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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리는 법무부 인사검증기구…尹 정부 공정·상식 시험대

위법·권력집중 논란에도 尹 의지…31일 국무회의 통과 예정
한동훈 "인사검증→통상업무 의미"…인사추천과 조화 관건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류석우 기자 | 2022-05-30 12:11 송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2.5.30/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고위공직자 후보자를 검증하는 '인사정보관리단'(이하 관리단)을 법무부 산하로 설치하는 내용의 행정안전부·법무부·인사혁신처 시행령 개정안이 31일 국무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검사 출신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인사 검증을 위한 정보수집 권한까지 쥐면서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윤 대통령은 여러 우려와 위법 논란을 무릅쓰고 정면 돌파를 택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출범할 관리단의 향후 인사 검증 과정과 결과가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할 경우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강조해온 '공정과 상식'에 대한 일정 부분 타격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 '강력 의지'…일사천리로 출범하는 관리단

30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31일 국무회의를 열고 법무부 장관 직속으로 인사정보관리단을 설치하는 내용의 '법무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및 '공직후보자 등에 관한 정보의 수집 및 관리에 관한 규정' 등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국무회의 통과 후 관보 게재까지 통상 1주일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관리단은 다음 주 출범할 전망이다.

법무부는 관리단장을 비(非) 법무부·검찰 출신 중 인사 분야 전문성이 있는 직업공무원으로 임명할 방침이다. 단장 산하에는 인사정보1담당(사회 분야)·인사정보2담당관(경제 분야)을 두고 검사 또는 고위공무원단 1명, 검사 3명 또는 4급 1명, 4급 또는 5급 4명, 5급 4명, 7급 3명, 8급 1명, 9급 1명, 경정 2명 등 총 20명을 배치한다.

윤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소통령'으로 불리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기존의 법무부 업무가 아닌 인사검증까지 맡으면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한 장관이 인사 검증이라는 명분으로 각종 민감한 개인 정보를 보고받게 되고, 이렇게 수집된 정보가 검찰 수사에 활용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민주당은 정부조직법상 법무부 사무에 인사검증 업무가 포함돼 있지 않다는 점을 들어 시행령 개정을 통한 관리단 설치가 위법이라고 지적했지만 윤 대통령은 이를 그대로 밀어붙였다.

윤 대통령은 지난 27일 용산 청사 출근길에 '관리단의 인사검증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있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통령비서실에서 사람에 대한 비위나 정보를 캐는 건 안 하는 것이 맞는다"며 "미국이 그렇게 한다. 대통령비서실은 정책이나 이런 것을 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내가 민정수석실을 없앤 것"이라며 "사정은 사정기관이 알아서 하고 비서실은 사정 컨트롤타워이나 공직후보자 비위 정보 수집도 안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직접 관리단 신설의 명분을 강조하면서 사실상 관련한 논란을 책임지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다.  

◇역대 정권서 반복된 인사 실패…尹 정권은 다를까

법무부는 관리단에 대한 우려를 반영해 △법무부 장관은 관리단의 중간보고를 받지 않는 등 검증 과정의 독립성 보장 △관리단 사무실은 법무부가 아닌 제3의 장소에 설치 △차이니스월(Chinese Wall·부서 간 정보교류 차단)을 통한 인사정보의 수사 활용 방지 등을 약속했다.

그러나 이런 보완책이 곧 성공적인 인사 검증을 담보하지는 않는다. 고위공직자 인사 실패는 보수, 진보를 떠나 역대 정권에서 반복돼왔다.

공직자 인사는 인사 추천과 검증이 맞물려 이뤄진다. 문재인 정부의 경우 청와대 인사수석이 공직 후보자를 추천하면 민정수석이 검증을 총괄하는 시스템으로, 잇따른 인사실패에도 불구하고 2019년 5월부터 문 대통령 임기 끝까지 3년간 자리를 지킨 김외숙 전 인사수석에 대한 비판이 거셌다.  

윤 대통령이 국무위원으로 지명했으나 낙마한 김인철(교육부)·정호영(보건복지부) 전 후보자도 사실상 낙점된 상황에서 형식적 검증에 그쳤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결국 성공적인 인사를 위해서는 검증에 앞서 검찰 수사관 출신으로 대검 사무국장을 지낸 복두규 인사기획관, 검사 출신으로 대선 당시 선대위 법률팀장을 맡았던 이원모 인사비서관의 추천이 선행돼야 하는 셈이다.

한 장관도 관리단의 신설로 인사 검증 업무 자체의 변화보다는 인사 검증이 비서실 차원의 내밀한 업무에서 부처의 통상업무가 됐다는 데 의미를 부여했다.

한 장관은 이날 오전 김명수 대법원장을 예방하기 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사검증에 대해 앞으로는 국회와 언론의 질문도 받게되고 감사원의 감사 대상이 될 것"이라며 "과거 정치권력의 내밀한 비밀 업무라는 영역에서 늘공(직업 공무원)들의 통상업무로 전환되는 의미있는 진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에서 검증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며 "새로운 사람을 투입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있던 우수한 분들을 모셔서 (인사검증 업무를) 체계적으로 통상업무에 포섭시키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인사 검증의 차원을 넘어서 인사를 어떻게 할지에 대한 철학과 과학적 방식이 없이는 자꾸 참사가 나올 수밖에 없다"면서 "인사 기준을 명쾌하게 세우고 인사 풀을 넓힌 후 검증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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