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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7만 '대유행' 맞은 북한…"통제 가능" 자신감에도 우려 증가

가파른 확산세…김정은 "건국 이래의 대동란" 언급
전문가 "독자적 위기 극복 어려워…중국에 도움 요청 예상"

(서울=뉴스1) 김서연 기자 | 2022-05-14 12:11 송고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4일 "당 중앙위 정치국은 최대비상방역체계의 가동실태를 점검하고 정치실무적대책들을 보강하기 위하여 5월14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협의회를 소집했다"라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북한에서 전날인 13일 하루 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로 추정되는 열병 환자가 17만여 명 확인되는 등 '코로나19 대유행'이 본격화됐다. 김정은 당 총비서는 조직력과 통제력으로 "얼마든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며 '최단기간 내에 극복할 신심'을 주문했지만 갈수록 상황이 악화되리라는 우려가 커진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4일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이 "최대비상방역체계의 가동실태를 점검하고 정치실무적 대책들을 보강하기 위하여 5월14일 당 중앙위 본부청사에서 협의회를 소집했다"라고 밝혔다. 협의회는 김 총비서가 주재했다.

국가비상방역사령부가 보고한 내용에 따르면 13일 북한 전역에서는 17만4440여 명의 유열자(발열자)가 발생했고 21명이 사망했다. 지난 4월 말부터 이달 13일까지 발생한 누적 유열자 수는 52만4440여 명, 사망자 수는 27명이다. 유열자 중 24만3630명이 완쾌됐으며 28만810여 명이 치료받고 있다. 누적 유열자는 전체 주민의 2%가량이다.

북한이 발표한 유열자 집계는 12일 하루 1만8000여 명에서 13일 17만4400여 명으로 폭증했다. 사망자도 누적 6명이던 것이 하루에만 21명이 발생해 내부에서 확산세가 거센 것으로 보인다. 단순 인구수 대비로 따지면 남한에서 34만 명이 발열 증상을 보인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남한의 코로나19 확산이 정점을 찍었던 지난 3월 중순에는 일일 신규 확진자가 62만 명을 기록한 바 있다.

아울러 북한은 전날까지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열병'과 '스텔스 오미크론' 변이를 따로 언급한 반면 이날 보도에선 구분하지 않았다. 진단키트가 부족해 '확진자'를 판별할 수 없는 상태에서 사실상 모든 열병을 '코로나19 변이'로 간주해 대응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13일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에서 북한 주민들이 농사일을 하고 있다. 2022.5.13/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북한은 지난 12일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최대비상방역체계를 발동하고 지역 봉쇄, 사업·생산·거주 단위별로 '격폐 조치'를 취했다. 이어 김 총비서는 이날 협의회에서 현 상황은 "지역 간 통제 불능한 전파가 아니라 봉쇄지역과 해당 단위 내에서의 전파"라며 조직력과 통제력을 유지하고 방역 투쟁을 강화한다면 얼마든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빠른 봉쇄로 바이러스 확산을 차단한다면 방역 위기를 넘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보인 셈이다. 그는 다른 나라의 방역 정책과 성과, 경험도 잘 연구해야 한다면서 "특히 중국 공산당과 인민이 악성전염병과의 투쟁에서 이미 거둔 선진적이며 풍부한 방역 성과와 경험을 적극 따라 배우는 것이 좋다"고도 언급했다. '제로 코로나' 정책을 추구해 철저한 격리·봉쇄를 택한 '중국의 방식'을 따를 것임을 시사한다.

그러나 가파른 확산세나 북한의 취약한 의료시스템, 주민들의 영양 상태 등을 고려하면 북한의 코로나19 상황은 갈수록 악화되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환자 중증도가 더 심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김 총비서 또한 "우리나라에서도 이 악성 전염병의 전파가 건국 이래의 대동란이라고 말할 수 있다"라고 언급하면서 현 상황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이 강력한 통제를 기초로 초기 상황 진화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내다봤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향후 대응 방향과 관련해서는 일단 자체 역량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며 "이런 맥락에서 보면 외부 지원을 받을 가능성은 당분간 희박하다. 일단 내부 확산 및 통제 추세를 좀 더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이 독자적으로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북한은 이날 협의회를 통해 "과학적인 치료방법을 잘 알지 못해 약물 과다복용을 비롯한 과실로 하여 인명피해가 초래됐다"라며 아직 체계적인 방역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했음을 자인하기도 했다.

임 교수는 "약물 과다복용으로 인명피해가 초래되고 있다는 것은 사실상 보건의료 지식과 인프라의 낙후성을 방증한다"면서 "(북한은) 예비 의약품으로 코로나 확산을 막기에는 한계가 있음을 조만간 인식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예상했다.


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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