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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박찬욱의 봄'…'아이폰 영화'도 한몫했다

과거 KT와 협업해 아이폰4로 단편영화 '파란만장' 제작
2월 애플과 손잡고 '일장춘몽'…유명 광고제 '옐로펜슬상'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2022-06-02 07:00 송고 | 2022-06-02 09:10 최종수정
영화감독 박찬욱이 28일(현지시간) 제75회 칸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남부 칸 ‘팔레 데 페스티벌’(Palais des Festivals)에서 열린 폐막식에 참석해 수상한 감독상 트로피를 들어 포즈를 하고 있다. 2022.5.29/뉴스1 © News1 이준성 프리랜서기자
영화감독 박찬욱이 28일(현지시간) 제75회 칸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남부 칸 ‘팔레 데 페스티벌’(Palais des Festivals)에서 열린 폐막식에 참석해 수상한 감독상 트로피를 들어 포즈를 하고 있다. 2022.5.29/뉴스1 © News1 이준성 프리랜서기자

칸 영화제에서 세 번이나 트로피를 들어 올린 영화감독 박찬욱은 자신만의 취향으로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화 '헤어질 결심'의 수상 소식에 IT업계는 '박찬욱 월드'를 이끈, 아이폰으로도 단편영화를 찍는 도전정신을 주목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박찬욱 감독은 영화 거장으로는 이례적으로 아이폰으로 촬영한 단편영화를 두 편이나 만들었다.

박찬욱 감독의 대표적인 단편영화는 세 가지다. △흑백 영화 '심판'(1999) △영화 '파란만장'(2011) △영화 '일장춘몽'(2022)이다.

영화 '심판'은 박찬욱 감독이 영화평론을 접고 만든 복귀작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파란만장'과 '일장춘몽'은 박찬욱 감독이 아이폰으로 촬영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파란만장'은 박찬욱·박찬경 형제가 이동통신사 KT와 협업해 아이폰4로 제작한 30분 분량 영화다. 스마트폰에 DSLR 렌즈를 붙여 촬영한 작품이다. 배우 오광록과 이정현이 주인공을 맡은 것으로, 낚시를 하러 간 남자(오광록)와 묘령의 여자(이정현)가 만나면서 생기는 이야기를 다뤘다.
당시 영화는 전국 CGV 극장 10곳에서 무료로 상영됐는데, 세계 최초로 극장에서 개봉하는 아이폰 영화라는 기록을 세웠다.

영화는 같은해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단편부문 황금곰상(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여기에 힘입어 KT는 '2011 대한민국 광고대상' 프로모션 부문에서 대상을 받았다. 당시 마케팅을 담당한 이노션 측은 KT와 박찬욱 형제의 캠페인을 통한 마케팅 효과가 2000억원에 이른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찬욱 감독 단편영화 '일장춘몽' (애플 제공)© 뉴스1

박 감독의 최신 아이폰 영화는 지난 2월 공개된 20분 길이의 '일장춘몽'이다. 배우 유해진·김옥빈·박정민이 참여한 무협 로맨스 이야기다. 전작과 달리 애플의 '샷 온 아이폰'(Shot On iPhone) 캠페인의 일환이고, 오로지 '아이폰13 프로'만으로 촬영한 작품이다.

'샷 온 아이폰'은 애플이 지난 2014년부터 시작한 캠페인으로,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과 동영상을 통해 카메라 성능을 결과물로 보여준다는 취지다. 지금까지 △영화 '이터널선샤인'의 미셀 공드리 △'라라랜드'의 데이미언 셔젤 △'첨밀밀'의 천커신이 참여했고, 박찬욱 감독은 국내 감독 최초로 애플과 손을 잡았다.

국내 거장과 애플의 협업에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응원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팀 쿡 CEO는 지난 2월 자신의 트위터에서 "박찬욱의 새로운 작품은 장르 활용법과 촬영술에 통달한 모습을 보이는 동시에 한국 문화의 아름다움과 힘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유명 광고제 '디 앤 애드'(D&AD)에서 연출부문 '옐로 펜슬'(Yellow Pencil) 수상작으로 뽑혀 더욱 화제가 되기도 했다.

'D&AD'는 전세계 5대 광고제 중 하나로, 지난 1962년부터 영국 런던에서 시작한 비영리 목적의 디지털 미디어 페스티벌이다. 국내에서는 걸그룹 '블랙핑크'가 출연한 삼성전자 '갤럭시 A' 시리즈 광고 영상이 지난 2020년 수상하면서 이름을 알린 시상식이다.

디앤애드 측은 "일장춘몽(Life is But a Dream)은 6년간 감독의 신작을 기다려온 한국 관객들에게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며 "지금까지 한국과 미국의 주요 (온라인) 플랫폼에서 1000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고 팬과 평론가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업계는 박찬욱 감독의 아이폰 영화가 장편영화에 비교할 만큼은 아니지만, 박 감독의 세계관을 뜻하는 일명 '박찬욱 월드'가 커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본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마케팅 성격이 강한 창작물이긴 했지만, 국내 유명 거장이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찍는다고 나선 것은 극히 드물었다"며 "이번 신작 '헤어질 결심'에 주연으로 출연한 이정현과 깜짝 등장한 박정민이 박 감독과 처음 호흡한 곳이 모두 스마트폰 영화인 점까지 고려하면 '박찬욱 월드'가 단단히 구축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woobi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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