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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나무, 코인 거래소 첫 대기업집단 지정…SK는 현대차 제치고 2위로

정보서비스업 분류돼 고객예치금도 자산…바로 상출집단行
LS·넥슨 총수변경…크래프톤 등 8곳 대기업집단 신규지정

(세종=뉴스1) 서미선 기자 | 2022-04-27 12:00 송고 | 2022-04-27 14:36 최종수정
(두나무 제공) © 뉴스1
(두나무 제공) © 뉴스1

국내 최대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가상자산 거래 주력집단 중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지난해 3위였던 SK와 2위였던 현대자동차의 자산총액 기준 순위가 서로 바뀌면서 상위 5개 기업집단 내 순위는 2010년 이후 처음 변동이 생겼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76개 기업집단(소속회사 2886개)을 다음달 1일자로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고 27일 밝혔다.

공정위는 매년 5월1일 기업 자산총액을 기준으로 대기업집단을 지정한다. 기업집단에 속하는 국내회사의 직전 사업연도 자산총액이 5조원 이상이면 공시대상기업집단, 10조원 이상이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상출집단)으로 지정된다.

두나무와 크래프톤, 보성, KG, 일진, 오케이금융그룹, 신영, 농심 8개 기업집단이 새로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지정됐다. 상출집단은 47개로 전년대비 7개 늘었다. 중흥건설, 두나무 등 8곳이 신규지정됐고 한국투자금융은 빠졌다.

두나무 자산총액은 약 10조8225억원이고, 그중 고객예치금은 약 5조8120억원이다. 순위는 44위다.

두나무는 자사가 금융보험업에 해당해 고객 자산을 뺀 공정자산을 토대로 자산규모를 책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공정위는 정보 서비스업 내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 자산 매매 및 중개업'으로 분류된다고 보고 상출집단으로 지정했다. 두나무는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없이 바로 상출집단에 지정된 첫 사례다.

김재신 공정위 부위원장은 "고객예치금은 두나무 통제하에 있고 그 경제적 효익을 두나무가 얻고 있어 자산으로 편입해야 한다는 게 한국이 채택한 국제회계 기준"이라며 "금융보험사가 아닌 상태에서 고객예치금을 자산에서 제외할 법적 근거도 없다"고 했다.

상출집단은 공시의무 등 외에 계열사간 상호출자, 순환출자, 채무보증이 금지되고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등이 추가적용된다. 두나무는 이에 저촉되는 게 없어 상출집단에 지정돼도 사업운영엔 어려움이 없다는 입장을 공정위에 표명했다고 한다.

다만 계열사 사익편취행위 규제대상 회사가 있는지는 상출집단 지정 뒤 5월 말까지 두나무가 주식소유현황 등 자료를 제출해야 확인할 수 있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두나무 동일인(총수)으로는 송치형 의장이 지정됐다. 두나무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송 의장이 보유한 두나무 지분은 25.66%다.

현재 국회엔 가상자산 시장을 제도권에 편입하기 위해 관련 업권법 법안 10여개가 발의돼있는데, 논의에 따라 두나무의 금융보험업 포함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

김 부위원장은 두나무가 추후 금융보험업으로 분류될 경우 대응계획에 대해선 "고객예치금이 제외된 수치에 따라 결정될 것이고, 두나무가 만약 비금융계열사를 갖고 있다면 여전히 공시대상기업집단이나 상출집단에 포함될 수 있다"고 미래에셋 사례를 들었다.

그는 "미래에셋도 주력은 금융보험사지만 비금융계열사를 많이 갖고 있어 기업집단에 지정돼 관리된다"며 "두나무도 동일 기준이 적용될 것"이라고 했다.

크래프톤은 장영규 의장, 보성은 이기승 회장, KG는 곽재선 회장, 일진은 허진규 회장, 오케이금융그룹은 최윤 회장, 신영은 정춘보 회장, 농심은 신동원 회장이 총수로 지정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지정된 쿠팡의 총수는 김범석 이사회 의장이 아닌 법인 '쿠팡'이었다. 동일인 지정 제도 변경에 다소 시일이 걸리는 등 이유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사진=SK·현대차 제공)© 뉴스1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사진=SK·현대차 제공)© 뉴스1

SK는 반도체 매출 증가, 물적분할에 따른 신규설립, 석유사업 성장, 계열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 상장 등에 따라 최초로 자산총액 기준 2위에 올라 현대차를 제쳤다.

총수 사망에 따라 LS는 구자홍 회장에서 구자은 회장으로, 넥슨은 김정주 창업주에서 그의 배우자인 유정현 NXC 감사로 총수가 변경됐다.

LS는 사촌동생인 구자은 회장이 최상위 회사 LS의 개인 최다출자자(3.63%)이고 올해 1월 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점 등, 넥슨은 김 창업주와 공동경영을 해온 배우자 유 감사가 넥슨 창립·회사경영에 관여하고, 최상위 회사 NXC의 등기임원(감사) 중 유일한 출자자임과 동시에 개인 최다출자자(29.43%)인 점 등이 고려됐다.

사모투자펀드(PEF) 전업집단, 금융보험사와 PEF관련 회사만으로 구성된 집단의 경우 올해 지정에서 제외됐다. 이에 지난해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던 IMM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금융이 빠졌다. 대우건설은 인수합병 완료로 중흥건설에 흡수되며 제외됐다.

코로나19 확산에도 경제활동 재개, 인수합병 등으로 76개 공시대상기업집단 자산총액은 1년 전보다 281조3000억원, 매출액은 289조2000억원, 당기순이익은 82조3000억원 각각 늘었다.

다만 부채도 늘었다. 전체 공시대상기업집단 부채비율은 한 해 전보다 1.0%포인트(p) 오른 76.3%로 집계됐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부채비율은 2.3%p 상승한 74.6%였다.

해운수요 회복에 따른 실적개선으로 해운 주력집단들은 급성장했다. HMM 자산총액은 8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17조8000억원까지 증가해 자산총액 기준 순위도 48위에서 25위로 23계단 뛰었다. SM, 장금상선의 자산총액도 증가했다. 카카오, 네이버 등 IT기업은 최초 지정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활발한 인수합병으로 건설 주력집단의 성장세도 이어졌다. 중흥건설은 자산총액이 9조원대에서 20조원대로 늘면서 순위도 47위에서 20위로 올라섰다. 호반건설 자산총액은 약 30% 증가했다.

공정위는 "이번 지정으로 대기업집단 시책 적용대상이 확정됐고 이후 관련정보를 지속적으로 분석·공개할 예정"이라며 "경제여건 변화를 반영해 2024년부터는 자산총액이 명목 국내총생산(GDP)액의 0.5% 이상인 집단이 상출집단으로 지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명목 GDP액이 2000조원이 넘는 것으로 확정된 해의 다음해부터 GDP액의 0.5%이상인 집단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선정하도록 공정거래법이 전면개정된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명목 GDP(잠정치)는 2057조5000억원이고 이는 내년 6월께 확정된다. 잠정치가 그대로 확정될 경우 0.5%는 10조287억원으로 상출집단 기준이 287억원 올라가는 규제완화 효과가 생긴다. 올해 기준으로는 한국타이어(10조150억원), 이랜드(10조34억원) 2곳이 빠진다.

김 부위원장은 "지금은 효과가 작지만 한국경제가 계속 성장하면 제외효과는 점점 커질 것"이라고 했다.


smi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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