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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친코' 정웅인 "김윤진 '정배우 최고' 연락…K콘텐츠 선전 기뻐" [N인터뷰]②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2022-04-28 15:52 송고 | 2022-04-28 15:53 최종수정
애플TV 파친코 제공© 뉴스1
애플TV 파친코 제공© 뉴스1


애플TV 파친코 제공© 뉴스1
애플TV 파친코 제공© 뉴스1

애플TV플러스 오리지널 드라마 '파친코'는 금지된 사랑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로 한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을 오가며 전쟁과 평화, 사랑과 이별, 승리와 심판에 대한 잊을 수 없는 연대기를 그리는 작품. 지난 3월25일 1~3회가 한꺼번에 론칭된 뒤 이달 1일부터는 매주 한 편씩 공개되며 이야기의 밀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정웅인은 7회에서 고한수(이민호 분)의 아버지 고종렬로 등장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정웅인은 한수만큼은 보다 넓은 세상에서 살아가기를 바라며 아들을 위해서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는 헌신적인 아버지를 연기했다. 겉으로는 무뚝뚝하지만 누구보다 한수를 사랑하는 아버지이자 일본이라는 낯선 땅에서 홀로 아들을 키워내며 고된 삶을 버텨낸 인물로 극 중 이민호와 끈끈한 케미를 발산해 진한 울림을 선사했다.

정웅인은 '파친코'를 통해 제주도 방언에서부터 일본어까지 소화하는 열연을 펼치며 몰입도를 한층 끌어올렸고, 짧은 출연임에도 진한 여운을 남기며 믿고 보는 배우임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정웅인은 최근 서면인터뷰를 통해 '파친코'를 통한 새로운 경험과 배우로서 느낀 점에 대해 전했다. 

<【N인터뷰】①에 이어>


-완성본을 본 감상이 어떤가.

▶로튼 토마토 지수가 좋다는 기사를 보고 기분이 좋았다. 애플TV플러스의 작품이 여러 어워즈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지 않나. '파친코'도 그런 성과를 이룰 수 있길 바란다. 한국인의 역사를 소재 미국에서 제작한다는 게 흥미로웠다. 차별성이 있지 않은가. 덕분에 한복 같은 한국의 문화가 좀 더 친숙하고 정확하게 전달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가족들이나 주변 동료들 반응은 어떤가.

▶가족들은 아직 다 못 봤다. 일단 우리 아내는 지금 책을 읽고 있다. 드라마를 보고 책 읽는게 좀 더 생생하지 않냐고 하니까 그래도 책부터 보고, 다 완결된 다음에 온 가족에 모여서 함께 1화부터 8화까지 쭉 정주행 할 심산이다. 김윤진 배우가 저랑 몇 년전에 작품을 같이 했는데 연락 와서 '파친코'를 너무 잘봤다고 해줬다. '정배우 최고'라고 해줘서 고마웠다. 최고라는 말 잘 안 쓰는데.(웃음) 너무 기분이 좋더라! 같이 드라마 찍는 배우들도 '파친코'를 보다가 선배님 나와서 깜짝 놀랐다고 해준다. 7회가 원작 소설에는 없다. 한수를 위해 만들어졌고 프로듀서 수 휴가 고심을 많이 했다고 했다. 7회를 한편의 영화처럼 만들고 싶어했으니, 신중하게 이 회에 대해 접근했고 야심차게 준비했다. 강렬한 비극을 표현하면서 배우들이 참 고생이 많았다.

-인상적인 장면 혹은 대사는 무엇인가.

▶7회에서 한수가 우리 같은 사람들도 미국가면 성공할 수 있다 하면 (고종렬이) '우리 고튼 사람'이라 하면서 한때는 나 같은 사람도 꿈과 희망을 갖고 일본에 왔지만 뜻대로 안되더라 하지만 너는 가라. 그런 희망을 끊지 않는 아버지의 모습이 담겨 좋았다. 그리고 풀 죽은 한수를 달래느라 '저녁 하늘에 별이 두 개 있는데 똑 붙어있어보여도 멀리 떨어져 있다. 그렇지만 여기서 보면 똑 붙어있는거로 보이지 않아 그치?'라고 말하면서 아들이 어디 있건 나는 항상 곁에 있을 거라는 마음을 표현하며 '씩' 웃는 장면의 대사를 좋아한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가까이 있는 거다. 그런 희망을 주는 대사들이 좋다.

그리고 한수를 막 아버지가 아닌 사람처럼 매몰차게 때리고 가라고 돌아오지 말라고 마지막 대사 딱 끝나고 모니터 쪽 갔더니 수 휴가 울고 있어서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까 본인이 이 대본에서 이 장면을 쓰면서 너무 슬퍼했다고 해서 나도 덩달아 찡해지고 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울지는 않았다. 아버지의 희생, 저도 아이들이 있으니 그 시대에 있었다면 어떠한 짓도 했을 것이다. 그런 기분을 진하게 느끼게 해준 작품이라 잊지 못할 것 같다.  

-새로운 시스템을 경험하셨는데 어떤 점이 흥미로웠나.

▶우리가 한창 촬영할때는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릴 때여서 조심스러웠다. 제작진의 방역시스템이 아주 철저했다. 검역팀이 상주했고, 촬영장에는 매니저조차 자유롭게 오갈 수 없었다. 캐나다 촬영도 쉽지 않았다. 난 매니저 없이 홀로 떠났다.

캐나다 현장은 스태프들이 맡은 직무가 좀 더 세분화되고 그 분야에 헤드들을 붙여놨다. 아무래도 좀 더 스케일이 크고 섬세했다. 또 인상적이었던 것은 오랜 경험을 가진 스태프들이 똘똘 뭉쳐있다는 것이었다. '레디!' '액션!'만 외치는 분마저도 50대였다. 한국 현장에는 주니어들이 많은데 이번 현장에서는 연륜이 지닌 밀도가 현장을 멋지고 수월하게 돌아가게 만들어줬던 것 같다. 경험이 많다보니 훨씬 효율적이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좋은 경험이었고 자극이 됐다.

지진신 같은 경우에는 앵글을 보니 대역 없이 직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괜찮겠냐'고 물어서 '내 생각도 그게 맞다고 보고 직접 하겠다'라고 했다. 한국 배우들은 이런 특유의 집요한 집중력이 있는데 그런 걸 좀 보여드린 것 같다. 현장에서 박수도 받았고 대역 없이 소화하면 출연료 더 받아야하는 것 아니냐는 농담도 주고받았다.

-한수의 아버지로서 이민호 배우와 호흡을 맞췄다.

▶워낙 촬영에 집중해야해서 아기자기한 에피소드는 없고, 국내 촬영 때 이민호씨를 처음 봤는데 '아버지 역으로 캐스팅됐는데 얼굴이 이렇게 달라서 어떡하냐? 미안하다. 팬들에게 이야기 좀 잘 해달라'고 농담하니까 막 웃더라. 이전 회차들을 찍고 넘어온 것이니 민호씨가 좀 지쳐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작품을 위해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하고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그게 참 좋아 보였다. 캐나다 촬영 때는 한국 식당에서 고기도 사주더라. 소주 한잔씩 하며 고단함을 털어내며 재미있게 했다.

-일본어, 사투리 연기가 쉽지 않으셨을 것 같은데 어떻게 준비했나.

▶일본어는 담당자가 녹음해준 걸 자세히 들어보는 걸 반복했다. 예전에 조금씩이라도 일본어 연기를 해봐서 주어 목적어 순서를 알고 있으니, 해볼만하다 생각했다. 굉장히 긴 일본어 대사가 있어서 밤잠 설치며 외우고 현장에 가서 연기를 하려니 알고 보니 한수가 아버지를 바라보는 장면이어서 나를 찍을 필요가 없는 것이었다. '이러면 보고 읽어도 되는데 왜 말 안 해줬냐'라고 했더니 감독이 '미안하다'라고 하더라. 그 대사는 지금도 외울 수 있다.

일본어보다 제주어가 어려웠다. 옆에서 계속 지도해주었다. 제주도어를 잘하는 배우가 옆에서 코칭해줬고 비대면으로도 영상으로 만나 연습했다. 제주도 방언이 한수 아버지의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는 좋은 양분이 된 것 같다.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이런 반응이 있는데 그게 정상이다. 예전 제주어의 특성이 있으니까 그런 반응들이 오히려 재밌다.

-배우로서 K컬처 작품들의 선전에 대해 배우로서 어떻게 생각하나.


▶요즘에는 '기생충' '미나리' '오징어 게임' '파친코' 계보가 이어지니 욕심이 생긴다. 좋게 봐주신 분들이 찾는다면 기꺼이 해야 하지 않을까. 한국 작품에서도 열심히 해서 글로벌 경쟁력 보여주고 싶다. 배우로서 아버지로서 남편으로서 최선을 다해 살고 싶다. 앞으로 행보가 어떨지 모르겠지만, 좀 더 긍정적인 성과들을 파친코가 얻었으면 좋겠다. 애플TV플러스 작품들을 찾아봐도 좋으실 것 같다. 완성도가 높은 것들이 많다.

-'파친코'는 배우 정웅인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 작품인가. 시청자분들에게는 어떤 작품으로 기억되길 바라는지.

▶밴쿠버를 향한 험난한 여정?(웃음) 저에게 새로운 세상과의 연결 고리인 작품이다. 시청자분들에게는 우리 부모님들, 부모님의 부모님들, 그리고 우리가 지금 얼마나 행복한가를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 부모님과 조부모님, 그 위의 분들에게도 따뜻한 말 한 마디 하셨으면 좋겠다. 할아버지 할머니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길 바란다.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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