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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소년사건' 수사 책임 전직 경찰 "타살 아니다" 주장, 왜?

김영규 전 총경 "저체온증 사망" 주장

(대구=뉴스1) 남승렬 기자 | 2022-05-18 10:04 송고
지난 2019년 10월10일 오후 대구지방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대구경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개구리소년 실종사건 수사 진행 상황에 대한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 2019.10.10/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대표적인 국내 장기 미제사건 중 하나인 '대구개구리소년 실종·암매장 사건', 이른바 '개구리소년사건'이 타살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개구리소년사건 취재기를 담은 김재산 국민일보 대구경북취재본부장의 책 '아이들은 왜 산에 갔을까' 출간을 계기로 사망 원인에 대해 다른 해석이 나오면서다.

18일 경찰 등에 따르면 개구리소년사건은 31년 전인 1991년 3월26일 발생한 대구 성서지역 초등학생 집단 실종 사건이다.

아이들이 감쪽같이 사라진 날은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평화로운 임시공휴일이었다.

한 동네에서 같은 초등학교에 다닌 우철원(당시 13세)·조호연(12)·김영규(11)·박찬인(10)·김종식군(9) 등 5명은 이날 아침밥을 먹고 '도롱뇽 알을 찾겠다'며 집 뒤에 있는 와룡산에 올라갔다 실종됐다.

경찰은 국내 단일 실종사건으로는 최대 규모인 연인원 35만명의 수색인력을 풀었지만 범인이나 실종 경위를 끝내 밝혀내지 못했다.

아이들의 유족들은 생업을 포기한채 전국을 돌며 전단지를 돌리고 아이들의 행방을 수소문했으나 허사였다.

한동안 잠잠하던 이 사건은 발생 11년이 지난 2002년 9월26일 실종 아동들이 와룡산 세방골에서 모두 유골로 발견되면서 또한번 충격을 던졌다.

당시 경북대 법의학팀이 유골 감정을 통해 '예리한 물건 등에 의한 타살'로 결론을 내렸지만 범인을 잡지는 못했다. 이후 2006년 공소시효가 만료되면서 현재까지 미제로 남아 있다.

법의학팀의 결론에 앞서 당시 경찰은 실종 당일 내린 비로 기온이 내려간 점에 비춰 '저체온증에 따른 사망'이라고 성급하게 발표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경찰의 사과와 법의학팀의 타살 결론으로 일단락됐던 저체온증 사망 논란이 최근 다시 나오고 있다.

사건이 발생했을 때 수사 책임자인 김영규 전 총경(당시 대구경찰청 강력과장)은 김재산 국민일보 대구경북취재본부장의 책 '아이들은 왜 산에 갔을까'에서 '개구리소년사건은 타살이 아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7일 손수호 변호사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 전 총경의 이런 주장을 소개했다.

프로그램에서 손 변호사는 "이 책을 통해 김 전 총경은 '범행 동기가 없고 살해 도구가 발견되지 않았다. 개구리 소년 사건은 타살이 아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책 내용과 뉴스쇼 보도를 종합하면 김 전 총경은 아이들의 두개골에서 발견된 'ㄷ자', 'V자' 모양의 상처를 타살이 아닌 근거로 제시한다.

부검을 맡았던 경북대 법의학팀은 이 상처들이 흉기로 인해 생긴 것으로 보고 '명백한 타살'로 결론내렸다. 그러나 범행 도구가 무엇인지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 점이 결국 '타살이 아니다'라는 주장으로 연결됐다고 손 변호사는 설명했다.

대신 김 전 총경은 법의학팀이 타살의 근거로 제시한 두개골 손상이 사후에 생겼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사망 후 유골이 발견될 때까지 11년 동안 여름에 비가 내리면서 날카로운 돌이 사체 쪽으로 떨어지고, 돌이 두개골을 가격해 생긴 '사후 골절흔'이라는 것이다.

또 아이들마다 상처의 개수가 제각각이었는데, 이에 대해선 사체의 위치가 달랐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두개골에 상처가 가장 많았던 우철원군의 사체는 폭포 쪽에 가장 가까웠으며, 이보다 상처의 개수가 적었던 나머지 아이들의 사체는 우철원군보다 아래쪽에 있었다는 의견이다.

김 전 총경은 저체온증으로 아이들이 사망했다고 주장한다. 손발이 묶인 옷은 범죄의 흔적이 아니라 아이들이 추위를 피하기 위해 한 행동이었다는 해석이다.

발견 당시 우철원군의 두개골은 체육복 상의에 싸여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규군의 하퇴부에는 체육복이 매듭지어져 있었다. 이에 대해 김 전 총경은 저체온증으로 추위를 견디다 못한 아이들이 상의를 뒤집어쓰거나 발목을 묶은 것으로 보고 있다.

손 변호사는 "저체온증 사망자의 경우 오히려 옷을 벗거나 들춘 상태로 발견되기도 한다. 저체온으로 인해 체온조절 기능이 무너지면 오히려 열감을 느껴서 탈의를 한다"고 방송에서 설명했다.

다시 제기된 타살이 아니라는 주장에 유족 측 등은 반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체온사로 인한 사망 주장에 대해 실종 당일 오전 이슬비가 조금 왔을 뿐, 기온이 영상 5도였다는 점을 꼽고 있다.

민갑룡 경찰청장이 20일 오후 대구 달서구 와룡산 세방골 개구리소년 유골 발견 현장을 찾아 희생자를 추모하며 경례하고 있다. 개구리소년 실종 암매장 사건은 1991년 3월26일 대구 달서구 성서초교에 다니던 우철원(당시 13세·6학년·1979년생) 군 등 5명의 어린이가 도롱뇽알을 찾으러 집 뒤편 와룡산에 올라갔다 실종된 사건이다. 이후 실종 11년 6개월 만인 2002년 9월26일 와룡산 세방골에서 모두 백골로 발견됐다. 사건 초기 아이들이 개구리를 잡으러 간다고 집을 나섰다는 진술이 나오며 ‘개구리소년’으로 불리게 됐다. 2006년 3월25일 공소시효가 완성됐고 영구미제 사건으로 남았다. 2019.9.20/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이 사건은 2019년 9월 화성 부녀자 연쇄살인 사건의 진범이 밝혀진 이후 당시 민갑룡 전 경찰청장의 지시로 재수사에 들어가 대구경찰청 미제사건수사팀이 현재까지도 재수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들의 실종 경위와 범인의 존재 등 실체적 진실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pdnam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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