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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건강] 온몸 '보들보들' 매일 목욕, 평생 안했던 시대도

고려시대 혼욕도 했으나 조선시대엔 양반은 옷입고 목욕
로마인의 목욕 사랑 각별…14세기 흑사병 돌 때부터 목욕 기피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2022-05-18 04:00 송고 | 2022-08-17 15:25 최종수정
샤워 © News1 DB
샤워 © News1 DB

때수건으로 온몸을 뽀득뽀득하게 씻거나 입욕제를 넣어 보들보들하고 좋은 향기가 나게 하거나 하는 취향의 차이는 있지만 목욕은 누구에게나 즐겁다. 시작한 지 얼마 안되어 절로 콧노래가 나오게 하는 목욕을 인류는 언제부터 하게 됐을까.

목욕이란 머리를 감으며 온몸을 씻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목욕의 기원은 불교의 '목욕재계' 계율로 인해 신라시대 때 대중화되었다. 경주 안압지에서 출토된 석조 욕조는 바닥에 배수설비까지 갖춰져 있었고 통일신라시대에는 증기를 이용한 일종의 사우나인 증기욕도 발달했다.

'고려도경'에 의하면 고려 시대에는 사람들이 하루에 서너 차례 목욕을 했고 개성의 큰 개천에서는 남녀가 함께 어울려 혼욕을 했다. 하지만 조선시대에는 유교사상 때문에 남녀의 혼욕과 알몸으로 목욕하는 것을 불건전하게 보아 양반들은 목욕 전용 옷을 입은 채로 목욕했다.

일반 사람들은 대부분 대야를 이용해 몸에 물을 끼얹고 얼굴이나 손발 등 몸의 부위별로 순서대로 씻었지 전신욕을 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일제강점기 때 일본식 온천장이 개발되기 시작했다. 그후 1962년 최초의 한증막이 생겨났고 1970년대부터 아파트가 보급되면서 현재와 같은 가정 욕실이 보편화됐다.   

더운 여름날 인도 뉴델리의 강에서 사람들이 목욕하고 있다. © AFP=뉴스1
더운 여름날 인도 뉴델리의 강에서 사람들이 목욕하고 있다. © AFP=뉴스1

서양에서는 고대 그리스 크레타 섬에서 기원전 2000년대 중반 만들어진 최초의 욕조가 발견됐다. 고대 로마는 대도시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수로망을 개발했고 개인 집에까지 배관으로 연결했다.

영국의 에이번주의 바스라는 도시는 온천수를 대량으로 뿜어내는 도시로, 1세기에 영국을 점령한 로마인들이 로마식 온천탕과 사원을 세워 그 유적이 남아 있다. 로마는 점령지마다 목욕탕을 지어 즐겼는데 이를 통해 목욕 문화는 전 유럽으로 퍼져나갔다.

하지만 최근 미국 CNN에 따르면 14세기 흑사병이 돌 무렵부터 사람들은 목욕을 기피했다. 의사들이 목욕을 해서 모공이 열리면 그 틈으로 병균이 들어간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목욕을 하지 않는 대신 여러 겹의 옷을 입어 바이러스나 병균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려고 했고 이는 왕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프랑스의 루이 14세는 목욕을 하지 않은 채 하루에도 여러차례 옷을 갈아입었던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다 증기 시설을 갖춘 개인 욕조가 환자 치료용으로 쓰이기 시작해 18세기에 개인 욕조가 개발됐다. 오늘날의 도기 욕조는 1920년에 첫선을 보였다. 하지만 여전히 오늘날처럼 하루 한번 또는 두번 샤워하는 일은 희귀했다. CNN에 따르면 미국에서 1950년에 하루 한번 샤워하는 인구는 미국인의 30%도 못 되었다.  

목욕은 기분을 좋게 할 뿐 아니라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대사 질환 개선, 혈액순환 촉진, 피부 개선, 면역력 증강, 피로회복 등의 효과가 있다. 우울증에도 운동보다 치료 효과가 2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고 열탕 목욕은 교감 신경을 활성화해 식욕과 위장 활동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꽃가루와 먼지 날리는 이 봄에 목욕으로 몸은 깨끗이, 마음은 즐겁게 하는 것이 어떨까.


ungaung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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