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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평일 배 타고 휴일 건설현장…외국인 선원들 '불법 투잡'

'맨발 오징어' 그 베트남인, 공사장 틱톡 영상에 들통
건설사측 "협력사와 계약한 일용직 일일이 관리 불가"

(서울=뉴스1) 최서영 기자 | 2022-05-16 12:17 송고 | 2022-05-16 15:01 최종수정
베트남 출신 외국인 근로자 A씨가 올 4월부터 6월까지 경북 포항 인근 어선과 건설현장에서 촬영한 근무 모습 (틱톡 갈무리) © 뉴스1

베트남 출신 외국인 근로자들이 비자 규정을 어기고 국내 대기업 건설현장에서 불법 근무를 한 정황이 포착됐다.

◇ 외국인 선원들, 휴일에는 대기업 건설 현장에서 투잡 뛴다

등록된 어선에만 승선하도록 한 선원취업(E-10)을 받고 지난해부터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의 한 어선에서 일을 시작한 베트남 출신 외국인 근로자 A씨는 자신의 틱톡 계정에 한국에서의 일상을 공개했다.

어선에서 어업용 그물을 정리하고, 수산물을 포획하는 등 어업 일을 하는 모습을 촬영해 공개하던 A씨는 올 4월부터 포항 시내 한 건설 현장에서 철근을 나르는 모습도 찍어 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국내에 입국한 외국인 근로자가 어업과 건설업 현장에서 동시에 근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주 선원이 한국에 올 때 발급받는 비자는 고용노동부 담당 'E-9'과 해양수산부가 주무 부처인 'E-10' 두 가지다. 출입국관리법상 해당 취업비자로 입국한 외국인은 근무처를 변경·추가하기 전 미리 법무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동시에 두 곳 이상의 근무지에서 일할 수는 없다.

즉, 선원취업 비자를 통해 국내에 입국한 A씨는 어업과 관련해 사전에 정해진 특정 근무지에서만 일해야 하지만, 휴일 혹은 개인 시간에 다른 건설업장에서 일명 '투잡'을 한 것이다.

선원취업(E-10) 비자를 통해 입국한 A씨는 국내 수협 건물 외국인 선원용 기숙사에 거주하지만 어선 외에도 건설업장에서도 근무를 했다 (틱톡 갈무리) © 뉴스1

◇ 시공사 한화건설 "안전 관리 책임만…일용직 채용과는 무관"

A씨가 올렸던 틱톡 영상을 토대로 확인한 건설 현장은 경북 포항시 북구에 위치한 포레나 공동주택 공사 현장이었다.

해당 건설 현장의 시공사인 한화건설 측은 16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근로자에 대한 안전 교육 실시만 했을 뿐, 1000명이 넘는 일용직을 모두 관리하기는 사실상 힘들다"며 "근로 계약 주체는 본사가 아닌 협력업체와 인력 사무소"라고 밝혔다.

A씨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협력업체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의 취업 비자 등 서류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고 불법 채용을 한 것과 관련해 "최근 건설 현장에서 외국인 근로자의 수가 턱없이 부족해 어려움이 크다"며 "외국인 근로자의 비자까지는 확인하지 못하고 건설기초안전교육 이수증을 근거로 채용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또 "최근 코로나19로 국내에 입국하는 외국인 근로자의 수가 턱없이 부족해 건설 현장 인력난이 심각하다"며 "비자가 만료된, 즉 불법 체류 상태의 인력조차도 구하지 못해서 곤란한 정도"라고 밝혔다.

베트남 출신 외국인 근로자 A씨가 지정된 근무지인 어선 외에 건설업 현장에서 부업을 뛴 경북 포항시 북구 내 건설현장 (틱톡 갈무리) © 뉴스1

◇ 외국인 노동자의 '불법' 근로 없으면 국내 건설 현장이 안 돌아간다?

건설 일용직으로 외국인 근로자를 사용할 때 발생하는 '불법' 채용을 근절할 방법은 없을까. 노무관리 관계자는 "현 제도로는 어렵다"는 의견을 냈다.

건설 노무관리 전문 국제온누리 노무법인 관계자는 "건설 일용직으로 국내에 입국할 수 있는 비자는 F2, ,F4, F5, F6 등으로 매우 한정적"이라며 "그런데 고용 허가 자체도 현장당 근로자를 채용하는 것이다 보니, 정확히 고용 허가를 받아 채용하는 건설 현장은 극히 드물다 (대부분 불법 채용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부분을 원청사인 한화건설에서 확인할 의무도 책임도 없다"며 "때문에 대기업 소속 협력업체에서 외국인 근로자가 없이는 현장 자체가 돌아갈 수가 없어 외국인 비자 문제를 대부분 안 지키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한 해결 방안으로 "근본적인 책임 소재를 원청에 넘겨버리면 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까지 가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며 "외국인을 채용하지 않으면 현장 자체가 돌아가지 않는 상황이 태반이기 때문에 강제화하기에는 리스크가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sy15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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