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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금리 7% 성큼, 집값은 흔들…영끌족, 하우스푸어 될라 걱정

한은 거침없이 기준금리 4차례 인상…주담대 금리 연내 7% 넘길듯
견고하던 집값도 2개월째 하락 '흔들'…20·30대 취약차주 큰 타격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2022-04-17 07:10 송고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 News1 장수영 기자

지난해 고심 끝에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을 끌어모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로 집을 산 30대 A씨는 이자 부담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 이미 연초 대출금리가 한차례 올라 매월 갚아야 할 원리금이 수십만원 늘었는데, 한국은행이 이달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빚 부담이 더 늘어나게 생겼기 때문이다. 설상가상 계속 오를 줄만 알았던 집값은 하락 전환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전격 단행하면서 은행권 상담 창구와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대출금리에 대한 문의와 원리금 상환 부담을 호소하는 게시글 등이 늘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지난 14일 총재 부재 속에서도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1.50%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최근 가파르게 치솟은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 인상 카드를 빼든 것이다.

한은 통계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756조원(카드사용액 포함시 1862조원)에 이른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이용자 가운데 76.1%는 변동금리 대출을 이용 중이다. 4명 중 3명이 금리 변동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 폭(0.25%p)만큼 대출금리가 오른다고 가정하면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은 약 3조3000억원 늘어난다. 대출자 1인당 약 16만원 수준이다. 지난해 8월 이후 4차례 기준금리가 인상(1.00%p)된 것을 고려하면, 8개월 동안 불어난 가계 이자 부담액은 13조원이 넘는다. 차주 1인당 평균 이자 부담 증가액은 약 65만원 수준이다.
실제 차주들이 짊어질 이자 부담액은 이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은행 대출금리는 기준금리 등 준거금리에 은행 마진이 반영된 가산금리를 더해 책정되기 때문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변동형이 3.4~5.337%, 고정형이 3.90~6.38% 수준(15일 기준)까지 올랐다. 주담대 상단이 6%를 넘어선 지 불과 보름 만에 6%대 중반에 근접할 정도로 금리상승 속도가 빨라졌다.

그뿐만 아니라 미 연준(Fed)이 급등하는 물가를 잡기 위해 5월 '빅스텝'(기준금리 인상 폭을 0.25%p에서 0.50%p로 확대)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한은도 이에 맞춰 연내 기준금리를 2% 이상까지 올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와 대출금리는 당분간 계속 오를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연내 고정형 주담대 최고금리가 7%를 거뜬히 넘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설상가상 장기간 견고한 상승세를 유지하던 집값도 올해 들어 꺾이면서 차주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15일 발표한 3월 주택종합 매매가격 동향에서 서울 아파트값은 전월 대비 0.0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0.08% 내려가며 1년9개월 만에 내림세로 돌아선 뒤 두 달 연속 하락한 것이다. 집값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금리인상, 대출규제 등의 영향으로 거래절벽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경기(-0.15%)와 인천(-0.12%)도 매수심리가 위축되며 하락세가 이어졌다. 수도권 전체적으로도 0.12% 떨어져 전월보다 하락 폭을 키웠다.

그동안 차주들은 금리가 오르더라도 집값이 더 크게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버텨왔으나, 집값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차주들의 심리적인 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특히 저금리 기조에 빚을 끌어다 쓴 영끌족이 이번 금리인상기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의 3월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서 20~30대 가계대출은 지난해 말 기준 475조8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5조2000억원 증가했다. 이중 취약차주 비중은 6.6%로 다른 연령층 평균(5.8%)보다 높았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는 지난주 가계부채 관련 서면질의에서 "앞으로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가계 이자상환 부담이 늘어나면 소득·자산 대비 부채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가구를 중심으로 고위험 가구 편입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jhk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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