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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시청서 남성 성기 표현한 작품 전시…“노골적이라 불쾌”

시청 직원들 내부 익명게시판서 ‘외설적’이라고 비판
예술계 “예술인들의 표현 자유 위축할 수 있어” 우려

(양주=뉴스1) 양희문 기자 | 2022-06-15 15:13 송고 | 2022-06-15 16:31 최종수정
민윤홍 작가가 양주시청 내 마련된 감동갤러리에 전시한 '실바람에 꽃 터질 듯~~’ 이라는 제목의 조각 작품.  논란이 일자 덮개로 가려졌다.© 뉴스1
민윤홍 작가가 양주시청 내 마련된 감동갤러리에 전시한 '실바람에 꽃 터질 듯~~’ 이라는 제목의 조각 작품.  논란이 일자 덮개로 가려졌다.© 뉴스1

경기 양주시청사 내부에 남성 성기를 연상케 하는 조형물이 전시돼 청사에 근무하는 공직자들 사이에서 논란이다.

양주시는 부랴부랴 작품을 가리는 등의 조치를 취했지만 예술계에선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5일 시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오는 30일까지 시청 3층 복도 감동갤러리에서 ‘여섯번째 여름을 걷다’ 전시를 열고 있다.

올해로 6회째 맞이한 ‘여름을 걷다’ 전은 2017년 첫 전시 이후 매년 개최 중이며, 올해는 한국미술협회 양주지부 소속 작가 24인의 작품을 선보였다.

전시는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한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양주시청을 방문하는 시민 누구나 무료로 관람 가능하다.

하지만 이중 ‘실바람에 꽃 터질 듯~~’이라는 제목의 조각 작품이 공직사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작품은 우뚝 솟은 조형물 위에 빨간 꽃이 만개했고 주변으로 하얀 꽃망울과 줄기들이 분출하는 모습으로 표현됐다.

이 작품을 본 시청 공직자들은 내부 익명게시판 등을 통해 “3층 갤러리 남성 성기 모양 조형물 미쳤나요”, “물줄기 표현까지 완전 의도적”, “남성 성희롱 전시물 중단하라. 여성 성기 모양과 유사한 조형물이라면 저렇게 전시 가능했을까”, “노골적이라 불쾌하다”, “당장 철거하라” 등의 의견을 냈다.

시의 한 직원은 “갤러리라고는 하지만 이곳은 미술관이 아니라 시청이기 때문에 지나치게 노골적인 예술품을 전시하기에는 적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작가가 본인 작품이 퇴출당했다는 사실을 알면 공무원들 얼마나 고리타분하다고 할까. 지나친 엄숙주의에서 벗어나자”는 등 ‘예술품’으로서 감상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시는 해당 작품을 덮개로 가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작품을 제작한 민윤홍 작가는 “타 갤러리에서도 전시를 했고, 수상도 한 작품이다. 선정적으로 표현한 건 아닌데 사람마다 보는 관점이 다를 수 있으니 시의 조치에 대해 이해는 한다”고 말했다.

예술계에선 시의 대처가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정도로 민감하게 받아들이면 예술인들의 작품 표현 자유가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경기지역에서 활동하는 한 예술인은 “비너스상도 전국 어디를 가나 볼 수 있고, 심지어는 성박물관도 우후죽순 생기고 있다”며 “전시의 목적은 자유로움을 표현하는 것인데 이런 일로 제약을 받으면 예술인들이 작품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yhm9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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