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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베르만' 오연수 "8년만의 드라마, 첫 악역이라 걱정 많아" [N인터뷰]①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2022-05-02 06:00 송고
배우 오연수/ 사진=오연수 측 제공© 뉴스1
배우 오연수/ 사진=오연수 측 제공© 뉴스1
배우 오연수가 오랜만에 드라마로 시청자들을 만났다. 최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군검사 도베르만'(극본 윤현호/ 연출 진창규)를 통해서다. '군검사 도베르만'은 돈을 위해 군검사가 된 도배만(안보현 분)과 복수를 위해 군검사가 된 차우인(조보아 분)이 만나 군대 내의 검고 썩은 악을 타파하며 진짜 군검사로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오연수는 극 중 최초의 여자 사단장이자,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라면 타인의 희생쯤이야 가볍게 보는 악의 화신 노화영 역을 연기했다. 아들 노태남(김우석 분)을 향한 학대에 가까운 양육법, 자신에게 칼이 다가오자 그 칼을 피하기 위해 부하인 원기춘(임철형 분)의 다리를 거리낌없이 자르는 잔혹한 모습을 보이는 인물이다. 극의 마지막까지 도배만과 차우인이 대적하는 인물로 강렬한 카리스마를 드러냈다.

지난 2017년 방송된 tvN '크리미널마인드' 속 특별출연을 제외한다면 2014년 방송된 MBC '트라이앵글' 이후 햇수로 8년만에 제대로 안방극장에 얼굴을 비친 오연수. 그는 오랜만의 연기 복귀에도 강렬한 존재감으로 극을 이끌면서 제대로 복귀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데뷔 후 첫 악역이라는 부담감도 떨쳐버리며 새로운 모습으로 대중들에 돌아온 오연수를 최근 뉴스1이 만났다.
배우 오연수/ 사진제공=tvN © 뉴스1
배우 오연수/ 사진제공=tvN © 뉴스1
-오랜만의 드라마 복귀였는데.

▶햇수로 따지면 8년 만이다. 이전에는 아이들 때문에 미국에 나가 있었지만, 이제는 아이들에게 제가 필요없는 나이가 됐으니깐 '이제 다시 시작하자'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섭외를 받았다. 역할 자체가 강하고 매력적이어서 하고는 싶었다. 하지만 과연 내가 잘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도 있었다. 처음 악역을 맡는 것이다보니 그냥 내가 해왔던 역할을 할까, 이 극에 내가 민폐가 되지는 않을까 생각도 했다. 그래서 감독님과 작가님을 촬영 전에 다시 만나러 갈 때, '안 한다고 해야지'라고 생각하고 갔는데, 작가님이 애초부터 저를 염두에 두고 캐릭터를 쓰셨다고 하더라. 결국 그렇게 하게 됐는데 촬영 들어가기 전까지 계속 고민이었다. 그러면서도 '이왕 하기로 한 거 열심히 해야지'라는 생각에 강한 캐릭터들을 찾아보면서 열심히 연구했다.

-군인 역할이라는 점도 고민이 되는 부분이었을 텐데.

▶저는 군대를 잘 모르니깐, 군대에 가 있는 아들에게 '내가 이번에 사단장 역할을 맡게 됐다'고 얘기를 했다. 그러니깐 아들은 '나는 사단장을 볼 수 있는 계급도 아니고, 사단장이 오면 일주일 내내 부대 청소를 해야하는 계급'이라고 하더라. 그렇게 아들 덕분에 군대에 대해서 알 수 있었다. 제 입장으로서는 경험하지 못한 것을 연기해야 하다 보니 고민이 컷다. 이 여자는 뼛속까지 군이다. 또 사이코패스 같은 성격을 가진 인물이다 보니 수위조절을 어디까지 해야하나도 고민해야했다. 노화영은 그리고 모성애가 단 1도 없다. 저는 엄청 모성애가 강한데 모성애가 없는 역을 하려니깐 정말 캐릭터를 이해하기도 힘들었다. 드라마가 끝나고 나서는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니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지만 집에서 캐릭터 연구할 때는 정말 힘들었다.

제가 만약에 20대나 30대였으면 선배들에게 '어떻게 연기해야 할까요?'라고 물어라도 봤을 텐데 현장에서 제가 나이가 제일 많더라.(웃음) 감독님과 의논을 하면서 촬영하기는 했지만, 저 역시 노화영과 친해지는 시간이 필요했다. 시청자들 역시 제 역할에 익숙해질 시간이 필요했다. 후반부에 가서는 노화영 연기에 탄력이 붙었다. 며칠 전에 저희끼리 종방연을 할 때도 '이제 1회부터 찍으라고 하면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라는 말을 할 정도였다.

-휴식기 동안 다시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을 텐데.

▶저는 아이들이 태어나기 전부터 일을 했다. 아이들이 태어난 후에도 계속 일을 했는데, 아이들이 10대가 되다보니 제가 필요할 것 같더라. 아이들의 학업에 대한 문제가 있었고, 아이들을 위해 올인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았다. 저 같은 경우에도 쉬지 않고 일을 했으니 안식년 같은 시기가 필요했다. 처음에는 길어도 2년 정도만 미국에 가 있으려고 했는데, 그 기간이 길어졌다. 하지만 제 성격상 어딘가에 있으면 '여기가 좋아', 또 다른 곳에 있어도 '여기가 좋아'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만약 정말 연기가 하고 싶었으면 한국에 돌아왔을 텐데, 아이들과 있는 시간도 너무 좋았다. 또 8년 동안 중간중간 광고도 하고, 예능도 출연했다. 그러다보니깐 사람들도 제가 오래 쉬었다는 느낌은 받지 않으시더라.(웃음)

-노화영은 괴물 같은 캐릭터였는데, 어떻게 임팩트를 주려고 했나.

▶사실 노화영은 6~7부까지는 단순히 강한 여자라고만 볼 수 있는 캐릭텨였다. 그러다가 원기춘의 다리를 자르는 장면에서 확 임팩트를 줄 수 있었다. '대체 어디까지 얼마나 높이 올라가려도 사람 다리까지 잘라?'라고 생각될 정도였으니. 그때부터 이 노화영이라는 인물이 정말 사이코패스구나라는 이미지가 제대로 자리를 잡았던 것 같다.

-노화영은 노태남을 학대하며 키우는 어머니이기도 했는데.

▶아이를 강하게 키우려고 하기는 했는데 방법이 잘못됐다. 너무 아이한테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주고, 정신병이 생길 정도로 훈육을 시킨 거다. 정말 말도 안 돼라고 생각했고, 노태남은 너무 불쌍하게 컸구나 싶어서 안타까웠다. 그러다가 마지막회에서 노태남이 교도소에 면회를 왔는데도 만나주지 않는다. '정말 이게 말이 돼?' 할 정도로 저한테는 이해 안 가는 인물이었다.

-군복만 입고 촬영을 하다 보니 힘들지는 않았나.

▶촬영 99%가 군복을 입고 진행됐다. 한번씩 사복이 나올 때도 밝은 색을 안 입고 검은색, 무채색으로 입어야 했다. 촬영하면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벌만 입고 나오는 게 어딨냐고 생각했다.(웃음) 원래는 머리도 길었는데 잘라야 했다. 또 노화영은 오른쪽 검지가 없는데, 그래서 장갑을 늘 낀 채로 있어야 했다. 그런데 장갑을 끼고도 혹시나 검지를 구부릴까 신경을 써야해서, 결국 구부러지지 않게 테이핑을 했다.

저희가 지난해 겨울에 촬영을 했는데 군복은 정말 춥더라. 아들이 정말 고생했다 싶었다. 외투도 솜이 들어간 것이 아니고 너무 얇더라. 추워서 고생은 했다.(웃음)

<【N인터뷰】②에 계속>


taeh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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