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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재무 "우크라 전쟁으로 식량대란…수백만명 아사 위기"

우크라·러시아서 밀 80% 수입…흑해 봉쇄로 수입 불가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2022-05-23 14:24 송고
모하메드 마이트 이집트 재무장관.(블룸버그 캡처)· © 뉴스1
모하메드 마이트 이집트 재무장관.(블룸버그 캡처)· © 뉴스1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의 식량 수출이 제한된 가운데 세계 최대 밀 수입국 중 하나인 이집트의 재무장관이 식량 공급난으로 수백만 명이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 런던을 방문 중인 모하메드 마이트 이집트 재무장관은 "식량 위기는 우리가 매우 조심해야 할 문제"라며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식량 위기 때문에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면 매우 부끄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촉발한 식량 위기가 수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유엔(UN)의 경고를 되풀이한 것이다. 앞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우크라이나 전쟁, 기후변화, 코로나19 등은 수천만 명을 식량 불안으로 몰아넣을 것이며 영양실조, 기아, 기근이 몇 년간 계속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집트는 세계 최대의 밀 수입국으로, 7000만 명의 국민에게 대규모 빵 보조금을 조달해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전까지는 밀의 80%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로부터 수입했다.

이집트 정부는 이집트 내에서 재배되는 밀을 사들이는 한편 파키스탄과 멕시코 등 새로운 수입원을 찾아 나서며 식량난을 극복할 방안을 모색 중이다. 다만 이집트는 현재 식량 위기뿐만 아니라 치솟는 물가로 경제도 불안정한 상황이라, 식량난을 쉽사리 해소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집트를 비롯한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은 밀값 상승으로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전 5%였던 이집트의 물가상승률은 현재 약 14.5% 수준이다. 중동(MIddle East)과 북아프리카(North Africa)의 합성어인 메나(MENA)라 불리는 이 지역에서는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밀값이 30% 이상 오르기도 했다.

특히 우크라이나에서 수출되는 식량의 95%가 오데사와 같은 흑해 항구를 통했는데, 이 중 절반은 메나 지역 국가로 수출됐다. 그러나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쪽 마리우폴에서 남서쪽 오데사 인근까지 약 600㎞를 봉쇄하고 미사일 공격을 퍼부으며, 오데사는 선박 입출항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마이트 장관은 이러한 상황들을 고려해 연간 30억 달러 규모의 빵 보조금 프로그램을 수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밀 수급이 어렵고 빵을 생산하는 비용이 증가하는 한 보조금에 필요한 예산 역시 증가한다"며 "빵 보조금을 변경하는 것이 시급하진 않지만, 점진적으로 수정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마이트 장관은 수백만 명의 이집트인들이 식량을 구매할 수 있도록 받는 현금 크레딧을 개혁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집트 정부는 가난한 사람들만 현금 크레딧을 받을 수 있도록 명단을 간소화할 방침이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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