나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2022-06-20 12:20 송고 | 2022-06-20 13:10 최종수정
워싱턴 DC에 있는 연준 빌딩.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워싱턴 DC에 있는 연준 빌딩.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방송인 박수홍씨가 미우새(미운우리새끼)에 출연했을 당시, 아버지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이자”라고 말했었다.

박수홍씨 부친은 “이자는 잘 때도 밥 먹을 때도 불며, 심지어 죽어서도 분다”고 강조했다.

웃으면서 방송을 봤지만 한참 후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인생을 살아온 경험에서 나온 아버지의 진심어린 충고임을 느낄 수 있었다.

이자가 바로 금리다. 금리는 모든 경제활동을 규정한다. 금리에 따라서 주가-암호화폐(가상화폐) 등 위험자산은 물론 집값 등 부동산도 오르락내리락한다.

경제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금리’인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으로 전세계 중앙은행이 초저금리 정책을 추진하자 전세계 집값은 물론 자산 가격이 일제히 급등했다.

그러나 시장에 돈이 너무 풀린 나머지 인플레이션이 폭등하자 각국 중앙은행이 앞 다퉈 금리인상에 나서고 있다.

특히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준이 공격적인 금리인상에 나서자 전세계 중앙은행들이 이를 추종하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15일(현지시간) 금리인상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연준은 금리를 0.75%포인트(p) 높여 1.5~1.75%로 인상했다. 인상폭은 1994년 이후 28년 만에 최대다. © AFP=뉴스1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15일(현지시간) 금리인상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연준은 금리를 0.75%포인트(p) 높여 1.5~1.75%로 인상했다. 인상폭은 1994년 이후 28년 만에 최대다. © AFP=뉴스1

연준은 지난 15일 28년 만에 0.7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단행해 기준금리를 1.5%~1.75% 범위로 올렸다.

이에 따라 미국의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도 급등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6일 미국의 모기지 금리가 5.78%를 기록,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11월 이후 최고로 치솟았다고 보도했다.

최근 미국 부동산 랠리도 한국처럼 2030세대들이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초저금리 시대가 도래하자 싼 모기지 금리를 이용, 주택 매입에 대거 나섰었다.

이런 상황에서 모기지 금리가 13년래 최고로 치솟자 미국의 2030세대들이 ‘패닉’에 빠졌다고 WSJ은 전했다.

연준의 금리인상 충격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미국의 금리인상 충격은 미국에 그치지 않는다.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이 연준을 따라하기 때문이다.

미국과 금리격차가 커지면 자본 이탈 현상이 나올 수 있어서다.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자 영국의 중앙은행인 영란은행과 스위스 중앙은행이 곧바로 금리를 인상했다. 특히 스위스중앙은행은 2007년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인상했다.

신흥시장의 경우, 경제상황이 금리를 인상할 여력이 안됨에도 자본 이탈을 우려해 금리를 인상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는 1.75%로 미국 기준 금리 상단과 일치한다.

그런데 미국은 금리를 더 올릴 전망이다. 연준의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최근 한 콘퍼런스에 참석, 7월에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떨어지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크리스토퍼 월러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 이사. © AFP=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크리스토퍼 월러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 이사. © AFP=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금리인상 전망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연준의 점도표에 따르면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말에는 3%를 훌쩍 넘어 3.8%까지 오를 전망이다. 거의 4%에 근접한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의 금리인상도 가팔라질 가능성이 크다. 금리차로 자금이탈 현상이 발생할 뿐 아니라 자금이탈로 환율이 상승하면 대부분 원자재를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의 경우, 수입물가가 더 올라 인플레이션이 더욱 급등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한국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2022.5.26/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2022.5.26/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미국발 긴축 공포에 따른 금리 발작으로 국내 시중은행 주담대 혼합형(고정형) 금리 상단이 연 7%를 이미 넘어섰다. 연준이 계속해서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추진할 것이기에 주담대 금리가 연내 8%를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

기준금리가 본격적으로 오르기 전인 지난해 연 4%대 금리에 3억 원 주담대를 받은 경우, 월 이자는 100만 원 정도에 그쳤다. 그러나 연 7%의 대출금리가 적용되면 월 이자는 175만 원으로 는다. 8%까지 금리가 오르면 월 이자는 200만원으로 2배 급증한다. 

이에 따라 한국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빚투'(빚내서 투자)족들의 빚 부담은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사실 암호화폐와 증시 버블은 부동산 시장 버블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다. 암호화폐와 주식에는 수백수천만 원을 투자하지만 부동산에는 최소 수억 원을 투자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버블이 터지면 한국은 엄청난 경제충격을 받을 것이다. 

박수홍씨 부친 말씀대로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이자”라는 말을 전 국민이 실감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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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o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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