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된 영화 ‘헌트’의 감독 이정재와 주연 정우성이 21일(현지시간) 행사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남부 칸 ‘팔레 데 페스티벌’(Palais des Festival)에서 국내 언론을 대상으로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2022.5.21/뉴스1 © News1 이준성 프리랜서기자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이하 칸 영화제)의 화제작은 단연 배우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인 '헌트'였다. '헌트'는 조직 내 숨어든 스파이를 색출하기 위해 서로를 의심하는 안기부 요원 박평호(이정재 분)와 김정도(정우성 분)가 '대한민국 1호 암살 작전'이라는 거대한 사건과 직면하며 펼쳐지는 첩보 액션 드라마로 올해 칸 영화제 비경쟁 부문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돼 지난 19일(현지시간) 자정 처음 공개됐다. 

'헌트'는 이정재와 정우성이 영화 '태양은 없다' 이후 23년 만에 한 작품에서 만난 영화라는 점에서도 화제가 된 바 있다. 무엇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으로 '월드스타'가 된 이정재가 감독 데뷔작으로 선보이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관객들로 꽉 찬 뤼미에르 극장에서 약 5분 이상 이어진 기립박수가 영화에 대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나타냈다. 이정재는 21일 오전(현지시간) 칸 영화제의 테라스 드 페스티발(Terrasse de Festival)에서 취재진과 만나 '헌트'를 선보인 소감을 밝혔다. 그는 "제 작은 꿈이기도 했는데 칸 영화제에 초청을 받게 돼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이정재는 감독 도전 과정과 '헌트'를 선보이기까지의 여정, 그리고 절친한 배우인 정우성과 23년 만의 연기 호흡 등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된 영화 ‘헌트’의 감독 이정재와 주연 정우성이 21일(현지시간) 행사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남부 칸 ‘팔레 데 페스티벌’(Palais des Festival)에서 국내 언론을 대상으로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2022.5.21/뉴스1 © News1 이준성 프리랜서기자

<【N인터뷰】②에 이어>

-정우성에게 출연을 제안한 이유는. ▶처음부터 우성씨와 하고 싶었다. 우성씨한테 처음부터 시나리오를 보여줬고, 처음부터 (제작사 사나이픽처스) 한재덕 대표님한테 보여줬었다. 몇 번 거절을 하셨다는 게 기사화가 됐다. 거절하신 다음 배우분에게 가게 된 케이스였다. 그렇게 됐을 때. 수정을 큰 틀에서 많이 바꿨다. 최종으로 다시 한 번 바꾼 버전을 제일 마음에 들어하셔서 하게 됐다. 몇 가지 부분에서 수정을 요구한 것이 있어서 수정했다.

-정우성과의 호흡은 어땠나.

▶감독으로뿐만 아니라 너무나도 멋진, 최고의 배우다. 저 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아시는 것 같다. 저는 친구고 동료고 그러다 보니까 욕심이 생기더라. '정우성이란 배우는 이정재가 제일 잘 찍었어, 그 배우는 이정재가 가장 멋지게 찍었어' 이 소리를 꼭 듣고 싶었다. 시나리오 단계에서부터 정우성이란 배우가 기존에 하지 않았던 행동들을 시나리오에 넣기도 했다. 상황적인 것에서도 정우성씨가 제일 잘하는, 멋있게 보일 수 있는 것까지 넣었다. 콘티 작업할 때도 최대한 콘티 회의 정도가 최고 멋있어야 한다고 그 얘길 너무 많이 강조해서 했기 때문에 촬영, 조명, 액션 팀에게 물어보셔도 '이정재가 그 소릴 입에 달고 살았다'고 하실 거다. 

-정우성에게 일부러 영화를 안 보여준 이유가 있었나. 칸 영화제에서 처음 공개하고 싶었던 것인지.

▶일부러 안 보여드렸다. 저 나름대로는 스태프들과 회의를 하면서 후반작업을 했다. 콘티 때도 그렇고 촬영 장소도 그렇고 후반 작업도 그렇고 저는 제 고집만을 말하진 않았다. 연출자가 하자는대로 움직이는 스태프일 수 있지만 전문가분들이라는 생각을 갖고 일했기 때문이다. 이분들은 열의와 욕심이 불타오르는 아티스트들라 맞춰 가는 것도 쉽지 않았다. 후반도 마찬가지다. 이 영화에서는 '내 실력을 뽐낼 거야'라고 하진 않았다. 모두가 욕심과 열의가 있으니까 서로 안 맞더라도 누군가 설득되거나 누군가를 설득시켜야 했다. 그래서 모두가 다 최선을 다해 만드는 영화라 생각했다. 특히 우성씨 파트에선 특히 우성씨가 멋지게 나와야 한다는 목표와 사명감이 있어서 '짠' 하고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물론 보면 조금 더 잘 했으면 좋았을 텐데 우성씨만큼은 멋지게 보였으면 했다.


aluemcha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