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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에 편지? 억지 눈물 역겹다"…초6 담임 수업 후기 경악

"남학생 4명 번번이 수업내용에 태클…반성문 찢고 조롱"
해당 부모들 "우리애 착해…선생님 잘 해야" 답답한 반응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2022-05-12 11:31 송고 | 2022-05-12 11:38 최종수정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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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6학년 담임교사가 남학생 4명을 가르치며 겪은 일을 공유하자 누리꾼들이 크게 경악했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는 '초6 가르치면서 있었던 일들'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갈무리돼 지난 11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로 빠르게 퍼졌다.

교사 A씨는 "이 모든 일은 남학생 4명에게서 나온 일인데 이것도 새 발의 피"라고 운을 떼며 있었던 일에 대해 나열했다.

글에 따르면 어버이날을 맞아 잔잔한 노래를 틀어준 뒤 편지 쓰기 활동을 시키자 한 학생은 "억지 눈물 짜내는 거 역겹다"라고 말했다. 수업시간에도 "이런 거 좋아하는 사람 있냐", "내가 안 해도 아무것도 못 하죠. 열받죠?" 등 학습 분위기를 해쳤다.

태블릿PC를 활용하는 수업에서는 유튜브로 이상한 영상을 재생하고 끄지 않는다. 이에 A씨가 태블릿PC 뺏으려 하면 남학생들은 "수업권 침해하냐"고 따졌다.

이들은 모둠 활동에서도 다른 친구들에게 "알아서 해놓아라"라고 시키면서 "(우리가 놀아도) 어차피 결과물 나오지 않냐"라고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A씨는 이러한 행동을 바로잡기 위해 반성문으로 명심보감을 한 장씩 필사하게 했다. 그러자 학생은 "틀딱('틀니를 딱딱거린다' 줄임말로 노인 비하 표현) 냄새 심하게 난다"면서 반성문을 찢어버렸다. 이외에도 혼날 때 짝다리 짚고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은 학생에게 "바로 서라"고 지적해도, 학생은 한 귀로 흘려듣는 태도를 보인다.

초등학교 6학년을 가르치는 교사가 익명 커뮤니티에 남긴 글.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 뉴스1
초등학교 6학년을 가르치는 교사가 익명 커뮤니티에 남긴 글.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 뉴스1
하루는 A씨가 참다못해 학생을 크게 꾸짖자, 한 학생은 발로 차고 학교를 나가기도 했다는 것. 이에 대해 A씨는 "아이들을 엄하게 혼내서 무서워하면 아동학대"라면서 "애가 학교 나갔다가 다치면 내 책임이고 걜 찾으러 나가서 수업 못 해도 내 책임"이라고 억울해했다.

또 한 남학생이 같은 반 학생을 묘하게 괴롭히는 모습에 A씨가 "하지 말라"고 하자, "감정이입하는 거 보니 당한 경험이 있으신 듯"이라고 A씨를 조롱했다. 그러면서 1년 내내 안 보이는 곳에서 은근슬쩍 계속 괴롭힘을 이어갔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숙제를 내주는 과정에서도 남학생들의 말썽은 계속됐다. 이들은 A씨 앞에서 대놓고 서로 숙제를 나눠 하자고 말한 뒤, A씨가 이를 지적하면 "우리 대화 엿듣냐. 사생활 침해다. 음침하다"고 했다.

A씨는 "내가 이 짓을 1년 동안 보고 참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남학생 4명의 부모 모두 반응이 다 똑같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부모들은 "선생님께서 잘 가르치셔야죠", "우리 애가 집에서는 착한데 선생님께서 잘못 가르치신 거 아니에요?", "사랑으로 보살펴주세요", "왜 우리 아이한테만 그러세요?" 등의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A씨는 "교장, 교감한테 말해봤자 옆 반 선생님이랑 해결법을 짜내보라는 얘기만 할 걸 알아서 굳이 얘기 안 한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제일 미안한 건 내 에너지의 90%를 저 4명 막아내는 데 쓰고, 10%를 26명에게 써야 했다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 글을 본 누리꾼들은 "체벌이 부활해야 한다"고 한목소리 냈다. 이들은 "체벌 없앤 만큼 집에서 훈육해야 하는데 그러질 않는다", "글만 읽어도 너무 열받는다", "다른 애들이 너무 안타깝다", "부모 반응 보니까 어떻게 자랐는지 알겠다", "혼낼 건 혼내야 하는데 이 사회에서는 선생님들만 자꾸 힘들어진다", "이런 상황을 생각하며 교사를 꿈꾼 게 아닐 텐데",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끔찍하다" 등 크게 분노했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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