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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틴 원우 옷 사고 고양이도 보호해요"…열정도 골목상권 착한 바자회

[최기자의 동행] 나비야사랑해 바자회 이모저모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2022-06-03 15:04 송고 | 2022-06-03 15:26 최종수정
5월 28일 서울 용산구 백범로 일대에서 열린 '나비야사랑해' 바자회에서 연예인 애장품 경매가 진행되고 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세븐틴 원우와 인피니트 엘이 입었던 옷입니다. 자~ 사실 분 손 드세요!"

지난달 28일 서울 용산구 백범로 일대. 일명 '열정도 거리'에서는 특별한 경매가 열렸다.

세븐틴 원우와 인피니트 엘(김명수)이 입었던 의류, 모자 등 애장품이 나비야사랑해 바자회에 경매로 나온 것. 세븐틴은 최근 새 앨범을 발매했고 엘은 해병대 제대를 앞두고 있어서 팬들의 관심이 증폭됐다.

나비야사랑해 봉사자는 무더운 날씨에 땀을 뻘뻘 흘려가며 경매 참가자들을 모았다. 사람들이 모이면서 열정도 거리는 온정으로 훈훈해졌다.

5월 28일 서울 용산구 백범로 일대에서는 '나비야사랑해' 바자회가 열렸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 한산했던 골목상권…바자회로 활기 찾아

2012년부터 시작한 나비야사랑해 바자회는 이번이 13회째다.열정도 거리에서 바자회가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훈훈한 바자회 온정으로 골목 명칭에 걸맞은 열정이 넘쳐났다.

서울시에 따르면 열정도는 인쇄소 골목이 쇠락의 길을 걷는 것을 안타까워한 청년 사업가들이 2014년 지역 상권을 살리기 위해 프로젝트를 통해 재탄생시킨 특화 거리다.

열정이 넘치는 청년들이 처음 6개의 음식점을 동시 개점한 뒤 300미터 남짓한 골목에 50여개 점포가 들어설 정도로 활기를 띠었다. 골목 곳곳 아기자기한 인테리어는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코로나 시국에 경제가 어려워지고 재개발 등으로 인해 관광객들이 주변 상권으로 이동하면서 열정도 골목은 예전보다 명성이 많이 떨어졌다.

이를 안타까워한 유주연 나비야사랑해 대표가 골목상권을 지키고 고양이들도 살리기 위해 떠올린 것이 바자회였다고.

유 대표는 "제가 용산 토박이라 동네에 대한 애정이 깊다"며 "고양이보호를 하고 있지만 사람이 먼저 살아야 인식개선도, 동물복지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열정도에서 바자회를 열게 됐다"고 밝혔다.

5월 28일 서울 용산구 백범로 일대에서는 '나비야사랑해' 바자회가 열렸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열정도 골목의 역사를 알고 바자회 취지를 들으니 의미 있는 행사라는 생각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동물보호운동을 하는 사람들 중에는 '동물을 돈벌이로 이용한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기업을 향한 무리한 후원 요청으로 관계자들이 난처함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또 동물의 습성을 이해하기보다 사람의 시선으로 동물을 보다 보니 작은 일에도 '학대'라고 주장하며 오히려 사람을 정서적 학대하는 경우도 생긴다. 동물을 보호할 능력이 되지 않으면서 구조부터 하는 바람에 애니멀 호더와 같이 사실상 학대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나비야사랑해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사람을 배려할 줄 알고 실제 고양이를 구조해 책임지고 입양을 보낸다. 2006년 보호소 시작 후 2500마리가 넘는 고양이들을 구조했다. 기업에 후원받는 것은 감사하게 생각했다. 바자회로 돈을 벌면서 후원 업체도 홍보해주고 주변 골목상권 매장 소개도 잊지 않았다.

5월 28일 서울 용산구 백범로 일대에서는 '나비야사랑해' 바자회가 열렸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 고양이만 보호? 사람과 상생 노력도 이어

바자회장은 사람과 동물이 상생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축제의 장으로 손색이 없었다. 방문객들은 30여개의 부스를 구경하며 시간을 보냈다. 부모의 손을 잡고 나온 아이들, 강아지와 함께 산책 나온 부부 등 다양한 사람들이 바자회장을 다녀갔다.

방문객들은 고양이들이 잘 먹는 로얄캐닌과 내추럴발란스 사료부터 조앤강 조공과 아로펫 간식, 스투키와 홀(whol)의 탈취제 등을 소비자가격보다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했다. 우연히 바자회에 왔다가 "득템했다"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이는 사람도 있었다. 

뉴트리션트리의 영양제와 고양이병원소설에서 지원한 각종 건강제품은 물론 개인이 후원한 캣타워, 가전제품 등도 눈길을 끌었다.

한국마즈와 러쉬에서는 바자회 방문객들을 위해 사람이 먹는 간식과 물품을 선물해 둘러보는 재미를 더했다.

동물병원 전용 영양보조제를 판매하는 하이큐펫츠는 고양이 엘리 입양시 신장 건강관리를 위한 제품을 후원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작은 단체들도 힘을 보탰다. 길냥이와동고동락, 천사들의모임 등은 봉사자를 지원해 제품을 판매를 돕고 나비야사랑해에 후원했다. 제품을 판매하면서 장점을 적극 알려 기업 홍보도 했다.

5월 28일 서울 용산구 백범로 일대에서는 '나비야사랑해' 바자회가 열렸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가족과 함께 바자회장에 나와 자신의 용돈을 후원한 고등학생도 있었다. 김이경 학생은 "아빠가 고양이털 알레르기가 있어서 키우지는 못한다"며 "금액이 크진 않지만 고양이들이 아프지 않고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후원한다"고 밝게 웃었다.

집에서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가 먹는 간식을 나눈 중학생도 있었다. 이 학생은 "저희 고양이가 먹는 간식인데 다른 고양이들도 잘 먹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에 제품을 갖고 왔다"고 말했다.

강아지와 산책을 나온 한 초등학생은 아스팔트 바닥이 뜨겁다는 것을 인지하고 강아지가 화상을 입을까봐 안고 다니는 모습으로 사람들을 미소 짓게 했다.  

나비야사랑해는 골목에서 진행하는 바자회라는 점에서 '통행에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라는 문구를 삽입한 안내판을 세워 놨다. 바자회 부스가 설치되는 매장 관계자들에게는 바자회 취지를 설명하고 양해를 구했다. 바자회가 끝난 이후에는 쓰레기를 줍고 골목을 청소했다.  

더위를 피해 머리에 연두색 두건을 쓴 유주연 대표는 사람들과 계속 소통하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사전에 골목 매장을 다니며 양해를 구한다고 했는데 부족한 점도 있었다"며 "이번 바자회를 계기로 부족한 점은 개선하고 사람과 동물이 공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바자회 수익금은 200여마리 고양이들의 치료와 보호소 운영에 사용된다. 하반기 바자회는 오는 10월 개최 예정이다.  

5월 28일 서울 용산구 백범로 일대에서 열린 '나비야사랑해' 바자회에서 더위를 피해 머리에 두건을 쓴 유주연 대표가 환하게 웃고 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해피펫] 사람과 동물의 행복한 동행 '뉴스1 해피펫'에서는 짧은 목줄에 묶여 관리를 잘 받지 못하거나 방치돼 주인 없이 돌아다니는 일명 '마당개'들의 인도적 개체 수 조절을 위한 '시골개, 떠돌이개 중성화 및 환경개선 캠페인'을 진행 중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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