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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타협 없다"…하림 '퍼스트 키친' 공장은 장인 집합소

"라면·즉석밥 프리미엄 전략 계속…장기적으로 본다"
인근 익산공장선 "닭고기 65만마리·용가리 8톤 나와"

(익산=뉴스1) 이상학 기자 | 2022-04-17 07:15 송고 | 2022-04-17 09:05 최종수정
전북 익산에 위치한 하림 '퍼스트 키친' 공장.© 뉴스1 이상학 기자
전북 익산에 위치한 하림 '퍼스트 키친' 공장.© 뉴스1 이상학 기자

"가격은 타협할 생각이 없습니다."

'더미식 장인라면' 가격에 대해 묻자 하림 관계자가 남긴 말이다. 하림이 지난해 출시한 더미식 브랜드의 장인라면은 개당 2200원이다. 기존 라면과 비교해 비싼 게 사실이다.
맛과는 별도로 비싼 가격에 살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평이 나오면서 시장 안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비자 지갑을 여는데 당장 성공했다고는 볼 수 없다.

'고가'라는 타이틀을 달았으니 가격 관련 질문이 많을 수밖에 없다. 기저에는 가격만큼의 가치가 있냐는 의문이 깔려 있다.

◇라면·즉석밥은 좋은 재료로 '프리미엄' 전략

지난 14일 익산에 위치한 하림 '퍼스트 키친' 공장에서 만난 면류 제품 생산 총괄 담당자 역시 "가격 질문이 가장 많다"고 털어놓았다.
라면은 대체재도 많고 같은 품목 안에서도 제품간 경쟁이 치열하다. 고가 가격정책이 쉽게 성공하기는 어려운 시장이다. 하림 역시 이 사실을 알지만 기존 가격정책을 포기할 생각은 없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성공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종합식품 기업으로 발돋움하고자 장인라면에만 4~5년간 공을 들였다. 좋은 재료를 쓴 만큼 소비자들이 언젠간 그 가치를 알아줄 것이라는 게 하림의 결론이다.

"신선한 식재료가 아니면 사용하지 않고 최고의 맛이 아니면 출시하지 않는다"는 식품 원칙에 따른 결론이다. 최상급 닭고기를 통해 국내 1등 브랜드에 오를 수 있었던 것도 이같은 원칙을 지킨 결과다. 성공경험이 있으니 프리미엄 전략에 대한 확신이 있다.

2021년 초 본격 가동된 공장 내에는 여러 장인들이 존재한다. 라면장인도 그 중 하나다.

장인라면의 육수에는 사골과 소고기, 닭고기 등 신선한 육류 재료와 버섯, 양파, 마늘 등 양념채소 등 순수 자연 재료만 들어간다. 20시간 동안 충분히 우려낸 뒤 각 재료 고유의 맛이 잘 살아나도록 하기 위해 분말이 아닌 육수를 그대로 농축해 국물 맛을 낸다. 

하림은 조만간 자장라면인 '더미식 유니자장면'을 출시해 라인업을 확대한다. 기존 자장라면 대비 비싼 가격에 출시될 예정이다. 레드오션이 된 라면 시장에서 비슷한 제품으로는 더 이상 성공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게 하림 판단이다.

좋은 재료를 쓰는 대신 가격은 올린 프리미엄 전략을 유지하는 배경이다. 향후 가격대를 낮춘 제품의 생산 계획을 묻는 질문에 하림 관계자는 "시장 진입 초기에는 브랜드 정착이 우선"이라고 답했다. 프리미엄 전략을 바꿀 계획이 없다는 의미다.

총 면적 12만3429㎡ 규모의 이 공장에는 밥요리 셰프도 있다. 이 곳에선 무쇠솥에서 두 번 뜸들여 식감을 유지한 더미식 브랜드의 즉석밥이 탄생한다. 쌀과 물만 넣고 밥을 지어 밥 고유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산도조절제나 보존료 등은 넣지 않는다.

더미식 백미밥 역시 2000원이 넘는다. 기존 즉석밥 가격의 2배 이상이다. 라면도 밥도 프리미엄 전략을 택했다. 그만큼 재료와 공정에 자신이 있다는 게 하림 설명이다.

하림 익산공장 작업장에서 닭고기들이 크기별로 자동 분류되는 모습. © 뉴스1 이상학 기자
하림 익산공장 작업장에서 닭고기들이 크기별로 자동 분류되는 모습. © 뉴스1 이상학 기자

◇하림은 역시 닭고기…"하루 65만마리 생산"

하림계열은 국내 닭고기 시장 점유율 30%를 기록하는 1등 브랜드다. 퍼스트 키친 공장도 눈길이 갔지만 같은 익산에 있는 도계 가공 공장 상황에도 관심이 갔다. 

퍼스트 키친 공장에서 차로 10여분 떨어진 곳엔 13만8703㎡ 규모의 도계 가공 공장이 있다. 하루 8시간 가동 기준 하림이 생산하는 하루 65만마리의 닭고기 중 40만마리가 이곳에서 나온다.

하림의 신선도 유지법은 출발부터 다르다. 보통 도계장에서 전기 충격 방식을 사용하는 것과 달리 하림은 '가스스터닝' 방식으로 닭들을 잠들게 한다. 고통을 덜 주는 '동물보호'의 일환이자 모세혈관 안의 피까지 깔끔히 배출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닭고기의 신선도를 향상시킨다.

'에어칠링' 방식도 신선도 유지 비법이다. 도계 후 닭의 비린내 제거 등을 위해 닭고기를 냉각해야 하는데, 하림은 일반적인 '워터칠링' 공법이 아닌 에어칠링 공법을 적용한다.

물 세척의 워터칠링은 2차 감염 위험, 수분 침투로 인한 맛 변질 우려가 있다. 반면 에어칠링은 차가운 공기를 이용해 닭고기 온도를 2도까지 낮추는 방식이다. 맛과 풍미 보존은 물론 교차 오염을 완벽히 차단한다. 이날 에어칠링을 마친 닭고기를 직접 만져보니 차가운 촉감 속에서도 부드러움이 느껴졌다.

닭고기 가공제품들도 대량으로 생산된다. 하림의 '스테디셀러' 용가리는 하루 평균 8톤이 생산된다. 이밖에 각종 튀김류 등도 모두 이곳에서 만들어진다.

하림 관계자는 "신선한 닭고기는 태어난지 하루된 병아리를 미국에서 공수해 오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며 "방혈 작업, 방적, 스티뮬레이션, 에어칠링 등 여러 단계에 걸친 하림만의 비법으로 신선한 닭고기가 탄생한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전북 익산에 위치한 하림 공장에서 치킨너겟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 뉴스1 이상학 기자
지난 14일 전북 익산에 위치한 하림 공장에서 치킨너겟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 뉴스1 이상학 기자



shakiro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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