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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금리 오르니 좋긴 한데…내 대출금리도 오른다고?"

한은 기준금리 인상 이후 은행권 수신금리 인상 러시…최대 0.4%p↑
수신금리 오르면 주담대 준거금리 '코픽스'도 상승…변동형 주담대 연내 6% 갈듯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2022-04-17 07:05 송고
 서울 시내 한 은행에서 대출 관련 창구가 운영되고 있다. 2022.4.6/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서울 시내 한 은행에서 대출 관련 창구가 운영되고 있다. 2022.4.6/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시중은행들도 예·적금 등 수신상품 금리를 속속 올리기 시작했다. 특히 은행권이 기준금리 인상 폭 이상으로 수신금리를 올리고 있어, 자금을 맡길 곳이 필요한 이들에겐 희소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출 차주에겐 그다지 반가운 소식은 아니다. 수신금리가 오를수록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오르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현재 연 5% 중반인 변동형 주담대 금리가 연내 연6%를 넘어설 것이라 보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오는 18일부터 '하나의 정기예금' 등 대표 예금 및 적립식 예금 5종의 기본 금리를 0.25%p~0.35%p 인상한다. 같은 날 KB국민은행도 정기예금 및 적립식 예금 39종의 금리를 최대 0.4%p 인상한다. 신한은행도 정기예금 및 적립식 예금 36종의 금리를 최대 0.4%p 올리기로 했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 등 나머지 대형 은행들도 이르면 이번 주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4일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은행권의 수신금리 인상 폭은 통상적인 수준보다 크다. 일반적으로 은행들은 기준금리 인상 폭인 0.25%p만큼 수신금리를 올리는데, 지난해부터 최대 0.4%p씩 인상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지난 연말부터 이어진 '은행권 폭리' 논란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은행권의 '폭리'를 지적하며 '예대금리차 주기적 공시 확대'를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이에 따라 은행권 정기예금 평균 금리도 조만간 연 2%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주식 등 자산시장에서 은행으로 돈이 몰리는 '역 머니무브' 현상 역시 가속화 될 전망이다. 팬데믹 시기, 자산시장이 활황세를 보이자 주식이나 암호화폐로 자금이 이동하는 '머니무브' 현상이 나타났는데 지난 연말부터 본격적인 금리인상기에 접어들자 다시 은행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16일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658조2670억원이었는데, 한은이 기준금리를 1.00%로 올리기 직전인 11월 24일과 비교해, 한 달도 되지 않아 5조1317억원 늘었다. 4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25%에서 0.5%p 내렸던 지난해 3월말 521조2877억원에서 올 3월말 659조4863억원으로 늘었다.

수신금리 상승세는 대출 차주에겐 좋은 소식이 아니다. 수신금리가 오를수록 대출 금리가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상품이 대표적이다. 변동형 주담대의 금리는 준거 금리인 '코픽스'에 은행의 마진인 가산금리를 더하는 식으로 정해진다. 코픽스는 정기예금·정기적금·금융채 등을 통해 조달한 비용을 가중평균해 산출하는 '자금조달비용지수'로, 정기예금의 가중치가 가장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은행들이 정기예금을 통해 끌어모은 자금이 늘어날수록 코픽스가 상승하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75%에서 1.00%으로 인상한 지난해 11월 금통위 직후 산출된 12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55%로 인상 직전인 11월 1.29% 대비 0.26%p 상승했다. 0.5%에서 0.75%로 인상했던 8월 금통위 직후 산출된 9월 신규취급액 코픽스는 1.16%으로 전월 대비 0.14%p 올랐다. 한은에 따르면 은행권의 정기예금 등 순수저축성예금의 금리는 그해 8월 1.00%에서 12월말 1.67%로 크게 올랐다.

한국은행이 연내 2% 혹은 2% 이상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업계에선 변동형 주담대 금리도 연내 6%를 넘길 것이라 보고 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기 직전인 지난 14일 기준 4대 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3.4~5.30%로 집계됐다.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3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전월 대비 0.02%p 상승한 1.72%로 나타났는데, 14일 기준금리 인상분이 거의 반영되지 않은 만큼 5월부터는 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코픽스를 준거금리로 삼는 대출 상품 중엔 '전세자금대출'도 있다. 지난 14일 기준 은행권 전세자금대출 금리 상단은 5.03%으로 집계됐다. 역시 연내 6%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변동금리 대출 차주의 이자 부담은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한은에 따르면 2월말 기준 변동금리 대출 차주 비중은 전체의 76.5%다. 올해 기준금리가 추가로 0.50%p 더 올라 연 2.00%대에 도달할 경우 가계이자 부담 증가액은 약 20조원 정도 커진다. 차주 1인 기준으로 환산하면 연간 100만원가량 이자가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된다.


hy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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