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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新냉전' 구도에 꺼지지 않는 한미일 연합훈련 '불씨'

21일 한미정상회담서 '한반도 주변서 훈련범위·규모 확대' 합의
北핵·미사일 위협에 안보협력 필요성 커져… 국민 정서는 부담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2022-05-29 07:00 송고
경기도 평택 소재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 내 군용 차량들.  2021.8.9/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경기도 평택 소재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 내 군용 차량들.  2021.8.9/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 첫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주변에서 연합훈련'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한미 양국 군과 일본 자위대가 함께하는 한미일 연합 군사훈련 실시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어 그 성사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북한이 올 들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한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를 통해 한반도 일대의 긴장을 끌어올렸다.

특히 북한은 조만간 제7차 핵실험을 감행할 것으로 점쳐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중국과 러시아의 경우 북한의 이 같은 도발 행보를 꾸준히 두둔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이른바 '신(新)냉전' 구도 또한 한층 더 뚜렷해졌단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일례로 중국과 러시아는 바이든 대통령의 한일 순방(20~24일) 마지막날이던 이달 24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에 폭격기·전투기 등 군용기 6대를 무단 진입시켰다. 이는 △중국 견제와 △대북 경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무력침공 규탄이란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순방 메시지에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해석됐다.
그리고 25일 북한이 ICBM을 포함한 탄도미사일 3발을 잇달아 쐈다. 올해 17번째 무력도발이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는 26일(현지시간) 열린 유엔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북한의 ICBM 시험발사 재개에 따른 추가 제재 결의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 그 채택이 무산됐다.

'퍼시픽뱅가드 2021' 훈련에 참가 중인 각국 함선들. (미 해군 태평양함대) © 뉴스1
'퍼시픽뱅가드 2021' 훈련에 참가 중인 각국 함선들. (미 해군 태평양함대) © 뉴스1

안보리에서 개 결의안이 채택되려면 △15개 이사국 가운데 9개국 이상의 찬성하는 동시에 △5개 상임이사국(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 가운데 어느 1곳도 거부권을 행사해선 안 되기 때문이다. 이번 회의에서 중·러 2개 나라를 제외한 13개 이사국은 모두 새 대북제재 결의안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졌다.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선 어느 때보다 한미일 3국의 공동 대응 필요성이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중국·러시아 군용기의 카디즈 진입과 관련, "미국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위력 시위였다고 볼 수 있다. 굉장히 공세적인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한미일이 싫더라도 연합훈련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고 말했다.

한미 양국은 최근 정상회담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북한의 진화하는 위협을 고려해 양 정상은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 연합연습 및 훈련 범위·규모를 확대하기 위한 협의를 개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란 문구를 두고 앞으로 한미가 일본과 함께 하는 연합훈련을 논의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우리 국민 정서상 일본 자위대가 우리 영역에서 군사훈련을 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연합훈련 지역을 '한반도 주변'으로 넓힌 건 결국 한반도 역외 한미일 연합훈련을 실시하는 방안을 염두에 둔 것일 수 있단 이유에서다.

그러나 우리 군과 정부는 '현재로선 한미일 연합훈련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도 "한미일 연합훈련 얘기는 나오지 않았다"(김성한 국가안보실장)는 게 관계당국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 사이에선 "한일 양국이 급격히 가까워지는 아주 특별한 계기가 없는 한 한미일 연합훈련 실시는 윤석열 정부에 정치적으로 큰 부담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즉, 북한 핵위협에 맞서 한미일 3국 간 안보협력을 강화하더라고 군사훈련을 함께하는 단계엔 이르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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