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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 사업 초기 1조5000억원어치 코인 사전발행…그 돈은 어디로 갔나

2019년 발행한 SDT, 행방 묘연…테라, 자산 공개할 때 SDT 쏙 빼 '논란'
SDT 원천은 '차이' 고객 예치금…현재는 테라-차이 관계 끊겨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2022-06-12 14:42 송고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최근 가격 폭락으로 일대 혼란을 일으킨 암호화폐 루나(LUNC)와 테라USD(UST) 발행사 테라폼랩스가 지난 2019년 사업 시작 당시 사전에 미리 발행해둔 암호화폐 ‘테라SDR(SDT)’의 행방이 묘연해 논란이 일고 있다.

당시 테라는 1조5000억원 규모의 SDT를 ‘프리 마이닝’(사전발행)했으나, 지난달 테라 '디페깅(고정 가격이 무너지는 것)' 현상이 발생한 이후 테라 측이 공개한 자산 목록에선 SDT가 빠졌다. 프리마이닝이란 암호화폐 발행사가 블록체인 가동을 시작하기 전에 사전에 미리 암호화폐를 발행해두는 것을 말한다.

과거 사전발행 당시 테라가 백서에 이를 기재하지 않았던 것도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투자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일반 투자자들을 기망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SDT도 UST 위한 준비금?…테라가 공개한 자산 목록에선 빠져

지난 11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출연한 테라폼랩스 전 직원은 "프리마이닝된 SDT는 테라 측이 미리 준비금을 가지고 있다가 UST(테라 스테이블코인)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가격을 메우려고 발행한 것 같다"고 말했다.

UST는 1달러에 가치가 고정된 스테이블코인으로, 이번 '테라 사태'는 UST 고정 가격이 1달러 미만으로 무너지는 디페깅 현상이 발생하면서 시작됐다. 본래 UST 디페깅이 발생할 시 테라는 UST를 1달러보다 싼값에 매수해서 '자매 코인'인 루나(LUNA)로 전환하고, UST는 소각한다. UST 공급량을 줄여 가격이 다시 1달러로 오르게끔 하는 구조다.

지난달 디페깅 현상이 발생했을 때, 테라는 UST를 매수하는 데 미리 마련해둔 비트코인(BTC) 등 준비금을 사용한 바 있다. 이처럼 SDT도 UST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발행했을 것이란 추측이다.

문제는 지난달 UST가 폭락하는 '테라 사태'가 발생한 이후 테라 측이 공개한 자산 목록에서 SDT는 빠졌다는 점이다. 해당 자산 목록은 UST 디페깅을 해결하기 위한 준비금이 어떤 암호화폐들로 구성됐는지 공개한 목록이다. USD 가격을 유지하는 데 SDT를 썼다면, SDT 역시 해당 목록에 포함됐어야 한다.    

지난달 테라 블록체인 지원을 위해 설립된 루나파운데이션가드(LFG)는 트위터를 통해 자산 목록을 공개했다. 목록에는 비트코인(BTC)을 비롯해 바이낸스코인(BNB), 아발란체(AVAX), 테더(USDT) 등이 포함됐다. 여기에 '프리마이닝'된 SDT는 없었다.

SDT 발행 사실은 지난 2020년 11월 한 언론에서 '프리마이닝'과 관련한 문제를 제기할 때까지 투자자 대상 백서에도 포함되지 않은 사안이다. 이에 테라가 비자금을 조성해둔 것 아니냐는 논란도 계속될 전망이다.

◇SDT, '차이' 통해 쓰일 수 있었다

그렇다면 테라는 어떻게 SDT를 UST 가격 유지에 활용했을까?

테라는 지난 2020년 11월 프리마이닝 관련 보도가 나오기 직전, 외부 공시사이트에 "프리마이닝한 SDT를 KRT로 바꿀 수 있으며, 차이로부터 원화(KRW)를 받고 팔 수 있다"고 밝혔다. KRT는 테라가 발행한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이다.

테라가 외부 공시 사이트에 공개한 내용. 출처 SBS '그것이 알고싶다' © 뉴스1

차이는 간편결제 서비스로, 2020년까지는 차이 결제 뒷단에 테라 블록체인이 쓰였다. 고객이 차이에 금액을 충전하면 해당 금액이 KRT로 바뀌어 결제되고, 테라 블록체인에 결제 내역이 기록됐다. 결제 내역은 블록체인 탐색기인 '차이스캔'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즉, 테라가 밝힌 것처럼 테라는 기존에 발행해둔 SDT를 KRT로 바꾸는 방식으로 KRT를 발행했다. 차이에 충전된 고객 예치금은 테라(루나 재단)로 흘러들어갔고, 테라는 원화 예치금을 받고 차이에 KRT를 내줬다. 테라는 이렇게 받게 된 원화를 UST 가격 유지 등에 활용했다.

차이는 테라로부터 받은 KRT를 '차이 머니'로 보유했다. 이후 고객이 상점에서 '차이 머니'로 결제를 하면, 거래 내역이 블록체인에 기록된다. 단, 상점에 결제 대금을 지급할 때에는 KRT를 다시 원화로 바꿔서 지급했다. 이런 방식으로 테라는 KRT의 실사용 수요를 창출했다.

차이 고객 예치금이 테라(루나 재단)로 흘러들어가는 구조. 출처 SBS '그것이 알고싶다'© 뉴스1

이 같은 구조를 종합해보면, 프리마이닝된 SDT의 원천은 차이 고객 예치금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고객 예치금과 교환되는 KRT는 SDT와 맞바꾸는 방식으로 발행되기 때문이다. SDT를 소각하고 KRT를 발행하는 방식이다.

실제 블록체인 상 거래내역에서도 1000만개의 SDT가 KRT로 바뀌어 차이 지갑으로 이동되는 과정이 포착됐다. 차이 고객 예치금이 테라까지 흘러들어가는 구조가 이처럼 완성된 것이다.

현재는 차이와 테라의 관계가 끊긴 상태다. 테라 사태가 발생한 지난달 차이 측은 공식 입장문을 내고 "테라와 차이의 파트너십은 2020년 종료됐다"며 "차이가 제공하는 할인 혜택은 테라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차이와의 관계가 끊긴 만큼, SDT를 KRT로 바꿔 '차이 머니'로 보유할 일은 더 이상 없다. 

테라의 블록체인 상 거래내역을 추적한 암호화폐 업계 관계자는 '그것이 알고 싶다'에 "(거래내역을 분석한 결과) SDT 10억개 중 3억개의 행방이 묘연하다"고 밝혔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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