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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 없는 연구? 그렇지 않습니다"…이그노벨상 읽어드립니다 [신간]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2022-06-15 09:00 송고
이그노벨상 읽어드립니다. © 뉴스1

이그노벨상은 '괴짜 노벨상'으로 불린다. 기발한 호기심으로 업적을 낸 전 세계 연구자들을 기리기 위한 것이다.
'돈을 깨끗하게 쓰면 경제 감각을 높일 수 있다' '불안한 날에는 새 이불을 덮지 말라' '저주 인형, 정말 효과가 있을까'

이 같은 이그노벨상의 연구 결과를 두고 누군가는 과연 크게 쓸모가 있을까 생각할 수 있다. 

언뜻 보면 한번 웃고 넘어갈 만한 내용이지만 재미는 물론, 심리학적으로 우리 생활에 도움이 되는 기발한 연구 대상이기도 하다.

이를 모은 신간 '이그노벨상 읽어드립니다'가 출간됐다. 저자들은 한국을 대표하는 심리학자들이다.
유튜브 '이그노벨상 읽어드립니다'에 나왔던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것은 물론 한 발 더 깊이 들어간 부분도 있다. 시간 관계상 미처 소개하지 못한 내용도 더했다.

'미라클 모닝'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눈여겨볼 내용도 있다. 바로 아침형 인간과 저녁형 인간에 대한 연구다.

2014년 이그노벨 심리학상을 수상한 논문에 따르면 '늦게 자는 저녁형 인간일수록 나르시시즘, 사이코패스, 마키아벨리즘과 같은 어두운 3가지 특징이 더 많이 나타난다'고 한다.  

공존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 즉 타인과 잘 지내고자 하는 동기가 떨어지는 사람들이 대체로 잠을 늦게 잔다는 것이다. 

그러나 수면 시간이 부족하다고 해서 무조건 이 3가지 측면이 다 강하다고 할 수는 없다.

밤에 늦게 자더라도 타인과 원만하게 지낼 수 있는 이타성이나 협동 능력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어디까지나 인과 관계가 아니라 상관관계라는 의미다.

이 논문은 결국 우리 호모 사피엔스가 사회의 구성 요소로서 살아가기 위해 나타난 적응의 과정을 살펴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고 말한다.

아침형 인간, 저녁형 인간으로 살아가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이 말은 우리가 상황에 맞게 적합한 행동을 하도록 진화해왔다는 의미다.

이 연구에서 저자들이 주목한 부분은 아침형 인간이냐 저녁형 인간이냐 하는 것보다 '잠이 얼마나 중요한가'라는 점이다.

잠이 부족하면 평소의 나쁜 습관을 제어하기 어렵다는 점을 짚는다. 중요한 면접에서 다리를 꼬고 앉거나 턱을 괸다든가 하는 것이 그것이다.

저자들은 이그노벨상을 받은 논문 중에서도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주제를 선별, 실험 내용을 세밀하게 살핀다. 이를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메시지와 교훈을 충실히 덧붙였다.

◇ 이그노벨상 읽어드립니다 / 김경일, 이윤형, 김태훈, 사피엔스 스튜디오 지음 / 한빛비즈 / 1만7500원


cho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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