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무대 주인공이 된 '프롬프터'의 이야기…연극 '소프루'

차기 아비뇽 페스티벌 감독 '호드리게스' 연출
오는 6월17~19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공연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2022-05-26 15:49 송고
연극 '소프루' 공연 사진. (국립극장 제공) © 뉴스1
연극 '소프루' 공연 사진. (국립극장 제공) © 뉴스1

포르투갈 출신의 세계적인 연출가 티아구 호드리게스의 연극 '소프루'가 6월17일부터 19일까지 서울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소프루'는 포르투갈어로 '숨·호흡'을 뜻한다.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이 작품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배우에게 대사나 동작 등을 일러주는 '프롬프터'의 존재에 빗대 극장과 무대 뒤 수많은 삶, 나아가 잊혀가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포르투갈 도나 마리아 2세 국립극장이 제작해 2017년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초연한 후 세계적인 연극 축제와 유럽 유수 극장들에서 꾸준히 무대에 오른 작품이다. 

작품에는 실제 40년 이상 현역 프롬프터로 살아 온 크리스티나 비달이 등장한다. 프롬프터 박스나 무대 옆에서 나와 처음으로 관객에게 모습을 드러낸 그녀는 인생의 절반 이상을 보낸 극장에서의 기억을 끄집어낸다.

작품은 비달 개인의 이야기와 몰리에르·장 라신·안톤 체호프 등 유럽 고전 희곡, 포르투갈 연극사 등이 촘촘히 엮인다. 허구와 실재, 연극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를 살아 숨 쉬게 하는 것들을 말한다.
연극 '소프루' 공연 사진. (국리극장 제공) © 뉴스1
연극 '소프루' 공연 사진. (국리극장 제공) © 뉴스1

호드리게스는 비달의 초상을 통해 빠르게 변하는 현대사회에서 점차 잊혀 가는 존재와 오랜 문화유산을 기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이 작품은 삶과 예술에 대한 예찬이자 녹록지 않은 현실에서도 무대를 만들어가는 이들에게 바치는 오마주인 셈이다.

호드리게스는 "지금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누구나 목소리를 내고 '나'에 대해 말하는 시대"라며 "하지만 그 속에서도 '나'만을 이야기하지 않는 사람들, 드러나지 않은 채 타인을 위해 일하며 행복과 의미를 찾는 이들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6월18일 공연 후에는 비달 등 출연 배우가 무대에 올라 관객과의 대화 시간도 갖는다.

40대 중반의 젊은 거장인 호드리게스는 배우로 연극 활동을 시작한 후 작가·연출가로 활약, 포르투갈 연극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을 받는다. 최근엔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의 차기 예술감독으로 선정되는 등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티아구 호드리게스. (국립극장 제공) © 뉴스1
티아구 호드리게스. (국립극장 제공) © 뉴스1



cho84@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