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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20주년①] 현장에서 방송에서…여전히 밝게 빛나는 슈퍼스타들

황선홍·홍명보·최용수 감독, 이영표·박지성 행정가
안정환 '해설위원+예능인'…하늘의 별이 된 유상철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2022-05-27 06:00 송고
편집자주 보면서도 믿기 힘들던 2002 월드컵 4강의 기적이 벌써 20주년을 맞았다. <뉴스1>은 그때의 영웅들을 만나 과거와 현재를 되짚고 새롭게 나아갈 20년을 이야기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언제 떠올려도 흐뭇할 일이나 매양 '그땐 그랬지'로 끝나선 곤란하다. 더 흐릿한 기억이 되기 전에, 미래발전을 위한 값진 유산으로 활용하려는 생산적 자세가 필요하다.
2002 월드컵 4강이 확정되는 순간 태극전사들(대한축구협회 제공)© 뉴스1
2002 월드컵 4강이 확정되는 순간 태극전사들(대한축구협회 제공)© 뉴스1

모든 국민이 붉은 옷을 입고 한 달 동안 희로애락을 함께한 덕에 축구 팬이 아니어도 2002 월드컵 멤버들을 못 알아보는 사람은 없었다. 그들은 어딜 가나 영웅이었고 수많은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20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도 마찬가지다. 23명의 선수들은 이제 모두 축구화를 벗었지만 각자의 위치에서 여전히 팬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어떤 이들은 지도자가 돼 현장에서 한국 축구의 내일을 이끌고 있다. 어떤 이들은 방송가에 진출해 많은 인기를 누리며 축구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애석하게도, 너무도 빨리 하늘의 별이 된 이도 있다. 

2002 월드컵 멤버들은 '팀 2002'를 구성해 불우이웃을 돕고 축구교실을 여는 등 받은 사랑을 베풀고 있다. 김병지 팀2002 회장은 "우리는 축구 덕분에 참 많은 혜택을 받았다. 그걸 돌려드리자는 마음으로 뭉쳤는데 모두가 취지에 맞게 잘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황선홍 U-23 대표팀 감독은 "2002 멤버들이 방송, 행정, 현장 등 다양한 곳에서 활동하고 있다. 한국 축구가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모두 머리를 맞대고 힘을 합쳐야할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뉴스1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뉴스1

◇ 영웅, 지도자가 되다
4강 신화 주역들 중 다수는 지도자가 돼 후배들을 양성하고 있다. 

K리그에서 지휘봉을 잡고 있는 2002 영웅은 총 5명이다. 2002 월드컵 8강 스페인전에서 마지막 승부차기를 성공시킨 뒤 환하게 웃었던 홍명보는 현재 울산 현대 감독이다.  

'히딩크호' 주장으로서 감독과 긴밀한 소통을 했던 홍명보 감독은 이제 자신이 히딩크의 위치에 서서 2002년에 배웠던 리더십으로 선수들을 이끌고 있다.

'독수리' 최용수 역시 강원FC를 이끌며 K리그 현장을 누비고 있다. 그는 특유의 입담과 경기 중 그라운드로 난입하는 골 세리머니를 보이는 등 개성 넘치는 행동으로 K리그에 많은 스토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김남일은 성남FC를 이끌고 있다. 2002년엔 미국 선수 6명과 맞붙어도 밀리지 않던 다혈질의 '노란 머리' 선수였지만 이젠 차분한 검은 머리와 검은 정장이 어울리는 지도자가 됐다. 기존의 카리스마에 이젠 형님의 친근함을 겸비했다는 평이다. 

최용수 강원FC 신임 감독이 18일 오전 강원도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이영표 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강원FC 제공) 2021.11.18/뉴스1

설기현은 K리그2 경남FC를 지휘하고 있다. '설사커'라는 애칭이 붙을만큼 자신의 색깔을 유지하려 노력 중이다. 이민성 감독은 대전하나시티즌을 이끈다. 2010년부터 7개 팀에서 코치로 내공을 다진 뒤 지난해부터 감독직을 수행 중이다.

'타이거 마스크'로 유명한 김태영은 천안시청 감독을 맡아 K3를 누비고 있다. 은퇴 후 해설위원으로 활약하던 현영민은 올해 울산 현대고 사령탑으로 부임, 지도자를 향한 첫 도전장을 던졌다. 윤정환은 바다 건너 일본에서 제프 유나이티드를 지휘 중이다.

감독이 아닌 코치로 땀 흘리는 이들도 많다. '거미손' 이운재는 전북 현대에서 골키퍼 코치를 맡고 있다. 송범근 등 전북의 수문장들은 이운재의 특훈 덕에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 최성근은 코치로 이병근 수원 삼성 감독을 보좌하고 있다.  

31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잘란베사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싱가포르의 경기, 승리한 대한민국의 황선홍 감독이 기뻐하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대한민국은 5대1로 대승을 거뒀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2021.10.31/뉴스1

◇ 영웅, 여전히 태극마크를 달다

여전히 한국 축구대표팀에 속해 태극마크를 달고 있는 영웅들도 있다. 물론 선수는 아니다.

2002년 당시 홍명보와 함께 한국 축구대표팀의 정신적 지주를 맡았던 황선홍은 한국 U-23 대표팀을 지휘, 한국 축구의 내일을 책임지고 있다.

'황선홍호'는 오는 6월1일부터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을 위해 우즈베키스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황선홍 감독은 최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2002년 당시 국민들이 열과 성을 다해 응원해줬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면서 "지금 감독을 하는 건 2002년의 그 기분을 다시 느껴보고 싶어서"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에게 2002년은 여전히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이유이자 여전히 큰 동력이다.

2002 월드컵 당시 '빠른 발'을 맡았던 최태욱은 현재 A대표팀에서 파울루 벤투 감독을 도와 코치를 맡고 있다. 선수 때부터 사람 좋기로 소문났던 최태욱은 A대표팀에서 외국인 코치진과 한국 선수들 간의 가교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 중이다.

전북현대의 어드바이저로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박지성 (전북현대 제공) © 뉴스1

◇ 영웅, 행정가가 되다

축구 행정에 힘을 보태는 이도 있다. 영국에서 행정과 마케팅 등 축구 산업에 대해 공부한 박지성은 예상 외로 전북현대 어드바이저가 됐다. 박지성은 유럽에서 보고 느꼈던 것들을 바탕으로 전북에 유소년 발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조언을 건네고 있다.

이영표는 강원FC 대표이사다. 이영표는 강원도의회 사회문화위원회 행정사무 감사에 출석해 예산 증가를 요청하는 등 구단의 발전을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다.

김병지 '팀2002' 회장은 KFA 부회장을 맡아 한국 축구가 추진 중인 굵직한 프로젝트에 앞장서고 있다. 차두리는 FC서울에서 유스 디렉터를 맡아 단순한 유스 지도뿐 아니라 유스 시스템 전체를 총괄하는 행정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FC안양 어드바이저를 역임했던 송종국은 송종국FC 대표로 활동 중이다. 

공중파 3사 방송사 해설위원© News1 DB
공중파 3사 방송사 해설위원© News1 DB

◇ 영웅, TV스타가 되다

TV 브라운관으로 진출한 스타도 많다. 2002 월드컵을 통해 인지도가 높아진 영웅들은 예능계에서도 곧바로 높은 인기를 누렸다. 선수 시절엔 미처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매력까지 더해져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선수 시절부터 수많은 CF를 섭렵했던 '반지의 제왕' 안정환은 은퇴 후 '청춘FC'와 '뭉쳐야 찬다' 등 축구와 관련된 예능 프로그램을 맡아 축구의 대중화에 앞장섰다. 이젠 축구와 관련 없는 예능에서도 주가를 높이고 있다. 

이천수 역시 특유의 입담을 활용해 다양한 TV채널에서 인기를 끌었다. 아울러 둘은 유튜브 채널도 운영, 팬들과 다양한 접점을 만들고 있다. 이 밖에 최진철은 '골 때리는 그녀들'에서, 이을용과 송종국은 '군대스리가' 등에서 축구를 통한 예능으로 사랑받고 있다.

이천수는 "축구를 통해 많은 응원과 사랑을 받은 만큼, 다양한 방법으로 팬들과 만나 그 사랑을 돌려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 2018 월드컵에선 안정환, 박지성, 이영표가 나란히 공중파 3사의 대표 해설위원으로 활약하는 등 축구 해설계에서도 2002 멤버들이 맹활약 중이다. 

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故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 유 전 감독은 지난 2019년 췌장암 진단을 받고 활동을 중단한 채 치료에 전념해 왔다. 2021.6.7/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故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 유 전 감독은 지난 2019년 췌장암 진단을 받고 활동을 중단한 채 치료에 전념해 왔다. 2021.6.7/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 영웅, 별이 되다

먼 길을 떠나 하늘의 별이 된 영웅도 있다.

2002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폴란드를 상대로 쐐기골을 작렬, 한국 축구의 월드컵 사상 첫 승의 자축포를 쐈던 '유비' 유상철은 지난해 6월 췌장암으로 투병하다 세상을 떴다.

유상철은 은퇴 후 춘천기계공고를 시작으로 대전 시티즌, 울산대학교, 전남 드래곤즈, 인천 유나이티드 등에서 다양한 지도자 생활을 했고, 마지막엔 투병 중에도 인천을 K리그1에 잔류시키며 기적을 썼다.

병세가 심해져 감독직을 내려놓은 뒤에도 유상철은 "나는 그라운드에 서야 가장 행복하다"며 늘 축구와 함께했다.

유상철이 떠나는 날엔 2002 월드컵 신화를 함께한 멤버들이 끝까지 빈소를 지켰다. 팬들 역시 "2002년 국민들에게 기적을 선물해줘서 고맙다"며 유상철을 추모했다. 

유상철은 지난해 대한민국 자랑스런 스포츠 영웅으로 선정됐다.

2002 월드컵 4강 신화를 쓴  태극전사들(대한축구협회 제공)© 뉴스1
2002 월드컵 4강 신화를 쓴  태극전사들(대한축구협회 제공)© 뉴스1



tr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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