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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3244억, 계속되는 횡령…"노력해도 안된다" 영끌·한탕주의 그늘

처벌보다 보상에 더 집중…내부통제 부실도 한몫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2022-05-19 09:35 송고 | 2022-05-19 10:01 최종수정
서울 강서구 오스템임플란트 중앙연구소. 2022.4.27/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 강서구 오스템임플란트 중앙연구소. 2022.4.27/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3244억원'

올해 초부터 이달까지 드러난 굵직한 횡령사건의 총액이다. 지난 1월 오스템임플란트를 시작으로 강동구청, 계양전기, 클리오, LG유플러스, 우리은행, 아모레퍼시픽에서 줄줄이 직원들의 횡령사건이 터졌다.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은 LG유플러스의 횡령액 수십억원까지 더하면 액수는 더 늘어난다.

19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이같은 횡령 사건의 이면에는 비뚤어진 '한탕주의'가 자리잡고 있다. 여기에 부실한 내부통제도 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노력해서 벌 수 없는 금액을 한번에 갖고 싶다는 심리가 횡령을 하는 사람의 기본심리"라며 "처음에는 욕심이 없었을 수도 있지만 횡령을 할 수 있는 상황에서 허점이 보이면 그런 욕심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어떤 일을 행할 때 '처벌'과 '보상' 중 보상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경향도 횡령 범죄자들의 공통점이다. 

곽 교수는 "일반 사람들이 나쁜 짓을 안하는 이유는 처벌을 더 중요시해서인데, 어느 순간 처벌보다 보상이 더 클 것이라는 생각을 머릿속에서 키워 나가게 되면 합리적인 사고가 멈추게 된다"며 "보상만 생각하게 되면서 횡령과 사기 범죄를 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횡령금액을 코인이나 불법도박 등 위험한 분야에 다시 투자를 하는 것도 한탕주의의 연장선"이라며 "모든 행동들이 처음에는 주저하고 힘들지만 한번 하고 나면 다음 행동은 굉장히 쉬워져 더 과감하고 무모한 행동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실한 내부통제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횡령을 하는 사람은 먼저 개인적으로는 직업윤리가 약한 낮은 도덕성을 갖고 있을 것이고, 구조적으로는 그런 범죄를 감독통제하는 기능이 약한 환경에 놓인 것을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공 교수는 "내부통제를 실질적으로 강화하는 조치들이 필요한데, 대기업이나 은행은 외부감사도 받지만 내부 회계 담당자들과의 관계 때문에 형식적으로 이뤄지는 경우도 많다"며 "회계와 관련해 회사에서 한 사람에게만 과도하게 권한을 주는 방식도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근본 원인은 아니지만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내부통제가 일부 영향을 미쳤다. 곽 교수는 "코로나로 사람들의 기분도 다운되고, 아무래도 주변에 사람들이 없다 보면 일탈의 가능성이 커진다"면서 "전혀 영향이 없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근본적으로는 내부통제 시스템이 약한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d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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