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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인도·호주 정상과 각각 회담…대러·대중 정책 온도차

바이든, 모디 만나 대러 제재 적극 동참 촉구…모디는 원론적 언급만
바이든, 신임 앨버니즈 호주 총리와 화기애애 분위기 속 대중 정책 미묘 기류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2022-05-25 00:28 송고 | 2022-05-25 00:31 최종수정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쿼드(Quad)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및 앤서니 앨버니즈 호주 총리와 잇따라 만나 각각 대러·대중 견제에 있어 적극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했지만, 뚜렷한 입장차를 보였다.
백악관 기자단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4일 오후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모디 총리와 36분간 회담을 가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먼저 쿼드를 통해 미국과 인도뿐만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에게 민주주의를 전달할 방법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평가한 뒤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출범과 '해양 영토 인식을 위한 인도·태평양 파트너십' 합의를 발표한 데 대해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우리는 러시아의 잔인하고 정당한 이유가 없는 우크라이나 침공의 지속적인 영향과 전체 세계 질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미국과 인도는 이같은 부정적인 영향을 완화시킬 방법에 대해 계속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양국이 함께 할 수 있는 너무 많다고 말했다. 사실상 모디 총리를 향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과 대러시아 제재에 대한 적극적인 동참을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모디 총리는 전반적으로 원론적인 수준의 발언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는 등 여전히 거리를 뒀다.  

모디 총리는 쿼드 정상회의에 대해 "매우 긍정적이고 유용했다"고 평가하면서 양국이 "진정한 의미에서 전략적 파트너십, 신뢰의 파트너십"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모디 총리는 "국방과 다른 문제들에 있어 공통의 이익과 공유된 가치들은 이 신뢰의 파트너십을 확실히 강화시켰다"면서 "강력한 경제협력은 우리의 파트너십을 더욱 의미있게 만든다"며 쿼드와 IPEF가 양국간 "협력과 긍정적 모멘텀의" 2가지 예라고 강조했다.

그는 "저는 인도와 미국의 우정이 선과 평화 및 안정, 지구의 지속성을 위한 지속적인 힘이 될 것이라고 절대적으로 확신한다"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모디 총리의 모두발언이 끝난 뒤 '모디 총리가 러시아에 대해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하도록 압박할 것이냐'는 취지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고 백악관 기자단은 전했다.

인도는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의 대러 제재나 규탄에 동참하지 않고 중립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인도가 국방 장비와 석유 공급 등에서 러시아와 오랜 관계를 맺어온 데다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 견제를 위해선 러시아와의 관계 유지가 중요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인도의 이같은 입장 때문에 쿼드 정상회의 공동성명에서도 우크라이나 침공을 국제질서 훼손으로 지적하는 문구에 러시아가 직접 명시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간 정상회담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의 설득이 통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담 후 백악관이 발표한 성명에는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한 러시아의 명분없는 전쟁을 규탄"했고, "정상들은 인도적 지원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기로 약속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혼란, 특히 에너지와 식량 가격 상승을 관리하기 위해 협력할 방법을 논의했다"는 수준의 내용만 담겼다.

지난 21일 치러진 총선을 통해 정권이 교체된 호주와의 정상회담에선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지만, 호주의 대중 정책 변화 가능성을 놓고 양국 정상간 미묘한 기류가 흐르기도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앤서니 앨버니지 신임 호주 총리와 만나고 있다. © 뉴스1(앨버니지 총리 트위터 사진 캡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앤서니 앨버니지 신임 호주 총리와 만나고 있다. © 뉴스1(앨버니지 총리 트위터 사진 캡처)

바이든 대통령은 곧바로 33분간 앤서니 앨버니지 신임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앨버니지 총리에게 취임 축하 인사와 함께 취임하자마자 쿼드 정상회의에 참석해 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호주가 이 관계에 "올인"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호주가 민주주의 국가로서 국민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과 호주 동맹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닻 역할을 오랫동안 해왔다며 양국의 동맹이 앞으로도 굳건할 것으로 낙관한다고 말했다.

이에 앨버니지 총리는 도쿄에서 열린 쿼드 정상회의에서 총리로서 역할을 시작하게 돼 영광이었다며 양국의 동맹이 지속성에 대해 언급하면서 동맹이 강화되길 고대한다고 화답했다.

앨버니지 총리가 자신이 20대 때 미 국무부 초청으로 5주간 연수를 했고, 전미 총포협회와 미국의 환경보호 단체인 시에라 클럽, 미 가족계획연맹 등 다양한 단체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고 소개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당신은 용감한 사람"이라며 일어나 앨버니지 총리에게 악수를 청하자 현장에선 폭소가 터졌다.  

앨버니지 총리는 또 미국 해병대가 중국 견제를 위해 호주 북부 다윈에 주둔하기로 결정될 때 자신이 호주 정부의 일원이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저는 그것을 기억한다"고 했다.

앨버니지 총리가 이끈 노동당은 총선에서 제1당에 올라 8년여 만에 정권 교체를 이뤘다. 노동당은 기존 자유당보단 대중 정책에 있어선 유화적이라는 평가받고 있다. 실제 앨버니지 총리는 이번 선거때 자유당 정부의 대중 강경론을 비판하기도 했고, 노동당 내부에선 중국과의 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만, 앨버니지 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변한 것은 호주가 아니라 중국"이라며 어느 정도 대중 견제의 필요성엔 공감하고 있는 터라 미국과 일정 부분 호흡을 맞출 것이라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백악관은 정상회담 후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호주의 강력한 지지를 칭찬했고, 정상들은 인도·태평양에서 이런 일이 결코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을 포함해 지속적인 연대의 중요성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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