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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는 법 몰라도 돼"…泰 방콕서 현실판 '파이트 클럽' 성행

승패 가리지 않고 3분간 경기…최소한 규칙과 의료진은 존재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2022-04-28 14:31 송고
16일(현지시간) 태국 방콕 클롱 토이 지역의 주차장에서 '파이트 클럽 태국'이 열린 모습. © AFP=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16일(현지시간) 태국 방콕 클롱 토이 지역의 주차장에서 '파이트 클럽 태국'이 열린 모습. © AFP=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흐린 가로등 불빛 아래 태국 방콕의 한 지하도에서 셔츠를 입지 않은 두 남성이 소리를 지르며 다투고 있다. 이들의 모습은 흡사 브래드피트 주연의 1999년작 '파이트 클럽'의 한 장면을 보는 듯 했다.
28일(현지시간) AFP통신은 태국 방콕에서 피와 타박상이 오고가는 합법적이지 않은 격투 모임 '파이트 클럽 태국'을 보도했다.

이 격투 모임은 겉보기에는 격렬한 권투 시합과 유사해 보일지 모르지만 허름한 방콕의 항구에서 벌어지는 파이트 클럽은 기존의 무에타이 복싱 대결과는 결이 달랐다.

파이트 클럽의 공동 창업자인 차나 워라사트는 "여기선 싸우는 법을 알 필요가 없다"라며 "마음만 있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6년 영화 파이트 클럽에 실제 영감을 받아 파이트 클럽 태국을 설립해 아마추어 선수들이 기술을 시험해보거나, 안에 내재된 공격성을 마음껏 발산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워라사트는 파이트 클럽의 인기 요인에 대해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다채로운 격투 스타일로 서로 겨루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파이트 클럽에 참가하고 있는 수라탓 사쿨추에(23)는 실제로 전문 무술인은 아니며, 식료품점에서 일하는 평범한 청년이다.

그는 "파이트 클럽은 전통적인 싸움과는 상당히 다르다"라며 "컨테이너 박스에 둘러싸여 있는 곳에서 싸우는 게 재밌고 흥분된다"라며 파이트 클럽의 매력에 대해 설명했다.

16일(현지시간) 태국 방콕 클롱 토이 지역의 주차장에서 아마추어 격투꾼들이 '파이트 클럽 태국'의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2022.04.16/뉴스1 © AFP=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16일(현지시간) 태국 방콕 클롱 토이 지역의 주차장에서 아마추어 격투꾼들이 '파이트 클럽 태국'의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2022.04.16/뉴스1 © AFP=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영화 파이트 클럽에서는 모임의 존재를 외부에 발성하면 안 된다는 규칙이 존재했지만, 태국의 파이트 클럽은 그렇지 않다. 페이스북을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파이트 클럽 태국은 약 7만3000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특이한 점은 이들의 싸움에서 승자와 패자라는 이분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단지 이들은 단 3분간 전력으로 싸울 뿐이다. 다만 엘보잉 기술이나 붙잡기, 상대편을 바닥에 내동댕이 치거나, 뒤통수에 주먹질을 하는 것은 엄격히 금지된다.

이러한 폭력 모임을 태국 경찰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경찰은 2016년 복싱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파이트 클럽 경기에 경고를 하기도 하고, 경찰이 소규모 배치되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싸움은 계속됐다.

클럽 주최측은 자신들의 모임이 법을 위반하는 것은 아니라며 클럽이 지방 당국의 승인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물론 당국의 승인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지하 격투 클럽으로써의 정체성도 유지해야만 한다고 했다.

한편 파이트 클럽은 초창기 명확한 규정이 없었던 것과는 달리 현재 결투 지침이나, 선수 선발, 동의서, 보호 장비 및 의료진을 갖추고 있다.

주최측은 "우리는 싸움꾼들에게 서로를 죽이라고 요구하진 않는다"라며 "만약 당신이 지쳤거나 다쳐서 힘들다면 멈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kxmxs41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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