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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 한순간에 무너뜨린 '죽음의 소용돌이'…배후는 여전히 미스터리

UST 덤핑, 같은 날 다른 거래소서 발생…시장 불신 일으켜
덤핑 지갑 주소는 있지만, 소유주는 오리무중…헤지펀드 배후설 있지만 '부인'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송화연 기자 | 2022-05-20 07:21 송고 | 2022-05-20 09:30 최종수정
최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빠르게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커지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 위축으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 2022.5.19/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최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빠르게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커지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 위축으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 2022.5.19/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국제표준시 기준 '테라 사태'는 지난 7일 스테이블 암호화폐인 UST가 '1달러' 가치방어에 실패하며 시작됐다. 가치 유지 실패를 촉발한 주문은 일부 밝혀졌으나 그 주문을 넣은 사람이 누구인지, 왜인지는 베일에 가려져 있다.

20일 스테이블 코인 거래가 주로 이뤄지는 탈중앙화거래소(DEX) 커브 파이낸스(Curve Finance)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7일 UST의 가치를 변동시킬만한 대량 거래가 여러차례 발생했다. UST를 다른 스테이블 코인으로 바꾸는 거래가 대량으로 발생하면, UST의 가격이 내려간다. 반대로 다른 스테이블 코인을 UST로 바꾸면 UST의 가격을 높인다.
이번 테라 사태를 촉발한 가격 하락은 7일(국제표준시) 오후 9시57분께 한 암호화폐 지갑에서 약 8500만달러(약 1000억원) 상당의 UST를 USDC로 바꾸는 거래가 이뤄지며 발생했다.

이어 같은 날 오후 10시30분에서 11시까지 또 다른 한 지갑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1억달러(약 1300억원) 규모의 UST를 USDC로 교환하는 거래가 일어났다.

이같은 UST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효과를 가진 (UST 입장에서의) 공격은 다른 암호화폐 지갑의 대규모 거래로 방어되는 듯 보였다. 이후 중앙화 거래소인 바이낸스에서 누군가가 대규모의 매도물량을 쏟아내는 일이 발생했다. 그 결과 디페깅이 일어났고, 탈중앙화거래소(커브 파이낸스)와 중앙화거래소(바이낸스)에서의 가격 변동으로 인해 시장의 불신이 시작됐다.
불신은 테라 프로젝트의 대표적인 서비스인 '앵커 프로토콜'로 번졌다. 앵커 프로토콜은 UST 예금에 대해서 연 20%에 가까운 이자를 제공해 큰 인기를 끌었고, 예치 규모도 상당했다. 문제는 7일 발생한 커브 파이낸스와 바이낸스에서의 대량 매도(덤핑)로 UST 가격변동성이 커지며 예금이 이탈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결과 6일 약 126억달러(약 16조원) 규모였던 예치금은 7일과 8일에 걸쳐 대규모로 앵커 프로토콜에서 이탈했다. 앵커 프로토콜은 대량의 UST를 예금 형태로 묶어두어 UST의 가격 변동성을 줄이는 역할도 맡아왔는데, 대량 인출이 발생하게 되면서 UST의 가격이 1달러에서 벗어나는 디페깅이 심화됐다.

디페깅 심화는 앵커 프로토콜에서 자금을 빼려는 '뱅크 런'을 불러일으켰고, 이는 다시 UST의 가격을 떨어뜨리게 되었다. 그리고 이로 인해 UST와 연동된 암호화폐 루나(Luna) 역시 폭락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되었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UST-루나 연동체계를 근간으로 삼는 '테라 생태계'가 시장 패닉이나 뱅크런에 취약하다는 지적은 폭락 사태 이전에도 있었다. 또 20%의 연이율을 보장하는 앵커 프로토콜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도 존재했다.

일각에선 헤지펀드 등 대규모 자본을 가진 세력이 알고리듬으로 가치를 유지하는 UST의 취약성을 노린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UST 디페깅 방어를 위해 비트코인을 공개적으로 매수한 것이 오히려 대규모 자본의 타깃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까지 구체적인 원인과 세력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공매도 세력이 비트코인, UST 등을 확보한 뒤 이를 대량으로 매도하며 시장에 충격을 준 것이 그 시작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업계에선 비트코인, UST가 시장에 대규모로 덤핑되면서 그 여파가 현물거래를 넘어 마진·선물 거래까지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고, 패닉셀이 이어지며 대폭락이 시작됐다는 의견이 나온다.

공매도로 수익을 올리는 미국 월스트리트 대형 헤지펀드가 이번 사태를 주도했다는 일각의 의견도 있었으나 주체로 지목된 일부 헤지펀드는 이를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이러한 시나리오는 현재로서는 가설에 불과하다. 탈중앙화 거래소에서의 거래를 일으킨 지갑 주소는 공개되어 있지만, 소유주는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seungjun24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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